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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멧부터 빵집까지…“한국에 정 들었다”

이송원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12-13 10:37

[한국과 수교 20주년… 베트남을 가다] [1] 일상생활에 깊이 자리잡은 한국기업
한국식 대형마트·빵집도 인기, 양국간 무역량 20년새 37배로 한국, 對베트남 투자건수 1위

 베트남 최대 도시 호찌민 거리를 달리는 오토바이 행렬 앞으로 연꽃 봉오리를 닮은 비텍스코파이낸셜타워가 보인다. 호찌민 최고층 빌딩인 이 건물은 한국 기업인 현대건설이 지었다. 1992년 베트남과 수교 이후 현지 진출한 한국 기업은 현재 3000여개로 현지 고용 인력만 60만명에 이른다. /AFP
한국과 베트남이 오는 22일 수교 20년을 맞는다. 1960~70년대 베트남전쟁 중 한국은 미국을 지원해 베트남에 파병했었다. 전쟁 이후 단절됐던 양국 관계는 1992년 수교 이후 '동반자 관계'로 발전했다. 수교 20주년을 앞둔 최근 베트남을 방문해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베트남의 친한(親韓) 8090세대들을 통해 양국 관계의 미래를 조명해 본다. 

베트남 최대 상업도시 호찌민 국제공항에서 시내를 향해 차를 타고 30여분 달리다 보면 이 도시 최고층 빌딩인 '비텍스코파이낸셜타워(68층·262m)'가 눈에 들어온다. 연꽃 봉오리를 형상화한 특이한 건물이다. '호찌민의 68빌딩'이라고도 불리는 비텍스코파이낸셜타워는 한국 기업인 현대건설이 지었다. 수도 하노이에 있는 베트남 최고층 건물 '랜드마크72(72층·350m)'도 경남기업의 작품이다. 베트남 정치·경제 중심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한국 기업이 바꾼 것이다.

현재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약 3000여개에 달한다. 이들이 고용한 베트남 현지 인력만 해도 60만여명에 이른다. 1966년 베트남의 한국 기업은 10개도 채 안 됐다. 1992년 한국·베트남 수교 이후 한국 기업의 진출이 급격히 늘어 수교 10년 만에 300여개로 늘었다. 다시 10년 후 그 숫자가 10배로 늘어난 것이다.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 중 현지 고용인 숫자가 가장 많은 기업은 태광실업. 세계적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하도급을 받아 운동화를 만드는 이 회사는 수교 초기인 1994년 베트남에 진출해 현재는 4개 공장에서 4만여명을 고용하고 있다.

지난달 말 찾아간 호찌민시 남쪽 75㎞ 동나이 성에 위치한 태광실업의 '태광비나' 공장에선 베트남 근로자 2만5000여명이 일하고 있었다. 오전 7시 출근 시각 무렵이면 오토바이 1만5000대에 나눠 탄 근로자들이 줄지어 들어선다. 이 공장에서 만난 브이 티 한(42)씨는 "17년 동안 한 직장에서 일하며 한국과 한국인에 정이 들었다"면서 "한국 기업에서 일한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베트남에 한국을 비롯한 많은 외국 기업이 몰려드는 이유는 경쟁력 있는 임금과 풍부한 인력이다. 지난해 베트남 생산직 초임은 150달러(약 16만원)로 중국의 3분의 2 수준이었다. 인구의 60%는 35세 미만인 젊은 인력이다. 실제로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도 이 점을 파고든다. 베트남의 한국 기업 절반가량은 현지의 풍부한 저임금 노동력을 활용하는 노동집약적 중소 제조기업이다.

최근엔 베트남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의 성격이 달라지고 있다. 전자·화학·에너지 등 대기업들의 진출도 눈에 띄게 늘었다. 삼성전자는 2009년 북부 박닌 성에 해외 공장 중 최대 규모의 휴대폰 생산 공장을 지었다. 베트남 내수 시장의 잠재력을 본 유통 기업들의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롯데는 지난달 베트남에 롯데마트 3호점 문을 열었고, CJ의 빵집 뚜레쥬르는 베트남 28호점을 개설했다.

조영태 지식경제부 수출입과장(전 베트남 주재 대사관 상무관)은 "한국은 오토바이 헬멧부터, 이불, 휴대폰, 빵집까지 베트남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일자리 창출과 인프라 건설부터 각종 사회 공헌 활동에 이르기까지 한국을 알리는 민간 외교 대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한국·베트남 무역량은 수교 원년 약 5억달러(약 5423억원)에서 지난해 약 186억달러(약 20조원)로 37배가량으로 늘었다. 한국은 지난해 말까지 누계 기준으로 베트남에 3112건의 프로젝트, 총 239억6000달러를 투자해 베트남 최다 투자 국가 순위에서 투자 건수로 1위, 금액 기준으로 싱가포르에 이어 2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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