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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字 횡단보도'로 푼 평화시장·청계지하상가 상인의 갈등

이재준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11-25 13:21

평화시장·청계지하상가 다툼, 서로 한발씩 물러서 양보
위치 옮겨 'ㄷ字 횡단보도' 신설

상인 간 갈등으로 4년을 끌어오던 서울시 청계6가 횡단보도 설치 문제가 양측의 양보로 해결됐다. 지상 평화시장·신평화패션타운 상인들은 횡단보도를 요구하고, 지하보도 상인들은 상권 축소를 이유로 반대한 탓에 대결로만 치달았던 양측 갈등이 '우회 횡단보도'라는 기발한 제안으로 풀렸다.

서울시는 2008년 평화시장과 신평화패션타운 상인들의 요구로 이 두 시장 사이의 횡단보도 설치를 계획했다. 7000명에 달하는 지상 상인들은 시장을 찾은 손님들이 횡단보도가 있으면 두 시장 사이를 쉽게 오갈 수 있어 상권이 살아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야밤 무단횡단을 막자는 취지도 있었다. 하지만 횡단보도 바로 밑 지하보도 상인들 51명은 '지하 상권이 죽는다'며 반발했다.

서울시는 지난 7월 말 상인 간 갈등 조정을 위한 협의회를 꾸렸다. 서울시가 갈등조정관으로 임명한 이강원 경제정의실천연합 갈등해소센터 소장은 지난 7월 30일 처음 평화시장을 찾았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횡단보도 설치를 요구하는 지상 상인 대표들은 "그냥 서울시가 보도를 그으면 되는 것"이라고 했고, 지하 상인들은 "(우리는) 100% 전멸"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한 달간 설득 끝에 양측 상인 대표들이 8월 30일, 9월 6일 1·2차 회의를 가졌지만 입장 차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서영렬(50) 청계6가 지하쇼핑센터 대표가 지난 9월 13일 회의에서 'ㄷ'자 우회 횡단보도 방식을 제안하며 해결의 물꼬가 트였다.

 평화시장과 청계6가 지하보도 상인들이 25일 평화시장과 지하보도 입구 사이에서 횡단보도 위치 조정에 합의한 것을 자축하고 있다. 평화시장㈜ 장주홍(왼쪽에서 둘째) 사장과 서영렬(오른쪽에서 둘째) 청계6가지하쇼핑센터 대표도 함께 했다. /김성모 기자
지하보도 바로 위에 횡단보도를 놓지 않고, 청계천 오산수교로 이어지는 양측 횡단보도 2곳을 추가로 건너야 맞은편으로 갈 수 있도록 바꾼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은 20m 거리를 더 걸어야 하고, 평균적인 신호대기 시간으로 따졌을 때 3분 정도가 더 걸리게 된다.

이 정도면 횡단보도가 있더라도 지하보도를 이용할 사람들이 생기게 된다. 지하와 지상의 상인들이 타협할 수 있는 접점이 마련된 것이다. 서 대표의 제안에 회의 참석자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이자룡(72) 신평화패션타운 회장도 "서로 조금 양보하면 서로 이득"이라며 한발 물러서 합의에 이르게 됐다.

결국 지난 22일 청계6가 교차로 횡단보도를 내년 상반기까지 설치하기로 하는 합의문이 최종 작성됐다. 장주홍(59) 평화시장주식회사 사장은 "ㄷ자 횡단보도에 대해 내부적으로도 상인들의 의견이 분분했다"면서 "서로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제안이었기에 관철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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