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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민사회와 청소년(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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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2-00-00 00:00








교민사회와 청소년(上)


-백 광 열

폴 마틴 재무부장관 경제고문

캐나다 CBC TV 경제 해설위원

매일경제신문(한국) 컬럼니스트





고 정형태 군에 관련 된 코퀴틀람 지부 RCMP경찰 수사는 큰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검찰의 기소와 법원의 판결은 다른 문제임으로 지금 왈가왈부 할 필요는 없으며 어차피 재판은 빨라야 지금부터 6개월에서 8개월 후에 시작 된다. 그리고 캐나다에는"청소년 범죄에 관한 특별법"(Young Offenders Act) 이라 해 17세 이하의 범죄자는 성인과 달리 관대한 법령이 있지만 이 번 사건같이 중대한 경우 검찰이 미성년자인 피고를 성년으로 재판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이를 사법부에 신청하면 "청소년 범죄에 관한 특별법"이 적용이 안되고 일반 형사법이 적용이 되며 이 번 사건도 이렇게 될 확률이 높다.

이번 수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나 단서를 갖고 있는 일부 교민들은 고 정형태 군을 생각 해서라도 수사에 적극 협력을 해야 한다 보며 만약 수사에 협력을 안 할 경우 강제적으로 심문을 당할 수도 있다.

이번 사건 수사가 흐지부지 될 확률은 전혀 없다. 만약 천의 하나 만의 하나 그런 불상사가 빚어지면 캐나다 최고 권력 기관에서 직접 개입하게 된다. 이번 수사를 맡고 있는 RCMP/GRC(Royal Canadian Mounted Police 왕립 캐나다 기마 경찰대 또는Gendarmerie royale du Canada 왕립 캐나다 헌병대)는 연방경찰이나 버나비 코퀴틀람 등 소도시 들은 자체 경찰력을 갖추기에 벅차 이 연방경찰을 계약제로 고용하고 있다. 필자는 RCMP와 CSIS(Canadian Security and Intelligence Service 캐나다 안전 정보국) 담당 장관이던 밥 캐플란 장관의 보좌관으로 캐나다에서 정치를 시작했다.

이 번 사건으로 청소년 문제는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야 하며 교민 사회 전반적으로도 다른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본다. 이 번 사건을 겪으며 뼈저리게 느낀 감정은 우리 아이들과 어른들의 거리가 너무 멀어 서로 감정의 골짜기가 너무 깊이 파여 있다는 막막함 이다.







우선 아이들이 너무 어른을 우습게 보는 것 같다. 물론 이 문제는 나이 열 몇 살인 아이들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이 이렇게 어른을 우습게 보도록 행동을 한 어른들의 잘못이지만 어른들이 영어를 못하고 여기 사정을 모른다 해도 아이들이 속으로 어른들에 갖고 있는 불신과 적대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장례 절차 문제 중 간단한 일로 아이들에게 어른 몇이 얘기를 하자 아이 하나는 영어나 캐나다식은 그렇지 않다라는 답을 하고 이에 어른들은 수그러졌다. 영어이건 한국어이건 밴쿠버이건 서울이건 이 경우 어른들 말이 100%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이 말에 어른들이 물러났으며 이를 반박 할 어른들은 없었다.

나중 그 아이를 붙잡고 조용히 네가 한 얘기가 어떻게 여기 식이나 영어로 말이 되냐고 다시 물어보자 한국말로는 설명이 안 된다는 대답을 해 영어로 설명해도 알아 들을 수 있으니 영어로 설명하라 했다. 그러자 자기들끼리 숙덕대기에 Eulogy와 또 다른 단어를 대며 두 단어의 유사점과 차이점이 장례식 절차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는 도중 나도 그 때가 되서야 이 아이들은 Eulogy 단어의 뜻 자체를 모르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이들은 그런 상태였으나 이는 아이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어른들의 책임이다.

영어를 못하는 부모가 남들 앞에 창피해서 그런지 학교 사정도 모르며 무조건 공부하라고 윽박지르는 게 싫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 자신도 출장으로 반을 집을 비우니 할 말이 없지만 사실 우리 주위를 보면 사업 때문에 한국을 자주 나가 집이 비우는 경우도 있고 허구한 날 골프장에서 소일하는 부모도 있다. 또 늘 같이 모여 다니며 형님 동생 하다 갑자기 조그만 일로 싸우고 원수 지간이 되는 이런 어른들을 보니 아이들이 과연 어른들을 긍정적으로 평가 할 수 있겠는가?

교민 상대 사업도 따지고 보면 교민들이 필요로 하는 필수품을 공급하는 업체 외에는 유학 및 이민 알선업, 부동산 소개업, 준 금융업 등 여기 사정이 상대적으로 어두운 신규 이민자를 상대로 하는 장사가 많다. 이 중 물론 대부분이 정직하게 제대로 하는 장사이며 때가 되면 다 밝혀지겠지만 교민이 교민을 상대로 하는 사기도 많으니 말이 많아 진다.

한국과 달리 이런 어른들의 대화 내용이나 사회생활이 다 아이들에게 들어가 서로 얘기하니 이런 불신의 사회가 아이들 눈에 어떻게 비치겠는가? 모이면 남을 헐뜯고 깎아 내리며 허무맹랑한 소문만 만들어내니 이런 불신의 사회가 아이들 눈에 어떻게 비치겠는가?

토론토에서 대학을 다니며 같이 학교에서 공부하던 지상사 직원이나 외교관 자녀들은 잘 풀려나가나 교민 자녀들이 대부분 중도하차 하는 게 이해가 안 갔었다. 교민과 지상사 직원을 비교 할 경우 집안이나 학벌이나 다 비슷비슷한 사람들인데 아이들이 차이가 날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지상사 직원 경우 아버지는 아침에 출근을 해 저녁이면 집으로 돌아오는 정상적인 생활을 하며 캐나다인들에 대해 어떤 뼈저린 악감정을 안 갖고 있었으나 교민 경우 경제적으로는 여유가 있더라도 가게에 시간을 다 뺐기고 장사를 하며 캐나다인들에 대한 악이 바친 감정을 갖고 있던 게 애들에게 전해 진게 아닌가 하는 결론을 맺었으나 정답은 물론 아무도 모른다. 허나 한 가지 확실한 점은 그 당시 지상사 직원 자녀는 예외 없이 잘 풀렸고 교민 자녀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았다. 이 번 기회를 통해 또 더 이상의 사고를 막기 위해 학부모들의 모임도 생겨야 하고 아이들을 상대로 하는 카운셀링도 시작 되어야 한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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