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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조경 재료 : 식물

앤디 리 andy@andyslandscape.ca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3-07-19 09:49

풀과 나무들이 살아있고 자란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지 보기 좋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정원에 식재(PLANTING)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수십 피트 이상을 자라는 대형수를 집 가까이 심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거의 몇 년은 넘기기 못하고 베어내어야 한다. 뿌리가 구조물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가지나 잎이 건물을 훼손하기도 한다. 자라는 속도 또한 빨라 정원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사람이 아니라면 집이나 다른 구조물이 훼손되는지도 모르고 심각한 상태가 되어서야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는다. 나무는 아주 천천히 자라고 있는데도 말이다.

키가 잘 크는 나무가 있는가 하면 옆으로 잘 번식하는 나무나 풀들도 있다. 물론 처음엔 이뻐서, 보기 좋아서 정원 한 귀퉁이를 빌려 정성껏 심는다. 몇 일을 또는 몇 날을 행복해하며 쳐다봐준다. 그리고 잊어버린다. 녀석이 잘 자라고 있는지 어떻게 변해가는지… 그러다 어느 날, 온 정원을 휘감아 말썽꾸러기가 되어버린 녀석을 발견하고야 ‘아, 언제 이렇게…’라는 말을 하게 된다.

조경재료 중에 선택과 사용에 가장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 ‘식물’에 대한 부분이다. 그러면 어떻게 풀과 나무를 선택해야 할까.

풀과 나무들을 구입하러 가면 화분마다 모종마다 작은 꼬리표(TAG)가 붙어 있다. 최소한의 정보이지만 살펴보면 어떤 환경을 좋아하고 얼마나 자라며,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잘 표기되어 있다. 적어도 비싼 돈 들여 집으로 모셔오자면 그 정도 정보는 알아두는 것이 예의다. 베어내고 뽑아낼 때의 안타까움과 아쉬움, 풀과 나무에 대한 미안함을 생각하자면 정말 그 정도의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줄 필요가 있는 게 아닐까.

얼마나 자라는지의 문제뿐 아니라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아두는 것도 좋다. 볕을 많이 받고 자라야 건강한 잎과 예쁜 꽃을 보여주는 나무를 하루 종일 볕도 잘 들지 않는 곳에 놓아두고 시름시름 시들어 가는 것을 보고 있는 것은 참 맘 아픈 일이다. 대부분의 풀과 나무들은 볕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간혹 직사광선에 약한 녀석들도 있다. 배수가 잘 되어야 하는 녀석들, 물 관리를 신경 써줘야 하는 녀석들. 비료가 많아야 하는 녀석들.

이렇게 풀과 나무는 살아있다. 살아있기 때문에 자란다. 종류와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각각 다르게 자라고 좋아하는 것이 다르다.

정원에 나무를 심을 때는 자신의 상상력에 불을 붙여야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정원모습을 떠올려 봐야 한다. 1년, 3년, 5년, 10년, 20년 뒤의 모습을 상상해 봐야 한다. 시간과 계절에 따라 정원은 변하기 때문이다.

잊지 말자. 풀과 나무가 있는 정원은 느리지만 항상 자라고 변한다. 지금 이순간에도.


Andy's Landscape 대표
www.andyslandscape.ca

앤디의 조경 이야기

칼럼니스트:앤디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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