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아시아나機 착륙 사고] "女승무원들, 아비규환서 부상자 탈출시켜… 大참사 막은 영웅들"

임민혁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3-07-07 17:19

[긴박했던 탈출 순간]

일부 승객 비상구 몰려들자 다른 승객·승무원이 질서잡아
"눈물 흘리면서도 침착, 이리저리 뛰어 다니며 부상자 도와"
30代 미국인, 부상입고도 비상구 열어 50여명 대피시켜

"비행기 꼬리가 잘려나갔다. 사방에서 소방관과 구조대원들이 부상자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9·11 테러 이후 이런 느낌은 처음이다. 초현실적(surreal)이다."

6일(현지 시각)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 과정서 활주로와 충돌한 아시아나 항공기에 탑승했던 데이비드 은 삼성전자 부사장은 이날 사고기에서 빠져나온 직후 트위터를 통해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긴박했던 탈출 순간

이날 승객들은 항공기가 공항에 접근할 때까지는 전혀 사고 징후를 감지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의 승객이 평소와 다름 없이 안전벨트를 매고 착륙을 기다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항공기는 착륙하는 순간 방조제에 부딪혀 꼬리가 잘린 채로 500여m를 미끄러졌다. 약 30초 만에 비행기가 완전히 멈췄다. 날개 부분에 불이 붙었고 연기가 기체 안으로 스며들었다. 일부 승객들이 동요해 비상구 쪽으로 몰려들었다. 이런 긴박한 순간 몇몇 승객과 승무원들이 더 큰 불행을 막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한 한 여승무원은 그중 한 명이다.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착륙 사고 충격으로 갈비뼈를 다친 상태에서 비상탈출구를 열어 승객 50여명을 대피시킨 벤저민 레비가 사고 현장 인근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탑승객 50여명 대피시킨 '영웅' -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착륙 사고 충격으로 갈비뼈를 다친 상태에서 비상탈출구를 열어 승객 50여명을 대피시킨 벤저민 레비가 사고 현장 인근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벤저민 레비 트위터 캡처
승객 라유진(앤소니 라)씨는 "작은 체구의 소녀 같은 승무원이 기내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부상한 사람들을 부축했다. 그녀는 울고 있었지만 눈물을 흘리면서도 침착했고 사람들을 도왔다. 그녀는 영웅이었다"고 말했다고 WSJ가 보도했다. 라씨는 "비행기가 충돌한 후 10~15분 만에 기내가 화염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승무원들은 이런 짧은 시간에도 승객들을 정연하게 안내했고 대부분 승객이 침착하게 이를 따랐다. 모든 승객이 비상 상황 대처 요령을 준수한 덕에 동체가 화염에 휩싸이기 전에 빠져나왔다. 조앤 헤이스-화이트 샌프란시스코 소방청장은 "많은 이가 비상 슬라이드를 타고 내려와 안전하게 걷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땅에 내린 승객들은 비행기에서 어느 정도 떨어지자 대부분 부상으로 활주로 옆 잔디밭에 쓰러졌다. 이들은 자기들이 탔던 비행기가 시커먼 연기와 함께 불에 타는 장면을 한동안 지켜봐야 했다.

◇"대부분 놀랄 만큼 질서 있게 탈출"

생존자 중 한 명인 미국인 벤저민 레비(39)는 비행기 착륙 충격으로 갈비뼈 부분을 다치고도 비상탈출구를 열어 승객 50여명을 대피시켰다고 NBC방송이 보도했다. 그는 사업차 방한했다가 샌프란시스코 자택으로 돌아가는 길이었고, 비행기 오른쪽 날개 바로 뒤쪽인 30K 창가 좌석에 앉아 있었다.

