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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개척자 '박찬호' 은퇴 선언

김동현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11-29 10:49

박찬호 은퇴 선언… 메이저리그 '동양인 최다' 124승 등 기록
94년 한국인 첫 메이저리그行 97년부터 5년간 두자릿수 승리
IMF시절 국민에 희망 심어줘, 오늘 기자회견… 거취 밝힐 듯

'코리안 특급' 박찬호(39)가 마운드를 떠난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한국 프로야구 무대에서 19년간 투수로 활약했던 박찬호가 29일 한화 구단을 통해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가 등번호 61번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서는 모습도 이젠 볼 수 없게 됐다.

1994년 한국인으로는 처음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박찬호는 단순한 야구 선수가 아니었다. 낯선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한 개척자였고, 야구 선수뿐 아니라 숱한 청년들의 롤모델이었다. IMF 외환 위기로 침체에 빠졌던 1990년대 말에는 온 국민이 박찬호의 활약을 지켜보며 힘을 얻었다.

◇공주 소년, 메이저리그에 가다

박찬호는 1973년 충남 공주에서 3남1녀 중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공주 중동초 시절 원래 육상부였던 박찬호는 야구부 감독의 권유로 4학년 때부터 야구를 시작했다. 박찬호는 훗날 "야구부원들이 매일 운동장에서 라면을 끓여 먹는 것을 봤다"며 "나도 라면이 먹고 싶어서 야구를 시작한 것 같다"고 했다.

내야수로 시작했던 박찬호는 공주중 입학 후 투수로 포지션을 바꿨다. 타고난 어깨에 노력이 더해져 나날이 공이 빨라졌다. 박찬호는 "매일 눈을 뜨자마자 팔굽혀펴기를 100개씩 했고, 틈만 나면 턱걸이로 팔과 어깨를 단련했다"고 기억했다.

 '코리안 특급'박찬호(한화)가 29일 구단을 통해 은퇴 의사를 밝혔다. 박찬호는 1994년 국내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17년간 동양인 최다승(124승) 기록을 세우며 국민적 영웅이 됐다. 사진은 박찬호가 지난 6월 10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넥센전에서 팬들의 환호에 답하는 모습. /전준엽 기자

고교 시절 박찬호는 '공은 빠르지만 제구력이 불안한' 투수였다. 박찬호의 대학 동기(92학번) 중에는 임선동·조성민 등 초고교급으로 평가받던 투수들이 많았다. 그런 박찬호가 미국 스카우트들에게 포착된 것은 1993년 미국 버펄로 유니버시아드대회였다. 박찬호의 150㎞대 강속구를 눈여겨본 것이다.

이듬해 1월 박찬호는 LA 다저스와 계약금 120만달러(당시 환율로 약 10억원)에 입단 계약을 맺었다. 박찬호는 한양대 2학년이었다.

◇박찬호, LA 다저스의 수퍼 스타로

메이저리그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박찬호는 1994시즌 초 두 경기에서 4이닝 5실점(평균 자책 11.25점)을 기록하고 마이너리그로 밀려났다. 다저스는 1996년 박찬호를 다시 메이저리그로 불러올렸다.

 (왼쪽)'한국식 인사'로 화제 - 경기 전 주심에게 인사하는 박찬호. 메이저리그에서 볼 수 없었던 풍경이었다, (오른쪽 위)전설의 시작 - 1994년 LA 다저스 입단식. ‘61번의 전설’이 시작됐다, (오른쪽 아래)2005년 박리혜씨와 결혼 - 2005년 11월 하와이에서 결혼. 아내 박리혜씨는 박찬호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AP, 게티이미지 멀티비츠, 연합뉴스

박찬호가 꿈에 그리던 첫 승을 거둔 날은 1996년 4월 7일. 리글리구장에서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구원 등판해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미국 땅을 밟은 지 2년 만이었다. 그해 박찬호는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5승5패(평균 자책 3.64점)를 거두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1997년 박찬호는 잠재력을 꽃피웠다. 두자릿수 승리(14승8패)를 따내며 팀 동료였던 노모 히데오(일본·14승12패)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해부터 박찬호는 5년 연속 10승을 돌파했다.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대표로 금메달을 따며 병역 혜택을 받은 박찬호는 탄탄대로를 밟았다.

