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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류는 패스트푸드… 육개장 같은 한국학이 필요”

전병근 기자 bkjeo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09-25 17:19

"보세요. 이번엔 한국학 박사과정 제자를 둘씩이나 데리고 왔어요."

남미에서도 맨 아래쪽 아르헨티나에서 온 카롤리나 메라(45) 부에노스아이레스대 교수는 함께 방한한 남녀 제자 파블로 가비라티(29)씨와 파울라 이아데비토(36)씨를 자랑스레 소개했다. 25일 개막한 한국학중앙연구원 주최 세계한국학대회에서 '아르헨티나와 남미의 한국인'을 주제로 논문을 발표하기 위해 1박2일을 날아왔다.

남미 한국학 1세대인 그는 이미 이번이 열 번째 방한이다. 그가 '코레아'를 처음 알게 된 것은 1992년 아르헨티나 신문에 난 기사를 보고서였다. "당시엔 사실 좋지 않은 내용이었어요. 한국 이민자들이 대거 몰려와서는 아르헨티나 사회에 동화되지 않고 자기들끼리 모여 산다는 내용이었어요."

한중연의 한국식 정원 앞에 나란히 선 남미 한국학 1세대 카롤리나 메라(가운데)교수와 제자인 파블로 가비라티(오른쪽)씨와 파울라 이아데비토씨. 아르헨티나 최고 명문인 부에노스아이레스대에서도 한국어 강좌 인기가 뜨겁다고 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당시 사회학과 학부생이었던 메라 교수는 호기심이 발동해 직접 한국인 거주지역에도 찾아가 보고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그 뒤 파리로 유학을 가서도 석 달에 한 번씩 아르헨티나와 파리를 오가며 한국인 이민을 주제로 석박사 논문을 썼다. "한국의 5000년 역사와 오랜 문화를 이해하고 나서야 한국인 이민자들의 결집력이 이해됐어요." 그는 한국인의 유례없는 결속력의 중심에는 독특한 한국 음식도 자력(磁力)으로 작용한다고 했다. "한번 빠져들면 헤어날 수 없잖아요. 육개장 같은…." 말을 하면서도 침을 삼키며 웃었다.

1998년 연세대 어학당에 와서 1년간 한국어도 공부하고 돌아간 뒤에는 남미 한국학의 선봉이 됐다. 2003년 자신의 주도로 부에노스아이레스대에서 시작한 남미 한국학 콘퍼런스가 멕시코·브라질·칠레·콜롬비아를 거쳐 내년에 다시 아르헨티나에서 6회를 맞는 인기 학회가 됐다. 아르헨티나 최고 명문인 국립 부에노스아이레스대에서도 한국어 강좌가 매학기 25명 정원을 넘길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그는 이제 남미에서 K팝 열기는 뉴스도 아니라고 했다. "분명히 한류가 한국학 연구붐에도 도움이 되지만 잊지 말아야 할 점도 있어요. 일반대중에게 한류는 패스트푸드 비슷해요. 한국이 정말 어떤 나라이며 한국적인 게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이나 이해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또 한 번 스쳐가는 일시적 소비에 불과할 수 있어요." 그는 "그래서 지금 한국학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했다.

남미 한국학 연구도 이제는 다변화됐다. 함께 온 제자 가비라티씨는 '기후변화와 한국의 대응'을 주제로 박사논문을 쓰고 있고, 이아데비토씨는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 같은 예전의 한국 영화와 최근 임상수·박찬욱·김기덕의 작품들 속에 나타나는 여성 이미지 변화를 갖고 논문을 썼다. 이아데비토씨는 "과거 희생과 순종의 이미지였던 한국 여성에 대한 전통적 시각이 그토록 짧은 시간에 다면화된 걸 보면 그 자체로 수수께끼"라고 했다.

메라 교수는 입고 있던 베이지색 개량 한복 소매를 들어보이며 자랑했다. "지난번 한국에 왔을 때 인사동에서 산 거예요. 얼마나 편하고 예쁜지 몰라요. 이번에 가서 하나 더 사려고요." 그는 제자들도 데리고 갈 데가 많다고 했다. "삼청동, 북촌 다 가봐야 해요. 육개장, 잡채, 삼겹살도 먹어야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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