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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하는 미국과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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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3-05-27 00:00




붕괴하는 미국과 북한

-백 광 열
폴 마틴 재무부장관 경제고문
캐나다 CBC TV 경제 해설위원
매일경제신문(한국) 컬럼니스트


미국과 북한이 서로 사이가 나쁜 이유 중 하나는 두 정권이 공통점이 많기 때문이다.
편파적이고 선동적이며 호전적인 미국의 이라크전 텔레비전 보도를 보면 마치 북한 방송을 보는 듯하다. 북한이 6.25를 인민 해방전쟁이라고 말하듯 미국은 이라크에 들어가 "위대한 우리 조국의 병사들이 악의 무리를 짓밟고 있다"며 무고한 민간인 살인과 방화를 부추기며 이를 해방이라 한다.
북한은 UN 결정을 무시하고 6.25를 일으켰고 미국은 UN 결정을 무시하고 이라크전
일으켰다. 국민들이 자의건 타의건 무조건적으로 정부의 공식적인 발표를 믿으며 이성을 잃고 지도자를 중심으로 광분하는 점 또한 비슷하다.
북한과 미국은 국가통치권이 세습되는 것도 같다. 표면적으로는 부시는 선거를 했기에 김정일과 다르다 할 수 있다. 그러나 1992년 미국 대선 당시 부시 전대통령은 자신의 먼 대학 후배이자 주지사 시절 이미 복잡한 여성 관계 등으로 망나니로 이름이 나 있었던 클린턴 전대통령에게 당한 패배를 인정 못하고 선거 후 정신질환 비슷한 모습까지 보였다. 이에 측근들은 부시 전대통령이 마치 계속해서 대통령인 것처럼 모든 환경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며 이 그룹은 계속 부시 전대통령에 대한 충성과 결속력으로 조직을 유지하다 결국 8년 후 부시 현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만들어 냈다.
따라서 미국 대통령직 세습론은 설득력이 있다.
부시 전대통령과 친했던 작크 쉬락 프랑스 대통령은 부시 현대통령을 친구 아들로 취급하며 "자네 부친은"으로 대화를 시작해 "자네 부친은"으로 대화를 끝냈다. 불란서어는 영어와 달리 존댓말과 반말이 있다. 이에 발끈한 부시는 쉬락과 정면충돌하게 되며 두 개인의 감정은 미국과 불란서 사이에 사태 수습이 거의 불가능한 외교적 마찰로 결과가 나타났다.
아버지 배경과 측근들에 의해 권력을 쥔 부시 현대통령은 이 문제로 고민하다 도날드 럼즈펠드 포드 전대통령 비서실장을 국방장관으로 임명한다. 자신이 아버지 꼭두각시가 아니라는 것을 선언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비서실장 당시 부시 전대통령을 배반한 것으로 유명한 럼즈펠드를 국방장관으로 임명했다.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리차드 펄(Perle) 전 국방부 차관을 국방부 고문단 단장(Defence Policy Board Chairman)으로 폴 월포비츠(Wolfowitz) 전 국무부 아태 담당 차관을 국방차관으로 임명했다. 월포비츠는 포드 대통령 시절 럼즈펠드 비서실장과 함께 당시 미중앙정부부장 이었던 부시 전대통령을 고립시키고 그의 온건파 정책을 휴지로 만든 장본인이다.
럼즈펠드, 월포비츠, 펄은 레이건 대통령 시절 극우로 이름을 날리며 럼즈펠드는 레이건의 특사로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을 찾아가 그에게 이란을 상대로 쓰라고 생물 및 화학 무기를 직접 제공했고 월포비츠와 펄은 아프가니스탄에 대소련용으로 미제 무기를 대량 공급했으며 이는 다 오사마 빈라덴에게 넘어갔다.
이들은 부시 전대통령 시절 한직으로 쫓겨 났으며 소련의 멸망으로 미국이 유일한 초강대국이 되자 12년 전 미국은 외교력으로 아니면 전쟁과 무력으로 천하통일을 해야 한다는 국방백서를 발표하고 첫 침략상대로 이라크를 지명했다. 부시 및 클린턴 전대통령은 이들을 정신이상자 정도로 취급했다.
