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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YG·JYP에 '비밀 조직'이?

최승현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09-26 14:49

3社가 숨겨둔 '스페셜리스트' 신인 오디션 전담해 심사
공식 명칭은 '신인개발팀' 이수만·양현석·박진영의 발굴 노하우 배운 일반 직원
얼굴·이름 등 노출 안 해… "튀는 음색은 부담스러워, 춤은 타고난 센스가 중요"

SM, YG, JYP 엔터테인먼트. 글로벌 K팝 열풍을 이끄는 삼두(頭) 마차이다. 이 세 회사 안에는 각각 외부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비밀 조직'이 하나 있다. 공식 이름은 '신인개발팀'이지만 가요계 사람들은 그들을 '오디션 스페셜리스트'라고 부른다. 이들이 하는 일은 해마다 수천명씩 몰려오는 '스타 지망생'을 만나 그들의 춤, 노래, 외모를 보고 세계적 스타로 성장할 만한 재능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 미래의 '소녀시대'와 '빅뱅'이 바로 이들의 눈과 귀에서 탄생하는 셈이다.

SM·YG·JYP 모두 이 팀을 사내에서 가장 중요한 부서로 여기면서도 '실체'에 대해선 대부분을 비밀에 부치고 있다. 오디션 스페셜리스트의 이름과 얼굴을 거의 외부에 노출하지 않고 있고, 심지어 몇 명이 일하고 있는지조차 밝히길 꺼린다. 각 사가 오디션 현장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도 이 오디션 스페셜리스트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까지 나올 정도다.

왜 이렇게 메이저 연예기획사들은 신인개발팀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고 있는 걸까? 이유는 간단하다. 매년 국내외 각지를 돌며 수십 회 오디션을 주관하고 직접 심사까지 맡는 이들이 바로 회사의 성장 동력을 생산하는 핵심 인력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신분이 노출돼 다른 기획사들의 스카우트 표적이라도 된다면 회사가 입을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얘기들이다.

SM·YG·JYP 주변 인사들과 가요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SM, YG, JYP 모두 6명 안팎의 오디션 스페셜리스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적게는 30여 회 많게는 100여 회에 걸쳐 국내외 오디션 심사위원석에 앉는다고 한다.

진짜 오디션 심사위원은 따로 있다 - 지난해 방송했던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 SM·YG·JYP를 각각 대표해 심사위원으로 나선 가수 보아와 양현석 YG 대표 프로듀서, 박진영 JYP 대표 프로듀서(왼쪽부터). 실제 SM·YG·JYP 3사에선 각각 6명 안팎‘오디션 스페셜리스트’가 국내외를 돌며 이런 오디션을 매년 30~100회 진행한다. /SBS 제공
두드러진 특색은 이들이 TV 오디션 프로의 심사위원들과 달리 가수나 작곡가 혹은 안무가가 아니라는 점. 대부분 공개 채용을 통해 들어온 일반 직원 출신이라는 전언이다. "오디션 스페셜리스트들은 직접 노래를 만들어 부르거나 춤을 출 수 있는 사람들은 아니지만 이수만, 양현석, 박진영 등 회사 설립자로부터 직접 오디션 비법을 전수받아 스타성 감별에는 최고로 통한다"는 것이다. 한 SM 관계자는 "회사 설립 초기에는 이수만 대표 프로듀서가 직접 오디션에 나섰지만 이제는 자신의 노하우를 신인개발팀에 모두 전해준 상태"라며 "오랜 경력을 지닌 신인개발팀 직원들은 외부의 스카우트 대상이 되는 경우도 많아 회사에서 늘 신경을 쓴다"고 했다.

오디션 스페셜리스트들은 SM의 경우 매주 1회, JYP는 매달 2회 정기적으로 본사에서 오디션을 진행하고 1년에 1~2회 부산, 대구, 대전 등 지방 대도시도 돈다. 오디션 응모자는 한 번에 적게는 300~400명에서 많게는 2000~3000명 선. 1차 오디션에서 1분 안팎의 시간을 주고 이후 심층 오디션에선 20분간 가능성을 평가한다고 한다. 3사 가운데 특히 YG는 수시 모집 형식의 오디션에 치중한다. 인터넷이나 우편을 통해 음원이나 동영상을 보내온 지원자가 재능이 있다고 판단되면 '신인개발팀' 앞에서 춤과 노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식이다.

오디션 스페셜리스트들이 심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항목은 '자연스러움'이라고 한다. JYP 오디션 스페셜리스트 강모씨는 "솔직히 너무 튀는 음색을 지니고 있으면 좀 부담스럽다"며 "적당히 개성은 있되 다소 평이한 느낌을 주는 목소리가 성장 가능성도 높고 그룹 멤버로 키우기도 좋다"고 했다. 이와 관련, 보컬 트레이너 김영훈씨는 "독창적으로 노래하는 게 좋다는 생각에 억지스러운 소리를 내면 심사위원들의 반감을 살 확률이 높다"며 "기본 실력만 있다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주는 게 좋다"고 했다. 각사 홍보팀 등을 통해 접촉할 수 있었던 오디션 스페셜리스트들은 대부분 "노래에 있어서는 큰 성량과 폐활량, 춤에 있어서는 단련된 몸매와 타고난 센스가 기본적으로 갖춰져야 한다"고 했다. 물론 "외모도 지나칠 수 없는 판단 기준"이다. "오디션에서 지원자의 외모가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비율은 30~40%쯤 된다"는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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