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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빤 강남스타일” - 한국은 어떤 나라?

김인종 vine777@gmail.com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2-08-09 17:21

일요일 저녁,  로스엔젤레스  프로야구   다저스 스태디엄.    LA 다저스와 시카고 컵스와의  정규시즌 경기.   선선한  저녁 바람이  스태디엄을 찾은 한인들의 뺨을 스칠 때 여름 더위는 이곳에서  찾아 볼수가 없다. 

스태디엄 대형전광판에 태극기가 휘날렸다.  이어서 스태디엄  잔디위에 등장한  조그만 체구의 여인.   한국의 인기가수 박정현.   “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우리나라 만세”    박정현의  입에서 애국가가  흘러나올 때   스태디엄을 찾은 한인들은 아스라한 고국의 향수와 함께 ,  달라진 고국의 모습에  감격해 한다.  

이어서  박정현이  The Star Spangled Banner  미국국가를  부를 때 스태디엄을 메운 4만여 관중은 잔뜩 호기심어린눈과 귀로 박정현을 보고 들었다.  사우스 코리안,  그  조그만 체구에서  터져나오는 성량과  고음에 관중들은 환호했다.  그녀는   또  목사의 딸 답게  God Bless America 로  관중들을감동시켰다.

박정현,  가요계의 김연아,  로스엔젤레스 출신,  UCLA 재학,  콜롬비아대학 졸업,  ‘나는 가수다’의  히로인,   콜롬비아대학에서 졸업식때 학생대표로 미국국가를 불렀고 이번에 다저스구장에서 다시 미국국가를 부르게 됐다. 

한국관광공사의 명예홍보대사 자격이기도 하지만, 영어가 모국어로서   미국내의 한류를 대표할 수 있는  민간외교관이다. 그녀가 로스엔젤레스에서  초등 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학교전체에 동양인은 3명 뿐이었다고 한다.  그녀에게  학급동료들이 중국인? 일본인? 하고 물어왔을 때  한국인이라고 답하면 아무도 한국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  

한국은 어떤 나라이지?  이제 이 질문을 이곳 로스엔젤레스 주민들은 전혀 딴 뜻으로 던진다.  대장금 드라마를 만든 나라,  피겨 여왕 김연아의 나라,  핸드폰,  HD TV판매 1위의  나라,  미국내 냉장고, 세탁기 판매  1위의 나라,  그리고   런던 올림픽에서   종합순위  4위, 5위를 넘나드는 나라.  세계지도에서 찾기조차 힘든 이 조그만 나라, 그것도  반토막이 되어 전쟁을 잠시 쉬고 있는 중이라는 이 나라 --- 한국은 도대체 어떤 나라입니까?

런던올림픽에서 보여준  사우스 코리아의 존재는 다시 한번 미국인들의 고개를 흔들게 했다.  ‘언빌리버블 ‘하단다.  축구 종주국 영국을 깬 후 브라질과 한판의 축구(형편없이 졌지만), 이탈리아를 가라앉힌 여자 배구,  거인선수들  러시아를 물리친 송구,  그리고  펜싱,  사격,   양궁, 태권도,…..미국내 독점중계권을 가진  NBC TV가 미국인 경기만을 주로 보여주는데도,  튀는 한국을 피해 갈 수가 없다.  

올림픽 중계를 보며 아직도 한국이 세계지도의 어느 구석에 붙었는지 모르는 많은 미국인들이  신기한  듯 하는 질문은  “한국은 도대체 어떤 나라입니까?”  

오바마대통령은 각종 연설이나 회의에서 한국을 인용하기로 유명하다.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 대학에서의 연설에서 한국의  현대의 기적(modern miracle)이라 묘사하면서,  “가장 가난했던 국가에서  가장 역동적인 경제로  성장한 나라,  독재국가에서 민주국가로 변화된 나라,   이제는  세계국가로  떠오르고,   카카오 토크와  Me2Day, 스마트 폰으로  세계를  주도하는나라”라고   한국을 예찬했다.   

오바마대통령이  자신의 한인관을 소개한 적이 있었다.   고등학생 시절  그의 흑인친구들은 같은 학교의  한인여학생들에게   데이트 신청을 한 적이 있다. 이때  한인여학생들은 시간이 되지 않는다며 거절했는데,  이 한인여학생들은  그날 다른 백인 학생들과 어울려 있는 것이 목격됐다.   

어느날 그가 존경하는 한 목사에게 가서 이 이야기를  하며 한인들을 비난할 때,  그 목사는 오히려  한인들처럼 부지런하고 열심으로 생을 사는 민족은 없다고 오바마를 나무랐다.   그날 오바마는 우연한 기회에   컴컴한  저녁,  문이 닫힌  세탁소 안에서 어린 아이를 안고 재봉질을 하고 있는 한인 어머니를  보았다.  그의 마음이 움직였단다.   한국은 어떤 나라일까?      

올림픽한국과  함께  한국 결정판으로 이번에 등장한 것이 가수 싸이의  “오빤 강남스타일”이다 .  지난주 LA타임즈는 문화평론가들의 말을 빌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놀라운(amazing) 비데오”, “ 어찌 이 사람, 강남스타일을  최고(the greatest) 라고 하지 않을 수 있을까!”  라고 보도했다. 

유튜브의 트렌드 매니저는 이 비데오는 한국에 이어 현재  미국, 영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싱가포르 그리고 스웨덴등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클릭되는 사이트가 됐다고 말한다.  이번주  세계인들을 하나로 모으고 있는 두가지 이벤트가 있는데 하나는 올림픽 , 그리고 다른 하나는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라며,    LA타임즈 기자는 보고, 보고 또 보란다.

이번주  월스트릿 저널도 “강남스타일”에 대해 혀를 내두르며 기사를 썼다.   싸이와 그 일당의  현란하고 폭소를 자아내는 아름다운(?) 댄싱과  랩송은 지난 목요일까지 유튜브로  2천백만명이 관람했다고 적고,  싸이와의 인터뷰 기사도 실었다.  싸이는 외국인들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그저 재미나고 신나게 만든 음악비데오일 뿐이라고 말했다.  싸이는 이제까지의  한류가수들과는 달리  무조건 솔직하고 재미있게,  그리고 순전히 한국인만을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이 반향을 일으킨 것 같다고  말한다.

싸이의  잘생기지 않은 얼굴,   통통한 몸통의 거침없는 몸놀림,  무엇보다도  조연으로 등장하는 각종 춤꾼들의 연기는, 월스트릿 저널 기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미치도록 중독되게 하는 노래’ 라는 것이다.   그래서 또 나오는 질문이다.  한국은 도대체 어떤 나라입니까?


김인종 밴쿠버조선일보 LA통신원
칼럼니스트:김인종| Email:vine777@gmail.com
  • 라디오 서울, KTAN 보도국장 역임
  • 한국일보 LA미주본사
  • 서울대 농생대 농업교육과 대학원 졸업
  • 서울대 농생대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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