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캐나다 약사, 이렇게 된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3-08-16 11:26

UBC 약대 한인학생회 신형찬·유수훈씨
한인사회 일부에서는 약사라는 직업에 대한 이해가 비교적 낮은 편이다. 누군가에게 약사는 “타이레놀 어디 있어요?”라는 질문에 답해주는, 혹은 처방전에 따라 약을 내어주는 사람에 불과하다. 어떤이들은 약사를 대형 유통업체의 직원 정도로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직업세계에서 약사가 차지하는 위치는 다르다. 약사는 단순직이 아니라 전문직이다. 약사가 되기 위해서는 혹독한 수련기간을 거쳐야 하고, 고용여건이나 대우는 상대적으로 좋다. 주어진 역할도 약을 취급하거나 판매하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백신접종과 건강상담 또한 주된 임무다.
   
약사, 적성만 맞다면 충분히 도전할 만한 분야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약사의 길을 걷게 될까? 질문에 대한 답을 UBC 약대 한인학생회 회장인 신형찬씨(약대 2학년)와 같은 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유수훈씨에게서 찾았다.





신형찬(사진 왼쪽)씨와 유수훈씨는 8월 20일 버나비 복합문화회에서 'UBC 약대 진학 설명회'를 갖는다.



약대 입학을 위한 필수조건
“빠르면 5년만에 약사과정 마칠 수 있어”
약사가 되기 위해서는, 지나치게 당연한 얘기지만 우선 약대에 입학해야 한다. 그런데 캐나다에서는 한국과는 달리 고등학생이 곧바로 약학과에 입학원서를 내는 것이 불가능하다. 신형찬씨는 UBC에서 유전학을 전공한 뒤 약대에 진학했고, 유수훈씨 역시 일반 사이언스를 3학년까지 공부하다 약대생이 됐다. 그만큼 약사가 되는 과정이 까다롭다는 얘기다.

BC주에서 약대가 있는 대학은 UBC가 유일한데, 지원을 위해서는 생물·화학·물리·수학·영어 코스를 이수해야 한다. 관련 학점을 취득하기까지에는 통상 1년이 걸리지만, 1학년을 마치고 약대에 도전장을 내미는 비율은 20~30%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 사이트 http://vo.to/5VZ)


<신형찬:약대는 4년 과정이에요. 입학 전 필수과목을 이수하는데 통상 1년이 걸리니까, 계산적으로는 5년만에 졸업이 가능한 거죠. 저처럼 다른 학위가 있는 경우에도, 혹은 약대 전공과정에서 필요한 과목을 미리 이수했다 해도 약대 조기졸업 같은 것은 없습니다. 약대 입학 후에는 무조건 4년 과정을 마쳐야 합니다. 
유수훈: 고등학교 공부와 대학 공부는 완전히 달라요. 그래서 1학년 학생들이 상당히 힘들어 합니다. 약대 진학을 위해서는 학점도 중요해요. 때문에 처음부터 무리해서 여러 과목을 듣다 보면 학점관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해요. 약대 과정에서 원하는 학점을 미리 이수했다면, 그 과목에 대한 성적도 전형 때 제출해야 하지요. 학점은 85% 정도는 돼야 합격 안정권이라 할 수 있어요.>


시험보다 어려운 인터뷰, 아홉 개의 방을 통과하기
“스펙보다는 인성을 먼저 본다”
필수과목을 만족스럽게 마쳤다고 해서, 그 학점만으로 약대생이 되는 것은 아니다. 약대입학시험인 PCAT를 통과해야 하고, 이후에는 인터뷰가 남아 있다. 

UBC약대의 정원은 224명(원래는 150명 정도였지만 최근에 증원했다). 지원자는 매년 700명이 넘는다. 때문에 좁은 문을 비집고 나오려면 나름의 준비가 필요하다.


<신형찬:PCAT는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해요. 최소 요구 점수는 65%인데, 합격자 평균은 85%에서 90% 정도 됩니다. 이 시험보다 더욱 까다로운 건 인터뷰에요.
유수훈:인터뷰 방식은 상당히 독특해요. 학생들의 지원서를 보고, 이를 토대로 질문과 답변이 오고가는 그런 통상적인 인터뷰가 아니에요. 면접관이 학생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오직 이름 뿐이죠.> 


면접관들은 각각 아홉 개의 방에 따로 앉아 학생들을 기다린다. 이들이 학생들에게 묻는 것은 입학 지원 동기 같은 것에 한정되지 않는다. 면접관들은 학생들에게 상황 하나를 제시한 뒤, 그 환경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관심을 갖는다. 이른바 멀티플미니인터뷰(MMI) 방식인 것이다. 캐나다에서 처음 개발된 것으로 알려진 MNI는 학생들의 인성 자체를 발견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스펙을 중시했던 기존의 인터뷰와는 확실히 다르다. 문제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어떠한 질문이, 어떠한 상황이 주어질 지 예상하기 다소 어렵다는 점.


