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순간, 이 자리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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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희 / 국제회의 통역사, 브라마 쿠마리스 명상 강사

나는 이 순간, 이 자리에 있는가?

우리의 생각은 로케트보다도 빠른 속도로 지리적 시간적으로 머나먼 곳까지 순식간에 달려간다. 조금 전에 있었던 일을 생각하고 있다가 불현듯 몇 십년 전의 어느 날로 생각이 옮겨 가는가 하면 집에 앉아서 옛 고향마을의 풍경을 떠올리거나 텔레비젼에서 본 먼 나라의 특이한 풍물들을 생각하기도 한다. 자신의 마음 속을 관찰해 보면 흔히 많은 놀라운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 중 하나가 내 생각이 지금 이 순간, 이곳에 머무르는 때가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우리의 생각은 끊임없이 과거나 미래로 또는 지금 내가 있는 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끌려 간다.

과거에 관해 생각할 때는 긍정적이고 좋은 경험을 회상할 때도 물론 있지만 주로 나에게 상처를 준 상황이나 사람과 관련된 부정적인 경험을 잊지 못해서 하는 생각들이 많다. 그런데 과거에 대해 우리가 아무리 분석을 하고 이리저리 계산을 해본다 해도 지난 일을 되돌려 달리 바꿀 수는 없는 일이다. 일단 지난 일은 잊어야 한다. 나의 실수로 잘못된 일이면 앞으로 그런 실수를 안할 방법에 집중해야 할 것이고 남의 잘못이라면 내가 그럴 수 있듯이 그도 실수한 것이니 수용해 주고 잊어야 한다. 그와 동시에 그 사람을 과거의 그 순간에 묶어 두지 말아야 한다. 내가 항상 새롭게 변할 수 있듯이 다른 모든 사람들도 매 순간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 관한 생각도 꼭 필요한 계획을 세우는 정도 외에는 생각의 낭비다. 내가 아무리 멋진 계획을 세워 놓아도 제 때가 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행동에 옮길 수가 없다. 그리고 막상 때가 되어 계획을 실행해야 할 때에 내가 생각했던 대로 상황이 전개되는 경우가 얼마나 되는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을 경우라면 계획 세우느라 들인 나의 모든 생각과 에너지는 아무 쓸모가 없어지는 것이다.

생각은 일종의 에너지이기 때문에 과거를 잊지 못하거나 지나치게 미래의 일을 상상하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이고 그만큼 피로를 느끼게 된다. 다른 어떤 자원보다도 더 중요한 생각의 자원을 잘 활용하여 자신에게 유익하게 사용하는 사람은 성공적인 삶을 산다. 진정으로 내가 살아 있을 수 있는 시간은 오직 현재 밖에 없다. 과거는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는데, 몸은 여기에 있으면서 생각은 이 순간, 이곳이 아닌 곳에 가 있다면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살아 있는 것이 아닌 셈이다. 진정으로 깨어 있는 값진 삶을 위해 지금 이 순간 이곳에서 내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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