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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이슈] 뇌물 의혹으로 무너진 前몬트리올시장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3-02-22 14:24

부하 잘못으로 미뤘다가 의혹 드러나기 시작
시청과 구청에 오후 4시경 경찰 수사관들이 일제히 들이닥쳤다. 이어 밤늦은 시간까지 시청과 6개 구청 사무소는 불이 환하게 켜졌고, 경찰은 부정부패의 증거를 찾아 움직였다. 퀘벡주 몬트리올에서 지난 19일 벌어진 모습이다.

퀘벡주경찰 소속 반부패조사반이 겨냥한 대상은 제럴드 트렘블레이(Tremblay·70세, 사진) 전몬트리올시장과 그가 소속돼 있던 시당 유니온몬트리올이다.

트렘블레이 시장은 2002년부터 2012년까지 몬트리올 시장으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10월 유니온몬트리올이 도급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가 제기되면서 결국 그해 11월, 임기 만료 1년을 남기고 시장직에서 사퇴했다. 유니온몬트리올의 뇌물수수 혐의는 퀘벡주정부의 샤르보노 위원회(Cahrbonneau Commission)가 주내 공공 발주 사업의 비리를 조사하던 중 드러났다. 위원회 명칭은 위원장 프랑스 샤르보노 판사의 이름을 따온 것이다.

샤르보노 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몬트리올시청이 건축도급업자인 리노 잠비토(Zambito·43세)에게 하수도 개선사업을 맡긴 후, 유니온몬트리올은 발주 금액의 3%를 뇌물로 받은 혐의가 있다. 잠비토는 사기, 담합, 배임 등 12건에 걸친 혐의로 기소된 가운데, 마피아 조직과 선이 닿아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트렘블레이 전시장이 이 사건에 얼마나 개입해 있는지는 현재 조사 중이다. 유니온몬트리올의 내부고발자 경찰 진술을 보면 트렘블레이 전시장이 직접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사건 조사가 진행됨에 따라 몬트리올 시민들은 매번 다른 마피아 관련자의 이름을 보고 있다. 다른 공공사업들도 잠비토 뿐만 아니라 다른 마피아 관계자에게도 넘어갔기 때문이다.

트렘블레이 사건이 캐나다 사회에 준 충격은 크게 두 가지다. 시의 운영을 책임지는 시장과 소속 시당이 마피아 같은 암적 존재들과 결탁해 자금을 받은 사건이 캐나다 국내에서 벌어졌다는 점이다. 이는 타국의 부정부패를 조롱하곤 하던 캐나다인에게 '국산' 부정부패도 심각하다는 경각심을 주고 있다.

또 다른 충격은 트렘블레이 본인의 자세다. 시장직 10년을 포함해 퀘벡 주의원 등 선출 공직에 25년간 머문 그는 의혹이 드러날 때마다 자신의 잘못을 전적으로 부인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트렘블레이는 앞서 지난해 5월 사기죄로 기소된, 자신의 부하였던 프랭크 잠피노(Zampino) 전 몬트리올시 운영위원장의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은 잠피노를 믿었다가, 그 믿음이 배신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잠피노 전위원장은 토니 아큐르소(Accurso)라는 마피아와 연관이 있는 도급업자에게 3억5500만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의 수도계량기 교체사업을 발주하고, 뇌물과 요트여행 등 향응을 제공받았다가 현재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돼 있다.

그러나 잠비노 건으로 트렘블레이 본인의 의혹이 드러나 트렘블레이를 향한 화살이 날아들고 있다.

어쩌면 트렘블레이는 퇴임사에서 밝힌 그의 아버지가 했다는 충고를 들었어야 했다. "저의 아버지는 제게 항상 말씀하시기를 절대 정치판에 가지 말라면서, 더러운 곳이라 사람들이 저를 망쳐놓을 것이라고 했습니다"(My father always told me not to go into politics because it was dirty and people would destroy me)

단 수사 결과에 따라 트렘블레이 전시장이 애초부터 백로는 아니었다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10년 전 시장에 취임하자마자 시청 내부에 돈봉투를 돌렸다는 의혹도 조사 중이기 때문이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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