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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깨웠다고… 교사에 주먹 날리는 학생들

김수혜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3-02-18 10:31

[욱하는 한국인, 자제력 잃은 한국] [4] 학생·선생님도… 너무 쉽게 '막나가는 교실'
잠 깨우려 학생 흔들자 벌떡, 볼펜들고 눈 찌르려해 충격
평소 폭력적 아닌 학생들, 갑자기 앞뒤 안가리고 돌발 폭력
소년범죄 넷 중 하나 '욱'이 원인, 폭력범죄는 44%나 차지

"당신은 ○○○이야."

최근 서울 시내 한 중학교에 찾아간 심리 치료 전문가가 그날 처음 만난 중학생으로부터 인사 대신 들은 폭언이다. 상담실에 모여 있던 학생은 남녀 합쳐 6명. 그중 절반 이상이 '욱'하고 치미는 분노를 1초도 참지 못하고 쉽게 주먹이 나가 남을 때린 아이들이었다. "전문가 치료를 받지 않으면 퇴학시키겠다"는 학교 측 통보를 받고 상담실에 모여 앉긴 했지만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전문가가 상담실 문을 열고 들어오기 무섭게 그중 한 명의 입에서 순식간에 욕설이 터져 나온 것이다.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해 교사와 부모, 또래들에게 폭행을 가하는 아이가 늘고 있다. 본지 취재팀이 14~17일 한국교총에 의뢰해 전국 초·중·고등학교 교사 59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4명이 최근 한 학기 동안 "순간적으로 흥분하는 아이들 때문에 '교직을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41.1%) 이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는 교사는 10명 중 1명꼴에 그쳤다(12.5%).

볼펜으로 교사 찌르고, 문고리 부숴

이번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10명 중 9명이 "학생들이 폭발적으로 분노를 표출하는 현상이 4~5년 전에 비해 심각해졌다"고 했다(92.6%).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뒷감당도 못할 일을 쉽게 저지르는 일이 많아진 것은 쌓이고 쌓인 스트레스와 가족 구조 변화가 맞물려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일러스트=이동운 기자
지난해 11월 경기 안양의 한 중학교 교사가 엎드려 자는 2학년 여학생을 깨웠다. 이 여학생은 교사가 "일어나라"고 했는데도 계속 엎드려 있었다. 교사가 재차 깨우자 여학생은 몸을 일으켜 짜증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참다못한 교사가 "(교실) 뒤로 나가 서 있어라"고 하자 여학생은 느닷없이 화를 내면서 교실 문을 '쾅' 닫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곧장 화장실로 간 여학생은 화장실 문고리를 뽑아 바닥에 던지고 문을 발로 걷어찼다. 이 학교 교사는 "평소에 전혀 폭력적인 애가 아닌데, 갑자기 앞뒤 가리지 않고 폭발했다"고 말했다.

작년 경기도 성남의 한 중학교 윤리 교사(53)도 수업 중 자는 2학년 남학생을 깨우다 봉변을 당했다. 학생은 교사가 자기를 흔들어 깨우자 버럭 화를 내며 일어나, 들고 있던 볼펜으로 교사의 눈을 찌르려고 덤볐다. 교사는 볼펜을 간신히 피하긴 했지만 큰 충격을 받았다.

소년 폭력 범죄 44.7%가 '욱'해서 

경기도 분당의 최모 고교 교사는 "교사와 상담하다가도 감정이 격앙돼서 소리를 지르는, 감정 조절을 못 하는 학생이 과거에 비할 수 없이 많아졌다"며 "남과 대화하는 법과 자기 잘못을 받아들이는 법, 화를 다스리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욱'하는 행동은 심할 경우 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

대검찰청이 2011년 검찰에 기소된 18세 미만 소년범죄자 8만3060명의 범행 동기를 분석한 결과, 26.3%(2만1870명)가 화를 참지 못해 순간적으로 (우발적)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살인·강도·강간 등 강력 범죄의 23.5%(775명), 폭행·상해 등 폭력 범죄의 44.7%(9938명)가 욱해서 그냥 저질러 버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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