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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학(Landscape Architecture)의 성격

앤디 리 andy@andyslandscape.ca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3-12-06 11:00

90년대 초반 내가 조경학을 전공하고 있을 때만해도 사람들이 ‘조경’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지 못해 무엇을 공부하는 학과인지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나는 생소한 전공을 택한 덕분에 전공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간략한 학과 소개가 반드시 선행되어야만 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조경학의 역사가 짧은 것은 아니지만 대학에서 학문으로 정의되어 전공이 정해진 시기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예술분야의 학문으로도, 식물분야의 학문으로도, 공학분야의 학문으로서의 성격을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는 학문이기에 더욱 그랬을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에 조경학과가 처음 학부와 대학원에 설립된 것이 1973년이었다. 나와 나이가 똑 같다. 대통령의 직속 명령으로 서울대와 영남대 두 곳에 조경학과가 만들어지게 되었는데 국토개발의 역사와 함께 조경의 필요성도 더불어 필요해졌던 시기였다.

처음 만들 당시부터 조경학과를 어느 단과대에 소속 시킬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분분했다고 한다. 예술적인 부분이 강하니 미술대에 소속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고, 식물을 다루기 때문에 자연대나 농대에 소속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공학적 측면이 강해 공대에 소속되어야 한다는 부류도 있었다.

결국 당시의 서울대 자체회의에서는 미술대에 소속시키기로 최종 결정했는데 최종 승인과정에 청와대 담당관의 강력한 입김(?)으로 결국 농대로 결정이 바뀌었다. 그렇게 서울대 조경학과는 농대 소속으로, 영남대 조경학과는 공대 소속으로 시작되었다.

지금의 조경학과는 학교마다 어느 곳은 미술대로, 자연대로, 농대로, 공대로 소속 되어져있다. 학문의 성격이 그대로 보여진다.

내가 처음 접한 조경전공수업이었던 ‘조경학원론’ 첫 강의에서 조경에 대한 정의는 이러했다.
‘조경은 종합과학예술이다.’

결국 조경학이란 여러 학문을 이용해 기능적이고 심미적인 결과를 이끌어 내는 학문이라는 말이다. 이는 다양성을 존중하고 그것들 속에서 필요한 기술과 요령을 빌어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해 내는 작업임을 말한다. 어찌 보면 최근의 사회가 욕구하는 인재상과도 많이 닮아 있는 듯도 하다.

그러고 보면 나는 운 좋게도 하나에 하나를 더해 둘이 아닌 새로운 알파를 만들어 내는 학문을 공부한 셈이다. 그러다 보니 교수님들의 출신 전공들도 다양했다. 조경학전공, 임학전공, 미학전공, 원예학전공, 전산학전공의 교수진들이었다. 거기에 미술대의 뎃생수업도 들어야 했고 생물학, 화학, 측량학, 원예학 등의 다양한 수업을 들었어야만 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선후배 동기들을 보면 정말 우리는 다양한 성격의 학문을 배운 게 틀림없다. 요즘 세상에 전공을 살려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마는 우리 동문들은 전공분야의 일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참 다양한 분야로 진출해 있다. 전공분야의 일을 하고 있지 않은 동문이라 할 지라도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응용하고, 필요한 것을 끄집어 내는 기술을 배운 그들이다. 누구보다 자기의 삶을 보다 풍성하게 만드는 요령을 잘 찾아 행복하게 잘들 살고 있을 것이다.


Andy's Landscape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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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의 조경 이야기

칼럼니스트:앤디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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