<신형찬:약학에 관한 질문보다는 일상생활과 관련된 질문이 많이 나오는 걸로 알고 있어요. 어떤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보다는 학생들의 인성을 먼저 보는 거죠.
유수훈: 한마디로 MMI에서는 자기 자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는 내가 왜 약사가 되려고 하는지를 염두에 둔다면, 그게 어떤 방식으로든 면접관에게 전달 될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약사들의 근로조건은?
“BC주 외곽으로 나가면 학자금 융자 혜택 있다”
약대에 들어갔다고 해서 무턱대고 기뻐하는 것은 졸업 후로 미뤄야 될 듯 싶다. 약대 과정이 워낙 빡빡하게 짜여져 있기 때문이다. 몇몇 사람들은 그래도 의대보다는 쉽겠지,라고 생각하는데, 이러한 태도로는 전과정을 견뎌내기 어려울지 모른다.


<신형찬:의대 공부가 어렵다, 아니면 약대 공부가 더 어렵다, 는 식으로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서로 공부하는 전문 분야가 다른 거죠. 
유수훈:처음 약대 수업을 듣고 참 힘들었어요. 너무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소화해야했기 때문이죠. 매일 대여섯 시간은 꾸준히 공부해야 수업을 따라잡을 수 있을 거에요.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렵다는 얘기죠.>

약대 졸업에 필요한 학점은 120학점. 1년 학비는 UBC 기준 8000달러 정도로, 의대(1만5000달러)나 치대(50000달러)와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약대 과정 이수 후 약사면허시험을 통과하면 정식 약사로 활동할 수 있다. 유수훈씨에 따르면 시험 합격률은 전국적으로 70% 수준이다. 어려운 과정을 거쳤다고 해서 모두 약사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제 막 약사 면허증을 취득한 새내기들 앞에는 몇 가지 옵션이 있다. 대다수의 선택은 일반 약사로 취직하는 것이다. 이들의 보수는 밴쿠버 지역의 경우 시간당 30달러에서 40달러부터 시작된다. 프린스조지나 켈로나 같은 외곽 지역으로 나갈 경우 보수는 시간당 50달러에서 60달러로 높아진다. 외곽 지역을 근무지로 선택할 경우 또 다른 혜택도 얻을 수 있다. 이곳에서 계약된 기간 이상 근무하면 학자금 융자를 탕감해 준다.


<신형찬: 약사가 비교적 안정적 직업이라고 할 수 있지만, 밴쿠버 지역에서는 그 경쟁이 다소 치열해진 것 같아요. 그래서 개업하는 경우는 드문 것 같아요. 때문에 요즘에는 BC주 외곽 지역에 관심이 많아졌는데, 저 역시 그쪽으로 나갈 계획이 있어요.
유수훈: 저한테도 외곽 지역 근무는 훌륭한 경험이 될 수 있을 거에요. 캐나다사회에서는 개인의 경험을 중요시 여기니까, 장기적으로는 큰 도움이 되겠지요.>


병원 레지던트 과정을 거치면 병원 약사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이 기간은 1년이다. 일부는 제약회사에 취직하기도 한다.

신형찬·유수훈씨는 “약사는 약국 관리를 총괄하고 환자들의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약복용 전반에 대해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직업”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얘기처럼 환자들은 당뇨나 고혈압 관리 등에 대한 조언을 약국에서 구할 수 있다. 

