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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전쟁 전운…엔화 내리고 유럽 통화는 올라

윤예나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3-02-07 09:44

연초부터 환율 전쟁에 대한 우려가 전 세계를 달구고 있다. 경기 불황에서 벗어나려는 각국 정부가 수출 촉진을 위해 화폐가치를 경쟁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불을 지핀 국가는 일본이다. 작년 12월 새로 출범한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무제한 금융 완화와 재정 지출 확대를 선언하면서 엔화 가치는 연일 내리고 있다. 이미 세계 금융시장엔 최근 몇 년에 걸쳐 양적 완화를 시행한 미국 등의 통화정책 때문에 돈이 대거 풀려 있다.

올 들어 세계 각국의 통화가치는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 글로벌 주식정보제공업체 S&P캐피탈IQ에서 집계 가능한 193개 통화의 미 달러화 대비 환율 등락을 6일 기준으로 살펴봤다.

◆ 통화 가치, 日·아프리카 내리고 유럽은 올라

가장 뚜렷한 움직임을 보여준 통화는 일본 엔화다. 일본은행까지 움직여 물가상승률 목표치 2% 설정, 2014년부터 무기한 양적 완화 등의 정책을 밀어붙인 아베 정부의 압력에 미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7.5% 상승했다(통화가치 하락). 일본을 제외하면 통화가 약세(미 달러화 대비 환율 상승)를 보인 나라는 아프리카 대륙에 몰려 있다. 말라위는 미 달러 대비 환율이 10.5% 올랐고, 남아프리카공화국(5.4%)과 이집트(5.2%), 스와질랜드(4.8%), 레소토(4.6%), 나미비아(4.5%) 등의 환율이 높이 올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집트 등 아프리카 각국의 정정 불안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가장 통화가치가 상승(달러 대비 환율이 하락)한 지역은 유럽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붕괴에 대한 우려가 잠잠해지면서 올 들어 유로화 환율은 2.7% 하락했다. 또 루마니아(-4.2%), 세르비아(-3.4%), 리투아니아(-3.4%), 헝가리(-3.2%) 등 동유럽 국가의 환율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상황에 대한 투자자의 심리가 개선되면서 유로화 가치가 올랐고, 그 여파로 유로화 가치에 자국 통화가치를 일부 연동시켜 놓은 동유럽 국가의 통화가치도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IT경기 악화에 한국·대만 통화 약세

환율 전쟁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해 온 브라질의 헤알화 가치는 올 들어 미 달러 대비 3.22% 상승했다(환율 하락). 브라질은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가 양적 완화에 나설 때마다 비판 목소리를 높여 왔다. 이상원 연구원은 “작년 브라질 정부가 인위적으로 헤알화 가치를 절하한 탓에 반사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작년 브라질 정부는 기준금리를 내리고 외국인의 채권투자에 세금을 부과하며 적극적으로 자국 통화 절하에 나선 바 있다. 

작년 하반기 크게 오른 우리나라 원화 가치는 숨 고르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6일 기준으로 2.1% 상승했다(통화가치 하락). 환율 상승률 상위 16위 수준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수출 비수기인 1~2월을 맞아 달러화 공급이 줄었고, 최근 북한의 핵실험 문제가 거론되면서 환율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밖에 IT 수출 강국 대만의 경우, 미 달러화 대비 환율이 1.8% 올랐다. 한국과 대만은 IT불황에 엔화약세 때문에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통화가치도 약세라고 분석된다.

스티븐 메이저 HSBC 채권 리서치센터 글로벌 대표는 7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통화가치를 둘러싼 이해관계 때문에 각국 간에 긴장감이 고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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