결국 대통령 세습제라는 희한한 사건으로 중앙정치무대에 복귀한 이들은 원래 머리가나쁘고 성경 읽는 걸로 집무를 시작하고 끝마치는 부시 현대통령에게도 같은 제안을 하나 무시를 당하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일본의 진주만 폭격 같은 사건 하나면 자신들의 세상이 온다고 믿는 이들에게 9.11 사건이 터지며 이들은 미국을 지배하게 된다.
김정일 정권의 혁명과 해방이라는 미명하에 북한주민들이 아사를 하듯 자유와 해방이라는 미명하에 이라크 침공을 시작하고 이 그룹의 핵심 두뇌인 리차드 펄 국방부 고문단장은 글로벌 크로싱이라는 통신회사에 접근해 이라크전 납품을 약속하고 막대한 주식과 더불어 75만 달러의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극비리에 체결된 이 계약 내용이 보도 되자 펄은 3월 27일 미국방부 고문단장 직에서 해고를 당했으나 권력은 그대로 갖고 있다. 펄은 글로벌 크로싱을 통해 번 돈을 이라크전 전사자 가족에게 보낸다는 발표를 했으나 그의 돈을 받겠다는 가족은 없다.
유태인인 펄은 골드만 삭스에 접근해 이라크 전쟁을 통해 큰 돈을 벌어주겠다는 제안도 하고 이스라엘 군수업체에 정보를 흘리려다 미연방수사국의 수사도 받은 적도 있으며 사우디 아라비아와 비밀고문 계약도 시도했다. 월포비츠도 유태인이다.
미국의 이라크 전쟁 배경과 철학을 가장 적나라하게 나타낸 이 사건은 현 미국 정책의 장래를 어느 정도 볼 수 있게 한다. 도덕과 윤리와 더불어 국제 질서를 무시하고 일부 기업과 개인의 이익을 위해 설립된 정책은 오래 못 간다. 북한처럼 미국도 오래 못 간다.
작년 11월 체코 프라하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 중 부시 대통령과 회의 후 캐나다 수상실의 프랑스와 듀크로(Ducros) 홍보담당 수석은 부시를 "저런 돌대가리 같은 자식(What a ----ing moron)" 으로 평했다 보도진에 이 사실이 나가자 사표를 냈다. 당시 수상실에서는 "틀린 말도 아닌데 사표를 반려하는 것도 좋겠다"는 의견이 팽배 했으나 물론 사표는 수리되었다.
덴버 대학(University of Denver)이라는 잘 안 알려진 대학의 학사와 박사 소유자인 콘돌리자 라이스 미대통령 안보담당 고문은 소련학 (Sovietology)으로 박사학위 논문을 썼으며 이 논문을 읽어봐도 왜 라이스가 안보고문이 되었는지 이해가 안갔다. 이미 붕괴 된 소련의 정치철학이나 냉전 전문가인 라이스의 채용에 의아했던 사람들에게 라이스는 의외로 쉬운 답을 제공했다.
부시는 어려운 국제역학을 잘 이해 못하기에 선악, 흑백, 정의와 불의 이렇게 설명하면 곧 알아듣는다 했으며 물론 소련학 전문가들은 국제문제를 소련 경우처럼 흑백과 선악으로 본다.
라이스는 이라크전에서 최대의 이익을 보게 되는 벡텔건설회사 출신이며 벡텔은 전쟁이 끝나기도 전인 4월 16일 6억8천만불의 계약을 따냈다. 벡텔은 현대 같은 한국회사를 재고용하고 현대는 다시 중국이나 필리핀 등의 저임금 노동자를 고용해 몇 푼 벌고 물론 벡텔은 별로 하는 일도 없이 몫 돈을 챙긴다.
유고슬라비아 붕괴 후 벌어진 내전이 그대로 반복 될 이라크에 발목이 잡힌 미국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선전포고를 한 유럽과 미국은 본격적인 패권 투쟁을 시작하며 중국의 부상과 함께 미제국의 붕괴는 상대적으로 빨라진다.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결국 전쟁으로 해결하다 붕괴했고 미국이 월남에서 겪었듯 외교를 무기로 해야 한다면 미국은 지도력도 도덕성도 결여 되어있어 쓰러 질 수 밖에 없다.

 

필자 약력
백광열 경제정책 컨설팅 회사 사장
백광열 투자법인 펀드 사장
캐나다 국영방송(CBC TV) 경제해설위원
경제학 박사
폴 마틴 캐나다 수상 후보 경제고문
밥 캐플란 전 캐나다 국가안전정보부 장관
(CSIS --Canadian Security and Intelligence Service) 수석보좌관 (www.kwangyul.com)
1993년 연방하원의원 버나비 지역구 출마
1997년 연방하원의원 코퀴틀람 지역구 출마
백광열 후원회 인터넷 주소 www.kwangy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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