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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없는 겨울천사 또 명동 찾아왔네

이태훈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12-10 10:44

작년 1억1000만원 이어 1억570만원 수표 그리고 허술한 맞춤법, 똑같은 필체의 편지
구세군 자선냄비에 기부
"모님 뜻 받들어 작은 씨앗 하나…" 구세군에 편지

 1년 전인 지난해 12월 4일 명동 우리은행 앞 자선냄비 1억1000만원 기부자의 편지(위 사진)와 지난 9일 명동 입구 자선냄비 1억570만원 기부자의 편지. 구세군 측은 필체, 내용 등으로 미뤄 동일 인물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한국 구세군 제공
#1. 27년 만의 강추위가 덮친 지난 9일 오후 6시 25분쯤 서울 명동 입구의 구세군 자선냄비. 60세 안팎의 나이에 깔끔한 밤색 재킷 차림을 한 남성이 자선냄비에 흰색 봉투를 넣으며 말했다. "꼭 어려운 노인 분들을 위해 써주세요." 현장 모금을 진행한 홍선옥(29) 구세군 사관학생은 "'감사합니다. 꼭 좋은 일에 쓰겠습니다' 하고 인사한 뒤 돌아보니 이미 택시를 타고 계셨다"고 했다. 구세군은 10일 "은행에서 지역별 모금액을 집계하던 중 어제(9일) 익명의 후원자가 명동 입구 자선냄비에 우리은행에서 발행한 1억570만원권 수표를 편지와 함께 흰 봉투에 넣어 기부한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2. 1년 전인 지난해 12월 4일 오후 5시 20분쯤 서울 명동 우리은행 앞 구세군 자선냄비. 60대 초반에 깔끔한 정장 차림의 남성이 다가와 품 속에서 꺼낸 흰 봉투를 냄비 안에 넣었다. 이날 모금을 진행한 문형기(32) 사관학생은 "'좋은 곳에 써주십시오'라고 하신 뒤 인파 속으로 걸어가셨다"고 했다. 구세군은 당시 "명동 우리은행 앞 자선냄비에 익명의 후원자가 우리은행에서 발행한 1억1000만원짜리 수표를 편지와 함께 흰 봉투에 넣어 기부했다"고 발표했다.

서울 명동에 '얼굴 없는 겨울 천사'가 다시 나타난 것일까. 구세군 측은 "후원 시기와 장소, 편지의 필체와 내용 등을 보면 올해 1억570만원권 수표 후원자는 작년 1억1000만원권 수표 후원자와 같은 분인 듯하다"고 했다. 연령대와 차림새, 기부 액수도 엇비슷하고, 12월 초 명동의 자선냄비에 수표와 편지가 든 흰 봉투를 직접 넣고 간 것도 같다. 수표를 발행한 곳도 두 번 다 우리은행. 작년 1억1000만원은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모금 83년 역사상 익명의 개인 기부 최고액 기록. 구세군 추측이 맞는다면 두 해에 걸쳐 한 사람이 2억원이 넘는 금액을, 그것도 익명으로 기부한 것이다.

구세군은 이 후원자의 편지도 공개했다.

‘평생에 부모님은 이웃에게 정도 많이 주시고 사랑도 주시고 많은 것을 노나(나눠) 주셨읍(습)니다. 그러나 호강 한번 못하시고 쓸쓸히 생을 마감하시고 고인이 되셨읍(습)니다. 부모님의 유지를 받들어 작은 씨았(앗) 하나를 구세군님들의 거룩하고 숭고한 숲속에 뛰(띄)워 보냅니다. 2012년 12월 신월동 주민이.’지난해 편지에는 ‘저에(의) 적은 성의지만 거동이 불편하고 소외된 어르신들한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였(었)으면 합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올해는 ‘꼭 어려운 노인분들을 위해 써달라’고 말로 한 것이 다를 뿐 기부 취지도 같은 것이다.

구세군 겨울 자선냄비는 지난해 역대 최고액인 48억8700여만원을 모금한 데 이어 올해에는 50억원을 목표로 오는 25일까지 전국 76개 지역 300여곳에서 모금 활동을 벌인다. 올해부터는 신용·교통카드를 한 번 대면 2000원이 기부되는 ‘디지털 자선냄비’도 전국에 설치했다. 특히 9일 1억570만원 기부는 지난 2일 계좌 이체를 통해 1억원의 익명 기부가 이뤄진 데 이어 올해에만 두 번째 억대 익명 기부다.

한국 구세군 박만희 사령관은 “올해 눈비가 내리고 강추위가 닥치면서 자선냄비 자원봉사자들도 많이 힘들었는데, 모두가 피로를 잊고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기쁜 소식”이라며 “이번 후원금은 기부자의 뜻대로 외로운 어르신들을 돌보는 데 소중하게 쓰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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