레비는 "사고 직후 창밖에 널브러진 비행기 파편을 확인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비상탈출구를 열었다. 승객 대부분이 승무원의 안내에 따라 놀랄 정도로 신속하고 차분하게 탈출했다"고 말했다. 사고 규모에 비해 희생자가 적은 것도 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레비는 트위터에 "그런 상황에 닥치면 대부분이 나처럼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백명이 비행기 파편이나 파손된 동체를 딛고 무사히 빠져나왔고, 게다가 화염이 승객석까지 날아든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인명 피해가 적은 상황에 대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악몽에서 기적으로 반전했다(nightmare turned into a miracle)"고 표현했다. 항공 전문가 존 낸스는 "사고 당시 90~120분 정도 비행할 연료량이 남았을 것이다. 항공기 내에 연료가 적게 남아 상대적으로 참극이 커지는 것을 막았다"라고 말했다. 에드 리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상황이 더 나빠질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승객 수천명은 공항에 발이 묶였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은 사고 직후 폐쇄됐다가 3시간여 만에 2개 활주로를 다시 열었다. 공항이 정상화된 뒤에도 항공기가 지연 출발하거나 대체 항공편이 부족해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북한, 왜 말레이시아 택했나..金, 내연녀 소문… 자주 나타나… 北정찰총국 사이버 기지 있어北공작원 무비자 입출국 가능, 암살 공작 수행하기 쉬운 조건AP "김정남, 마카오行 비행기...
지난 2007년 주한 미 대사관이 작성한 보고서..
주한 미국대사관이 "최태민(최순실씨 부친)씨가 과거 박근혜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를 지배했으며, 최태민의 자녀들이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여행객 등 한국인 3명 부상
[한국] 정부는 26일 “네팔 대지진으로 현재까지 우리 국민 3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한국인 부상자는 카트만두 북부 랑탕 인근 샤브로베시를 여행 중이던 50대 부부 여행객과, 어퍼트 리슐리 지역에 거주하던 댐 관련 기술자 1명인 것으로...
리콴유 별세에 애도 성명
"부모님 같은 情주신 분"2007년 자서전에서 밝혀박근혜 대통령은 23일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 서거에 대해 애도성명을 냈다. “고인은 한·싱가포르 관계 발전을 위해 귀중한...
3國 외교장관 “정상회담 노력”中반대로 개최시기 합의 못해中·日외교장관 만난 朴대통령“봄이 와서 꽃이 피는게 아니라꽃이 펴서 봄” 3國 협력 당부“봄이 와서 꽃이 피는 게 아니라, 꽃이 피기에 봄이다.”박근혜 대통령은 21일 한·중·일 3국 외교장관회의에...
아베 “통한의 극한… 테러에 굴복 않겠다”
일본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IS(이슬람국가)의 일본인 인질 살해를 계기로 자위대의 해외 군사 활동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관방장관은 1일 IS가...
작년 3명 이어 5개월만에
중국이 지난달 30일 한국인 마약 사범 1명의 사형을 집행했다고 5일 우리 정부에 통보했다. 작년 8월 한국인 마약 사범 3명이 중국에서 처음 사형당한 데 이어 5개월 만에 또 사형이 집행된 것이다. 지난달엔 한국인 14명이 마약 밀수 혐의로 무더기 구속됐다. 중국이...
[긴박했던 탈출 순간]일부 승객 비상구 몰려들자 다른 승객·승무원이 질서잡아"눈물 흘리면서도 침착, 이리저리 뛰어 다니며 부상자 도와"30代 미국인, 부상입고도 비상구 열어 50여명 대피시켜 "비행기 꼬리가 잘려나갔다. 사방에서 소방관과...
국무부 동아태 수석부차관보… 美 한국계 외교관 맏형 AP미 국무부 내 한국계 외교관 '맏형'격인 조셉 윤(58·사진) 동아태 수석 부차관보가 주(駐)말레이시아 대사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수석 부차관보가 상원 인준을 받아 공식 부임하면, 한국계로서는...
라이스, 리비아 영사관 피습관련 "우발적 사건" 말했다가 문제 돼퍼트레이어스 내연녀 컴퓨터서 상당량의 국가기밀 자료 나와청문회에서 유출경위 밝힐 예정 프레데릭 험프리스 FBI 수사관. CIA 국장 불륜 스캔들이 알려지는 계기를 제공했다. /AP 뉴시스버락...
2008년 2월 한국 여성을 미국·캐나다로 밀입국시켜 성매매를 강요한 일당 41명이 한미 수사 당국에 체포됐다. 2002년부터 6년여간 1500명을 '성매매 수출'한 거대 브로커 조직이었다. 2005년엔...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