2001년에는 데뷔 후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뽑혔다. 몸값도 급증했다. 2001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박찬호는 5년간 6500만달러를 받고 텍사스 레인저스로 떠났다. 당시 역대 텍사스 투수로는 최고 몸값이었다.

◇잇단 부상… 시련 딛고 124승

다저스가 '영광의 무대'였다면 텍사스는 '시련의 땅'이었다. 박찬호는 2002시즌 개막 전부터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에 시달렸다. 그해 성적은 9승8패였다. 2003년(1승3패)·2004년(4승7패)은 최악에 가까웠다. 다저스 시절부터 그를 괴롭혔던 허리 부상 등이 겹쳤다.

2005년 시즌 도중에 결국 박찬호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트레이드 됐다. 그해 박찬호는 12승(8패)을 거두며 재기에 성공하는 듯했다. 그러나 2007년부터 다시 고난의 행군이 이어졌다. 박찬호는 뉴욕 메츠(2007년), 다저스(2008년), 필라델피아 필리스(2009년)로 옮겨 다녔다.

2009년과 2010년 박찬호는 마지막 선물을 받았다. 2009년 필라델피아 소속으로 첫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고, 이듬해 뉴욕 양키스를 거쳐 입단한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통산 124승째를 올렸다. 노모 히데오(123승)를 제치고 동양인 메이저리거 최다승을 거둔 것이다. 이를 끝으로 박찬호는 17년간 청춘을 바친 메이저리그를 떠났다.

◇아듀 박찬호, 그의 다음 진로는?

지난해 일본 오릭스 버펄로스에서 1년간 선수 생활을 했던 박찬호는 선수 생활의 마지막 무대로 한국 프로야구를 선택했다. 그는 한화 구단이 제시한 연봉 6억여원을 모두 유소년·아마 야구 발전기금으로 써달라고 했다.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정한 최저 연봉(2400만원)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꿈을 잃은 청춘에게 보여주고 싶은 18년前 사진 한장… 박찬호 은퇴 선언… 19년간 달려온 ‘코리안 특급’이 종착역에 멈춰 섰다. 미 프로야구에 진출한 한국인 선수 1호,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그 최다승(124승·98패) 기록을 세웠던 박찬호(39·한화)가 29일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IMF 환란(換亂)’의 경제 위기에 지쳐 있던 국민에게 힘을 줬던 스포츠 영웅의 퇴장이다. 사진은 1994년 LA 다저스에 입단했을 때 모습.
박찬호를 영입한 한화는 순식간에 최대 관심 구단이 됐다. 전성기가 지났지만 박찬호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뜨거웠다. 올해 초 박찬호의 등판 경기는 7연속 매진 사례를 기록하며 프로야구 첫 700만 관중 시대를 앞당겼다. 불혹을 앞둔 나이에도 박찬호는 녹슬지 않은 실력을 발휘했다. 올해 최종 성적은 5승10패 평균 자책 5.06점. 미국·일본 무대를 포함해 통산 130승(113패)째를 채웠다.

한화 구단은 내년에도 박찬호가 팀에 남아주길 바랐다. 한화 후배들도 한목소리로 박찬호의 잔류를 요청했다. 박찬호는 11월 초부터 3주간 미국에 머물면서 고민을 거듭했다. 개인 훈련을 하다 보니 오히려 지난 몇년간보다 몸 상태가 좋아 은퇴를 망설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결국 박수 칠 때 떠나는 길을 택했다.

박찬호는 30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향후 계획을 밝힐 전망이다. 19년간 쉼 없이 달려온 박찬호가 꿈꾸는 두 번째 인생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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