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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선(動線, traffic line)

앤디 리 andy@andyslandscape.ca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3-10-11 10:35

동선(traffic line , 動線) : 건축물의 내외부에서, 사람이나 물건이 어떤 목적이나 작업을 위하여 움직이는 자취나 방향을 나타내는 선.

누구나 한번쯤은 화단을 가로지르는 조그만 샛길을 이용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사용자의 동선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길을 만들어 두지 않았는데 길이 자연스럽게 생겼다는 것은 그 장소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디자이너의 실수라고도 말할 수 있다.

물론, 동선 계획은 의도적으로 이용자의 움직임을 임의적으로 유도하기도 한다. 백화점의 에스컬레이터의 배치가 그 대표적인 예다. 한 층에서 다른 층으로 두 층 이상 이동하게 될 때, 건축물의 동선 계획은 이용자가 손쉽게 목적지까지 도착하게 도와주지 않는다. 오히려 한 층을 올라가면 그 다음 올라가는 계단을 반대쪽으로 두어 의도적으로 동선을 돌려 좀 더 긴 쇼핑 시간을 유도해 내는 것이다.
조경 디자인에 있어서도 동선계획은 이용자의 목적에 중심을 둔 이용자 중심의 동선계획과 공급자의 목적에 중심을 둔 공급자 중심의 동선계획으로 나눌 수 있다.

전자는 사용자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동선계획으로서 주로 짧은 동선인 경우가 많고, 후자는 의도적으로 동선을 유도해 내는 계획으로 비교적 긴 동선일 때가 많다.

주택조경의 공간은 크게 전정(앞 마당)과 후정(뒷 마당)으로 나눌 수 있다. 전정은 진입공간에 대한 동선 계획이 주가 되고 접근의 편의성이 중요하다.따라서 짧은 동선이 많고 의도적인 동선의 우회도 크게 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쓸모 없고 불편한 동선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후원의 동선계획은 보다 다양하다. 각 공간의 성격에 따라 공간을 접근하는 빈도수와 사용 목적은 달라져서 때로는 기능적인 짧은 거리를 제공하기도 하고 때로는 정원을 회유(回遊) 할 수 있도록 동선을 의도적으로 돌리기도 한다.

공급자 중심의 동선계획을 만들 때는 자연스러운 동선의 움직임을 막는 ‘불편함’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이는 시각적, 물리적 방해를 의미하는데 공간을 가로지르지 못할 강력한 ‘제지(制止)’가 있어야 자연스러운 동선을 의도적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적절한 ‘불편함’이 없다면 이용자는 디자이너의 의도대로 움직여 주지 않고 스스로 길을 만들어 나간다.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따라서 의도적인 동선 유도는 반드시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꽃과 나무를 더 보여주거나, 수려한 경치를 보여주거나, 징검다리를 건너보게 하는 등의 재미난 경험이 따라 주지 않을 경우에는 이용자는 의도한 바대로 움직여 주지 않기 때문이다.

후정에서는 공간 속을 배회하고, 움직이고, 자세히 들여다 보는 경우가 많다. 전정에 비해 이용의 빈도수와 목적이 다양하다. 이때 적당한 의도적인 동선계획은 공간을 보다 흥미진진하게 유도해 낼 수 있기 때문에 디자이너는 이를 즐긴다.

‘숲 속의 오솔길’
‘숲 속의 지름길’

‘오솔길’이 필요할 때와 ‘지름길’이 필요할 때가 다른 법이다.
그리고 디자이너는 ‘오솔길’을 만들지 ‘지름길’을 만들지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


Andy's Landscape 대표
www.andyslandscape.ca

앤디의 조경 이야기

칼럼니스트:앤디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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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ndy's Landscape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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