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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이름과 학명

앤디 리 andy@andyslandscape.ca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3-10-25 10:10

한 나무에 여러 개의 이름이 있는 경우가 많다. 성질이나 용도, 모양이나 색에 따라 다양한 이름이 생기기도 하고 특정 지역에서만 불려지는 이름도 있다.

하지만 모든 나무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통용되는 공통된 이름을 가지고 있다. 학문적으로 규정해 놓은 '학명(scientific name')'이다.

'회양목'이라는 대표적인 이름을 가진 나무는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있는 나무다. 일명 ‘Boxwood’로 알려져 있는 나무이기도 하다.

잎이 조밀하고 형태를 다듬기가 좋아 ‘박스우드’라는 참 어울리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 나무는 목질이 단단하고 조밀해 도장을 만들 때 사용한다고 하여 '도장나무'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다. 그 이외에 ‘황양나무’, ‘고양나무’ 등의 이름으로도 불린다.

회양목의 학명은 'buxus'로 시작된다. 세부 품종에 따라 그 뒤를 따르는 단어는 달라지지만 ‘buxus’란 단어가 공통적으로 들어간다.

널서리(Nursery-나무농장)에 가면 각 나무마다 영어이름 'Boxwood'와 'Buxus'로 시작되는 학명이 같이 표기되어있다. 같은 지역의 널서리에서도 서로 다른 일반명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 헷갈리는 경우가 있지만 학명을 확인하며 정확한 수종을 구분할 수 있다.

회양목과 비슷하게 생긴 '꽝꽝나무'라는 나무가 있는데 잎이 조금 더 딱딱하며 뒤로 동그랗게 말려있는 것 말고는 회양목과 겉으로 구별이 잘 가지 않는 나무다. 그래서 이 나무를 흔히들 회양목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나무의 학명을 살펴보면 ‘buxus’가 아닌 ‘ilex’다.

‘ilex’는 회양목과가 아닌 감탕나무과의 나무에 붙는 학명이다. 대표적인 나무는 호랑가시나무(Holly tree)다. 즉, 꽝꽝나무는 겉으로 보기엔 회양목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호랑가시나무와 여러가지 면에서 더 닮아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꽝꽝나무 영명을 살펴보면 'box-leaved holly' 인데, 모양이 회양목(box wood)과 비슷한데 호랑가시나무(holly tree)의 속성을 가지기 때문이 불려지는 이름일 것이다. 보기에는 회양목과 비슷하지만 키워보면 호랑가시나무와 같은 속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또 ‘Heavenly bamboo’로 알려진 ‘남천’이라는 나무는 이름으로 보자면 대나무의 한 종류로 생각하기 쉽다. 남천의 다른 이름에 ‘Sacred bamboo’라는 이름이 있는 것을 보면 마치 대나무의 한 종류라고 생각되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남천은 대나무의 한 종류가 아니다. 학명을 살펴보면 대나무의 ‘bambusoideae’가 아니고 ‘nandina’이다. 잎과 줄기의 모양은 대나무 느낌을 많이 닮았으나 대나무와는 전혀 다른 습성을 가진 나무다. 대 뿌리가 번져나가는 것을 염려해 남천을 기피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이 학명 구분을 알아 두는 것이 아주 큰 도움이 된다. 식물의 생육조건이나 자라는 습성, 가지치기 요령 등은 겉모습에서가 아니라 나무의 종류와 연관이 크기 때문이다.

처음 학명을 배웠던 학창시절에는 그 중요성을 알지 못하고 시험을 위해 그저 암기만 해뒀었는데 지금에 와서야 그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나는 새로운 품종의 나무를 만나면 먼저 그 학명을 살펴본다. 그러면 어떤 종류의 나무인지 대략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Andy's Landscape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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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의 조경 이야기

칼럼니스트:앤디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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