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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의 고아원에서 자비로 봉사활동, 정지혜 양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2-08-26 00:00

루마니아의 고아원에서 자비로 봉사활동, 정지혜 양

"너무나도 큰 사랑을 받고 왔어요"

밴쿠버 답지 않게 뜨거운 날이 많았던 여름이 끝나 간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여름을 이용해 일을 하거나 여름학기 강의를 듣는다. 또 많은 한국 학생들은 집으로 돌아와 쉬거나 한국으로 놀러 간다.

그런데 이번 9월 UBC 3학년 생이 되는 정지혜양(사진)은 동구권의 한 나라로 구 소련의 연방국가 였던 루마니아의 고아원을 찾아가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여름을 보냈다.

아이들을 좋아하는 그녀는 올해 초 월드비전(World Vision)을 통해 루마니아의 고아원에서 7월 한 달간 일하는 여름 프로그램을 찾아냈고, 본인 스스로의 힘으로 체제비와 항공료로 쓰이는 기부금을 마련하기 위해 개인지도를 시작했다고 한다. 6개월 간의 준비 끝에 드디어 고등학교 때 벌어놓은 돈과 과외로 받은 돈을 모아 3천7백 달러를 마련했고, 토론토에서 다른 멤버들과 만나 루마니아로 떠났다.

정지혜양은 "내가 선택해서 가는 것이기 때문에 내 힘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라며 "기부금을 마련하고 스폰서를 찾는 일이 쉽지 않았고, 떠나기 전에 학교 등록과 신체검사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겼지만 결국 루마니아로 갈 수 있었습니다"라고 밝혔다.

토론토를 거쳐 일행과 함께 루마니아의 카이오바(Craiova)에 도착한 정지혜양은 버려진 아이들로 넘쳐 나는 고아원으로 향했다.

"루마니아는 공산주의 시절 시행됐던 낙태금지법과 문란한 집시들이 많아 엄마 아빠가 있어도 버려지는 아이들이 많습니다"라고 밝힌 정양은 처음에는 가서 일하며 봉사해야지 하는 마음이었지만, 자신이 준 것보다 받는 사랑이 많다고 전했다. 사랑이 부족한 아이들을 안아 주고 같이 놀아주면서 아이들로부터 자신이 준 사랑보다 훨씬 큰 사랑을 받았다는 것.

정지혜양은 주로 아기들과 지체부자유자 아이들을 돌보고 밥을 먹이는 일을 했는데, 뜨거운 여름날 오전부터 숙소와 고아원을 하루에 몇 번씩 왕복하면서 정신없이 한 달을 보냈다고 한다.

이 고아원은 시설이 열악한 편은 아니지만 아이들을 돌보는 일손이 부족해 지체부자유자 아이들의 등급을 나누지 않고 같이 키운다고 한다. 따라서 아이들의 지적, 육체적 발전이 더뎌 10살이 넘었는데도 오줌을 가리지 못하는 애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또한 아이들 중에 가만이 두면 자기 스스로를 때리고 자학하는 아이가 있어 손발을 묶어 놔야 만 하는 것을 보고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어렸을 때 부모의 사랑을 받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느꼈다고 밝혔다.

정양은 다른 학생들은 여름방학 때 조금이라도 보수가 좋은 여름 일자리를 찾아 다니는데 왜 자비까지 들여 먼 곳으로 자원봉사를 갔냐는 질문에, "이번 경험을 통해 돈보다 소중한 사랑을 배울 수 있었으며, 고아원에서의 시간이 내 삶에 밝은 빛을 비춰줬습니다"라고 밝히며 "점점 물질적으로 변하는 사회에 서로서로 사랑을 심어 준다면 세상은 아름다워 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혜양은 일정이 끝나고 돌아오기 전 같이 간 사람들과 그곳에서 쓰려고 남겼던 돈을 모아 아이들의 장난감을 사줬는데,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하는 것을 보고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뻤다며, 이런 경험을 통해 물질에 대한 욕심이 얼마나 하찮은 것임을 느꼈다고 토로하며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같이 봉사활동을 간 4명의 백인 여성들은 가족과 주위의 동료들이 자발적인 후원자가 되어 많은 격려 선물과 지원금 등을 받아 아이들 선물을 사온 반면, 아직까지 한인들은 자원봉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기부에 인색해 크게 차이가 났다며 한인들의 봉사활동에 대한 지원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오는 9월 UBC 미생물학과 3학년이 되는 정양은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 자신이 준비해야 할 비전과 희망을 찾았습니다"라며, "이전에는 피에 대한 비위가 약해 의대 진학을 망설였지만, 이제는 현지에 직접 가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습니다"라며 꿈과 희망이 생겼으니 노력도 잘 될 것 같다며 미소 지였다.

<김정기 기자 eddie@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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