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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독도 방문에 “보복하자”고 했다가…

차학봉 특파원 hbcha@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10-02 12:24

중국과의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영토분쟁과 지지율 하락이라는 이중고에 처한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1일 각료 18명 중 10명을 교체하는 제3차 개각을 단행했다. 연말로 다가온 선거에 대비하고 한·중 관계 개선을 고려한 다목적 개각이라는 분석이다.

노다 총리는 이날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일본의 전쟁범죄와 침략역사를 부인하고 한국에 대한 보복을 주장했던 각료 일부를 경질했다. 우선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연행을 인정한 고노 담화 수정론을 제기한 마쓰바라 진(松原仁·55) 국가공안위원장을 경질했다. 마쓰바라는 지난 8월 15일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과거사 반성담화의 수정을 주장한 극우파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국과 통화스와프(교환) 중단을 주장한 아즈미 준(安住淳·49) 재무상도 교체했다. 이는 10월 말로 예정된 통화스와프의 연장을 위한 수순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가전략상에 임명된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50) 전 정조회장은 '전략적 한일관계 구축을 위한 의원연맹' 대표로 한국을 자주 방문해왔다. 그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이 전략적 동맹을 맺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임된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59) 부총리는 이 대통령의 독도방문과 관련, 통화스와프 중단 등 일본 정부의 보복조치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48) 외무상,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62) 관방장관, 모리모토 사토시(森本敏·71) 방위상 등은 유임됐다.

친중파인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68) 전 외상을 문부과학상에 임명한 것은 이번 개각의 최대 특징 중 하나이다. 다나카는 1972년 중국과 국교정상화의 주역인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전 총리의 장녀이다. 다나카는 2001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정권에서 외상을 맡았다. 당시 그는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고이즈미가 야스쿠니(靖國) 신사에 참배하는 데 반대했다. 다나카는 1년 만에 외상에서 경질된 후 자민당을 탈당해 민주당에 합류했다.

다나카는 중국과의 인적 네크워크가 탄탄하다. 노다 총리가 국민적 인기는 높지만 튀는 언행으로 '정치권의 이단아' 취급을 받던 다나카를 입각시킨 것은 중국과의 막후 접촉에 활용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한편 노다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센카쿠는 국제법상으로도, 역사상으로도 일본 고유의 영토인 만큼 국제사법기관 제소는 불필요하지만,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는 한국이 실효 지배하고 있어 국제사법기관에서 흑백을 가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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