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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 제친 高액연봉 삼총사는?

호경업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3-03-14 16:31

[4명중 1명, 월급 500만원 넘어… 금융업보다 많이 받아]
전기·가스·수도 高연봉 삼총사 - 파이프·가스관 등 설비 대규모
대기업 위주 업종, 임금 높아… 가스공사 등 대부분 안정적… 한전, 평균 17년 넘게 다녀
업종 양극화 극심 - 음식·숙박업 고연봉은 0.3%
500만원 이상 1000명중 3명… 전기·가스 업종과 80배 차이

서울시내 대학의 영문과를 작년에 졸업한 A와 B는 둘도 없는 친구다. 졸업 후 입사한 회사는 서로 달랐다. A는 가스 관련 회사에, B는 요식업 프랜차이즈 회사에 입사했다.

두 사람이 15년이 지나 만났을 때 월급은 얼마나 차이가 날까. 인플레이션을 감안하지 않고 현재 가치로 따져보면 A가 월 500만원 이상 받을 확률은 B보다 80배가 높다. 차이가 난 것은 업종 선택 때문이었다.

◇전기·가스·수도업종 4명 중 1명 월급 500만원 이상

14일 통계청의 '지역별 고용조사'에 나온 1786만명의 임금 근로자 통계에 따르면, 전기·가스·수도업종 근로자 가운데 월급이 500만원 이상인 사람의 비중은 24%로, 모든 업종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 업종에는 삼천리·서울도시가스·대성에너지 등의 가스 공급회사, 한전·가스공사·지역난방공사·수자원공사 같은 전력·에너지 공기업이 포함된다. 이 업종은 이번뿐 아니라 지난 수십 년간 평균 임금 조사에서도 항상 1·2위를 다퉈왔다.

왜 그럴까. 무엇보다 파이프·가스관 등 대규모 설비가 많다 보니 자본집약도가 높다. 노동자 1인당 어느 정도의 자본설비를 사용하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원가에서 임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미미하다는 얘기다. 자동화가 진행돼 있어 직원 수도 적다. 한국경영자총협회 황인철 기획본부장은 "대규모 자본 투입이 가능한 대기업 위주로 시장이 구성돼 있다 보니 임금 수준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기 근속 근로자가 많은 영향도 있다. 경기를 타지 않고 업황이 안정돼 있다 보니 직장을 오래 다닌다는 것이다. 한전과 한전 발전 자회사들은 대부분 평균 17년 이상이다.

금융업은 월급 500만원 이상 직원 비중이 18.2%로 둘째로 높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임금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금융권이 전기·가스업종에 밀린 이유는 계약직 등 젊은 직원들도 통계에 포함해 평균이 다소 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직·과학기술 서비스업종(법률·회계·광고·기술 연구원 등)이 16.4%로 뒤를 이었다. 이 업종은 회계·법무법인, 연구소, 건축사무소·엔지니어링·디자인센터 등을 포함한다. 월급을 받는 전문직이라고 보면 된다. 누군가에게 고용된 임금 근로자만 대상으로 한 통계이므로, 개인사업자로 등록한 의사·변호사 등은 이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음식숙박업이 고임금 비중이 가장 낮아

세 업종을 제외한 나머지는 월급 500만원 이상 취업자 비율이 한 자릿수로 뚝 떨어졌다. 업종 간 양극화가 나타나는 것이다. 일반 제조업 6.5%, 농림어업 1.9%, 건설업 4%, 행정 5.7%였다.

특히 해당 비중이 가장 낮은 음식숙박업의 경우 0.3%에 불과했다. 해당 업종 취업자 1000명 중 3명만 500만원 이상 월급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가장 비중이 높은 전기·가스·수도의 8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는 식당·여관·술집 등의 종업원뿐 아니라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를 끄는 호텔리어·소믈리에(와인전문가)·바리스타(커피 전문가) 같은 직업군도 포함된다.

음식숙박업 통계가 특히 낮게 나온 이유는 영세 사업장에 다니는 근로자 임금이 대거 포함됐기 때문이다. 대한상의 박재근 노사인력팀장은 "음식숙박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약 70%가 종업원 1~4명 규모의 직장에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도소매업(3.7%), 부동산업(2.1%), 사회복지(2.8%) 등도 월급 500만원 이상 근로자 비중이 낮았다.

저임금 근로자 비중은 고액 연봉자 비중과 반대로 나타난다. 월급이 100만원도 되지 않는 근로자 비중에서 농림어업은 54.7%, 음식숙박업 33.9%, 예술·스포츠·레저 29.2% 등 순으로 나타났다. 농림어업은 취업자 2명 중 1명, 음식숙박업은 3명 중 1명이 수십만원 수준의 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업종별로 취업자 평균 연령이 높거나 근속 기간이 길면서 신입직원 채용 비율이 낮으면 고액 연봉자 비중이 높게 나타날 수 있다"며 "통계에 대한 맹신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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