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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13-09-06 17:36

캐나다로 이주해 오면서 더 이상 ‘풍수’라는 말을 듣기 힘들 줄 알았다.

지극히 동양스럽고 그 가운데서도 왠지 믿음이 가지 않는 그런 미신 같은 그런 존재라고 생각할 줄 알았다. 하지만 의외로 이곳 밴쿠버에서는 ‘풍수’라는 말을 자주 접했다.

특히, 중국 출신의 고객과의 대화 중에서 직접적으로 ‘풍수’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실은 그와 같은 개념에서 시작된 디자인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기본적으로 ‘풍수’가 삶에 많이 녹아있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우리도 풍수에 대해 은연중에 많은 상식을 가지고 있다. ‘배산임수’ ‘좌청룡 우백호’ ‘수맥’ 이라는 말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무엇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어렴풋이.

남향집이 좋은 이유를 안다. 여름에 해가 집으로 많이 들지 않고 겨울에 해가 집안 깊이 드는 것도 안다. 서향집이 여름 해질 무렵이면 더 덥다는 것도 안다. 이렇듯 우리는 자세히는 모르지만 어렴풋이 풍수에 대한 기본 상식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풍수를 조경에 접목시켜 현대적으로 재해석을 해보자면 일종의 ‘경관학’과 연관이 많다. 나는 풍수전문가는 아니다. 그저 대학시절 관심으로 몇 번의 특강을 쫓아다닌 것과 관련책 몇 권을 읽어봤을 뿐이다.

하지만 경관학을 공부하면서 풍수와 경관학과의 연관성에 대해 재미난 상상을 많이 하곤 했다.
경관학이란 경치를 보는 것에 대한 학문이다. 경치는 어떻게 바라보느냐의 관점도 있지만 경치가 어떻게 보여지느냐에 대한 관점도 있다. 착시현상 등도 경관학에서 다루는 재미나는 소재 중에 하나다. 보이는 것과 실제가 항상 같지는 않다.

경관학의 재미난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루고 다시 풍수이야기로 돌아와야 할 것 같다. 하여간 경관학적으로 본 풍수는 경치가 어떻게 보여지는지에 대한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보여지는 것에 따라 사람의 생각과 행동이 달라지고 환경이 달라지며 따라서 미래가 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그 개념은 ‘풍수’와 참으로 닮았다.

 ‘느낌’

경관은 사람에게 ‘느낌’을 제공 한다. 그 ‘느낌’은 그 사람의 기분에 영향을 끼친다. 그리고 그 기분으로 인하여 미래가 바뀐다.

서양사람들도 ‘cozy’, 'homely’라는 말을 사용한다. 편안하고 아늑한….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 느낌은 크게 다르지 않다.

휑하고 썰렁한 정원은 풍수학적으로는 복이 새는 형국으로 본다. 복은 들어오고 화가 나가는 형국이란 보면 볼수록 ‘cozy’하고 ‘homely’한 형국이다.

요즘 건축, 인테리어, 가구배치, 연회장좌석배치 등에도 풍수전문가들의 조언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풍수를 모른다 하더라도 이미 기본적인 ‘cozy’ ‘homely’한 배치방법을 잘 안다.

보면 기분이 좋고. 쓰기에 편리한 디자인. 편안한 느낌이 드는 디자인. 보면 볼수록 정이 가는 디자인이라면 이미 풍수적으로도 훌륭한 디자인임에 틀림 없을 것이다.





Andy's Landscape 대표
www.andyslandscape.ca

앤디의 조경 이야기

칼럼니스트:앤디 리

E-mail: E-mail:andy@andyslandscape.ca

Web:www.andyslandscape.ca

  • Andy's Landscape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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