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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3개월 4일… 쫓겨나듯 떠나 환호속 돌아오다

황대진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3-02-25 15:15

청와대 다시 온 첫날

[청와대에 다시 온 첫날]
청와대 인근 주민들의 환대에 "감회가 새롭고 깊다"
첫 공식업무는 정홍원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결재
직접 불러 녹음한 '행복을 주는 사람' 맞춰 취임식 행진
만찬땐 "한국 첫 여성대통령이란 사실에 특별한 사명감"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오후 1시 20분쯤 청와대 본관에 들어섰다. 1979년 11월 21일 트렁크 6개를 들고 청와대를 떠난 지 만 33년 3개월하고도 4일(1만2151일)째였다. 그 사이 그의 신분은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던 '대통령의 딸'에서 '대통령'으로 바뀌었다. 박 대통령은 39년 전인 1974년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처음 맡을 때 '책임, 너무나 무거운 책임'이라고 일기에 적었다. 이후 10·26 사건으로 청와대를 떠날 때는 '첩첩산중에 버려진 심정이 이렇게 막막하고 외로울까 싶었다'고 자서전에 썼다. 당시 나이 만 27세였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밥 먹는 것도 곤혹이었다. 밥알이 모래알처럼 느껴져서 넘길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렇게 청와대를 떠났던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앞에 도착해 주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감회가 새롭다. 감회가 깊다"고 하며 청와대로 돌아왔다. 박 대통령은 본관에 들어선 후 곧바로 2층 집무실로 올라가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전자 결재하는 것으로 첫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천안함·연평도 유족 등과 현충원 방문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3분쯤 검정 외투 차림으로 서울 삼성동 사저를 나섰다. 1990년부터 23년간 살던 집이었다. 기다리고 있던 동네 주민 대표 5명이 진도개 새끼 두 마리를 전달하자 박 대통령은 한 마리씩 품에 안으며 "참 예쁘게 생겼네" 하며 웃었다.

이어 10시 22분쯤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도착, 현충탑에 헌화·분향했다. 1968년 1·21 사태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지키려다 숨진 고(故) 최규식 종로경찰서장과 천안함·연평도 사태 전사자 유족들과 함께했다. 그는 방명록에 '경제 부흥, 국민 행복, 문화 융성으로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습니다. 2013년 2월 25일 대통령 박근혜'라고 썼다. 박정희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 묘역은 참배하지 않았다.

취임 선서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조인원 기자
박 대통령은 10시 55분쯤 취임식 장소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들어섰다. 1997년 12월 한나라당에 입당해 정치를 시작한 이후 만 15년간 그의 정치적 성장 배경이 됐던 장소였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를 떠난 뒤부터 정치 입문 전까지 18년을 '외롭고 긴 항해'라고 표현한 바 있다. 그는 "그 시절에도 난 대한민국 하늘 아래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았다.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식 선서 때 연단 앞으로 나가려다 잠시 멈칫하는 등 다소 긴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21분 분량의 취임 연설을 했다. 연단 아래에서는 동생 근령씨와 지만씨, 올케 서향희 변호사가 지켜보고 있었다. 박 대통령은 예전에 "부모 두 분을 다 총탄에 잃은 상황에서 방황하는 내 동생들이 어떻게 보면 정상적이고, 오히려 내가 비정상적인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다.

박 대통령이 국회 경내를 행진하는 동안에는 대선 기간 자신이 직접 불러 녹음한 노래 '행복을 주는 사람'이 흘러나왔다. 취임식 후 오후 1시쯤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뒤풀이 행사에 나타난 박 대통령은 붉은 바탕에 금색 꽃무늬 장식이 들어간 한복 두루마기에 파란색 한복 치마 차림이었다. 시민들은 "육영수 여사의 생전 모습과 닮았다"고들 했다.

청와대 인근 주민 환영 받아

이후 청와대로 향한 박 대통령은 영빈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인근 효자동·청운동 주민의 환영을 받았다. 그에게 과거 청와대는 업무 공간이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사는 '집'이었다. 옛 이웃들을 다시 만난 셈이다. 박 대통령은 성심여중을 다니던 시절 효자동에서 전차를 타고 원효로까지 통학했다. 당시 전차 차장이 박 대통령을 몰라보고 "너희 학교에 대통령 딸이 다닌다는데 진짜 전차를 타고 다니느냐"고 물었다는 일화도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저녁 7시, 취임식 초청 외빈들과 2시간여 만찬을 함께하는 것으로 이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그는 만찬사에서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됐다는 사실에 특별한 사명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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