두 사람은 8월 20일(화) 오후 2시 버나비복합문화회가 마련하는 ‘2013 UBC 약대 진학 설명회’에 참가해 한인사회의 궁금증을 풀어줄 계획이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1학기 만에 성적 급상승… 비결에 주목!대부분의 중학교가 이르면 9월 말부터 10월 중순에 걸쳐 2학기 중간고사를 치른다. 새 학기 '성적 향상'을 목표로 삼은 중학생이라면 이곳에 주목해보자. 맛있는공부는 지난해 중학교 2학기 내신 시험에서 1학기에 비해 놀라운...
중국에선 중추절을 앞두고 대목을 맞은(have a rush of orders) 신종 비즈니스가 있다. 이른바(so-called) '부모님 방문 서비스'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for some unavoidable reasons) 찾아뵙지 못하는 자식들을 대신해(on their behalf) 수고비를 받고 대리 방문해주는 서비스다.이 신종...
BC주 대학·칼리지 졸업생 학교 만족도 93%
지난해 BC주 대학·칼리지 졸업생을 대상으로 학교와 학과에 대한 만족도를 설문한 결과 93%가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BC주 고등교육부가 16일 발표했다. 암릭 버크(Virk) BC주 고등교육장관은 "대부분 학교에 대한 만족도는 A+에 해당한다"고 자랑했다. 관련 설문은 BC주...
“의사로서 흔들리지 않는 나의 꿈, 이젠 밴쿠버에서 시작합니다”
어린시절부터 그의 장래 희망은 단 한 가지, ‘의사’였다. 10대 후반과 20대를 거치는 동안 나름 방황은 있었지만 그 꿈이 수정된 적은 없었다.결론부터 말하면, 묵묵히 한곳만을 바라보던...
“예비 신입사원 예상 몸값 현실에서는 기대 못 미쳐”
대학생들이 생각하는 졸업 후 자신의 첫 몸값은? 몬트리올은행(BMO)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정답은 연 5만668달러다. 남학생의 예상 연봉은 5만2938달러로, 여학생의 4만8096달러에 비해 기대치가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남학생이나...
“유학생 부담은 갈수록 커지는 중”
학비 오름세가 가파르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14학년 대학 등록금은 평균 5772달러로, 전년 대비 3.3% 올랐다. 이는 지난 학년 인상률(4.2%)보다는 낮지만, 물가 상승률은 크게 앞지른 수치다. 2012년 7월부터 다음해 동월까지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3%였다....
자기주도학습 우수 초등생 "우리가 공부하는 이유는요!""어린애가 뭘 알겠어? 엄마가 시키니까 억지로 하는 거겠지."일명 '학원 뺑뺑이'와 선행학습이 난무하는 요즘은 공부 잘하는 초등생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본인이 원해서 공부하기보다는 엄마...
◇책과 가까워지면서 성적도 쑥쑥이수민(서울 신북초 5년) 양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가끔 엄마가 손에 쥐여주는 책을 읽은 게 전부였다. 국어 단원평가 점수도 형편이 없었다. 독해력이 부족해 문제에 제시되는 지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2013 세계대학평가] 1위 MIT, 2위 하버드영국의 글로벌 대학 평가 기관 QS (Quacquarelli Symonds)가 9일(한국시각) 발표한 '2013 세계대학평가'에서 서울대가 세계 35위,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가 60위에 올랐다. 이어 포스텍 107위, 연세대 114위, 고려대 145위, 성균관대...
서울대 35위, 카이스트 60위… 세계 200위內 한국 대학 6곳
[2013 세계대학평가] 10년간 나타난 세 가지 특징① 美 대학들, 경제위기로 휘청정부 예산받는 美주립대 43곳, 6년전보다 평균 20계단씩 하락② 국제화 지표서 크게 뒤진 日13계단 추락 도쿄대, 32위 그쳐… 서울대는 매년 올라 올해 35위③ 中, 해외 유학생 대거...
청소년 자녀가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에 큰 소리를 지르면 체벌을 했을 때와 비슷한 부정적 영향을 자녀에게 미치게 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 보도했다. 우울증, 거짓말, 공격적 행동이 오히려 늘어난다는 것이다.피츠버그 대학과 미시간 대학의 연구팀은...
BC주고등교육부 '학비 절감' 이용 권장
BC주정부는 학비 절감을 위해 BC트랜스퍼제도(BC Transfer System)를 대학생들이 좀 더 활용해야 한다고 5일 발표했다. 암릭 버크(Virk) BC고등교육장관은 집 근처에서 학교를 다닌 후 대학에 가게 되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며 해당 제도 이용을 권장했다....
NBA캐나다 지부 DB공개
NBA(북미프로농구) 캐나다지부가 젊은 농구 인구 확대를 위해 유스클럽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공개했다. 캐나다 전역 시마다 있는 청소년 클럽이나 리그에 대한 연락처를 웹사이트를 통해 소개해 농구에 관심 있는 부모나 청소년이 연락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내년 입시부터 대학별 전형數 수시 4개·정시 2개로 제한]대학들, 전형數 제한 안 지키면 재정 지원받는 사업서 불이익내년에 '공통 원서접수制' 도입, 한 번에 여러 대학들 동시 지원현재 3000여개의 대학 입학 전형 방법이 2015학년도 입시부터는 1000개 이하로...
프레이저연구소 '연 1만달러' 통념과 다른 결론
캐나다 국내에서 자녀 1명을 양육하는데 연간 비용은 최소 3000달러라고 프레이저연구소가 22일 발표했다.밴쿠버소재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프레이저연구소는 자녀의 연령에 따라 양육비용은 3000달러에서 4500달러 사이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결과는 캐나다 일반의...
사회가 고학력 요구... 교육·보건이 자리찾기 상대적 수월
캐나다 부모들이 은퇴를 늦추거나 빚을 내서라도 자녀를 대학에 보내려는 배경에는 취업률이 있다. 호경기 때는 대졸자나 비대졸자나 비슷한 비율로 일자리가 늘지만, 경기가 어려워지면 차이가 극명해지기 때문이다.미국 HED사의 대졸자와 전체 일자리 비교...
캐나다 부모 10명 중 4명 자녀 위해 희생
자녀의 대학 학비 부담으로 인해 부모의 은퇴가 늦춰질 전망이다. 캐나다 시중은행 중 하나인 CIBC가 레거사에 의뢰해 시행한 설문결과, 25세 미만 자녀를 둔 캐나다 부모의 10명 중 4명(36%)은 자녀의 대학 학비를 내기 위해 은퇴를 늦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BC주...
UBC 약대 한인학생회 신형찬·유수훈씨
한인사회 일부에서는 약사라는 직업에 대한 이해가 비교적 낮은 편이다. 누군가에게 약사는 “타이레놀 어디 있어요?”라는 질문에 답해주는, 혹은 처방전에 따라 약을 내어주는 사람에...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