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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中 관광객 '싹쓸이' 쇼핑 골치

한동희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3-02-15 15:43

밀려드는 중국 본토 관광객들 때문에 홍콩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 보따리상들은 무더기로 몰려와 병원과 대중 교통을 포화 상태에 이르게 하고, 생필품 사재기 등으로 현지인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보도했다. 이들의 싹쓸이 쇼핑 때문에 홍콩 주민들은 분유, 기저귀, 세면도구 품귀를 겪고 있을 정도다. 급기야 거리에는 중국과 다시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가 등장하는가 하면 홍콩 의회에는 중국인을 제한하자는 법안까지 발의됐다고 SCMP는 전했다.

◆ 어딜 가나 중국인…3일 동안 38만명 방문

SCMP는 "최근 급증한 중국 본토 관광객 때문에 호텔과 관광단지들이 수용 불가능 상태에 이르렀다"며 "유명 테마파크 오션파크는 티켓 판매를 이틀간 중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홍콩 출입국은 춘제(중국 설) 연휴 첫 3일 동안에만 중국 관광객이 38만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28만6000명에서 33% 늘어난 것이다. 티켓 판매를 중지한 오션파크에는 13일 하루만 중국 관광객 3만6000명이 몰렸다. 홍콩 디즈니랜드는 사상 2번째로 많은 입장객 수를 기록했다. 남편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오션파크를 찾았던 홍콩인은 SCMP에 "선전(深?)에 있는 테마파크에선 대기 시간조차 없었다"면서 "홍콩만 항상 인산인해다"라고 했다. 

호텔도 내줄 방이 없다. 대부분 중국 관광객들이 최소 3일에서 5일 이상 머무는데, 홍콩 주룽 반도 북서부 삼수이포는 3성급 호텔마저 모두 매진돼 관광버스에 잠을 청하는 여행객도 부지기수다. SCMP는 "이 밖에도 병원과 대중교통까지 중국인들에 점령 당해 홍콩인들의 불편이 크다"고 전했다.

◆ 홍콩 분유까지 ‘싹쓸이’…중국인 제한 법안 발의까지

그 중에서도 홍콩인들이 가장 큰 불편을 겪는 건 분유 구하기. 2008년 중국에서 멜라민 분유 파동으로 유아 4명이 사망하고 5만3000명의 환자가 발생한 이후 중국인들이 해외에서 수입 분유 집단 사재기에 나서며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분유를 구하기 어려워진 홍콩인들은 지난 29일 미국 백악관 청원 사이트 '위 더 피플'에 '홍콩 분유 품절 사태로 국제 지원이 필요하다'는 제목의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중국 밀매상과 관광객들은 사탕과 세면도구, 기저귀까지 싹쓸이해 간다. 중국 국경에서 가장 가까운 홍콩 상수이(上水) 기차역에는 캐리어에 보따리를 잔뜩 실은 중국 관광객들로 가득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NYT는 이에 따른 시위도 빈번히 일고 있다고 전했다. 상수이 지역을 비롯해 홍콩 전역에서 영국 국기를 든 홍콩인들의 시위가 목격되고 있다는 것. 홍콩은 1997년 주권이 중국으로 반환되기 전에는 영국령이었다. 중국 행정구로 편입된데 불만을 표출한 셈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세계 최고의 '자유시장' 경제체제를 자랑하던 홍콩도 보호주의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홍콩 당국이 지난 1일 발표한 조례안에 따르면 중국 본토인들은 5000위안(약 87만원) 이상의 생필품을 홍콩 밖으로 가지고 나갈 수 없다. 특히 분유는 2통(또는 1.8㎏)까지만 반출할 수 있다. 위반하면 최대 200만홍콩달러(약 2억8000만원)의 벌금이나 징역 7년형에 처할 수 있다. 

홍콩 의회에서는 중국 관광객 수를 제한하자는 움직임까지 나오고 있다. 홍콩 국회의원 개리 판은 홍콩 당국에 중국 관광객 수를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친중(親中) 성향 정당인 민건련(民建聯)의 리 와이-킹(李慧瓊)의원은 “중국 관광객 수가 홍콩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며 “자유 여행객들이 더는 늘어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제임스 토(塗謹申) 의원은 “중국 10대 부자 도시에 한해서만 홍콩 자유여행을 허락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중국 관광객 문제는 '시한폭탄'…관리 시급

SCMP 칼럼니스트 마이클 추가니는 "중국 관광객 문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라고 전했다. 그는 "홍콩 지도부는 중국 정부와 정치적으로 마찰을 빚지 않으려고 눈치만 본다"면서 "또다시 식민지가 되려는 것인가"라고 했다.

추가니는 "반창고를 덧대는 수준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했다. 중국 관광객들이 현재 연간 3500만명 수준에서 2015년에는 5000만명으로 늘 것이라며 두고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홍콩이 감당할 수 있는 관광객 수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며 "관광 수익을 위해 삶의 질을 맞바꾸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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