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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시공법이란

앤디 리 andy@andyslandscape.ca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3-12-13 09:59

일반적으로 블록을 놓을 때, 구조적인 내구성과 배수, 그리고 작업의 편리성을 위해 블록 아래에 모래층을 조성한 뒤 레벨을 맞추어 블록을 깐다. 모래층을 얇게 깔면 비가 오고 사람이 밟고 다니며 점점 더 울퉁불퉁한 바닥으로 변하게 되기 때문에 블록의 용도(자동차가 밟는 곳인지 사람만 밟고 다니는 곳인지 등의)에 따라 적절한 충분한 량의 모래를 사용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모래층 아래에 잡석 다짐층을 두어 구조를 보강하기도 한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도 반드시 필요한 시공법도 있다. 하지만 같은 블록을 깔더라도 때로는 모래도 깔지 않고 흙만 골라 블록을 던져두듯이 깔아놓는 시공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 어느 시공법이 옳은 것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느 시공법이 적절하냐를 골라내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다짐층 없이 블록을 깔아두면 머지않아 바닥을 울퉁불퉁해지고 블록 사이사이에 잡초들이 올라와서 잠시라도 손 보지 않으면 잡초가 무성한 엉망진창의 정원으로 탈바꿈 할 것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정원 전체의 분위기가 무지 친자연적이고 아늑하다면, 그리고 매일 같이 정원에 나가 손질할 수 있는 여건에 있다면, 반듯하고 빈틈없는 시공법 보다 엉성하고 울퉁불퉁한 블록이 더 멋져 보이기도 한다.

블록 틈 사이에 잡초가 올라오는 것이 싫다면 부직포를 깔고 난 뒤에 블록을 놓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세월이 흘러 블록 사이에 흙이 쌓이고 씨앗이 날아들어 다시 잡초가 발생하더라도 뿌리가 땅속 깊이 박히는 것을 막아주어 손으로 뽑아도 쏙 잘 뽑히게 된다. 하지만, 블록 사이사이에 내가 원하는 잡초(잡초와 야생화의 차이는 참 묘하게도 정의하기가 곤란한 부분이다.)나 지피식물들을 넣고 싶다면 부직포의 설치는 피하는 것이 좋다. 잡초가 잘 자라기 위한 조건이나 식물들이 잘 자라기 위한 조건이 별반 차이가 나지는 않기 때문이다.

울퉁불퉁 제 각각의 블록들 사이로 빡빡하게 자리잡은 이끼나 지피식물들 혹은 야생화가 주는 소박한 아름다움을 아는 사람이라면 매일 매일 손 봐줘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도 그리 힘든 일은 아니다.

풀과 물과 돌들이 잘 어우러진 그래서 너무나도 자연스러워 당장이라도 다람쥐 한 마리 도르르 뛰어 넘어가도 좋을 것 같은 정원에서는 오히려 아무리 밟아도 꿈쩍하지 않는 반듯한 블록들은 주변과 어울리지 못하는 외톨이가 된다.

이에 반해 주차장과 이어지는 바닥을 멋만 생각하고 구조적인 내구성을 무시한다면 바닥에 깔린 블록들은 자동차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울퉁불퉁 가라앉고 튀어나와 결국은 부서지고 깨어지는 블록들이 나뒹굴기 시작하게 될 것이다.

때와 장소에 맞는 물건이 따로 있는 법이다. 맞는 장소와 때에 잘 자리 잡았을 때 더욱 그 가치가 빛나는 것들이 있다. 그래서 어느 시공법이 더 좋은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누구의 방법이 옳은가 가 아니라 얼마나 그 상황에 맞는 적절한 시공법을 찾아내느냐에 있다.


Andy's Landscape 대표
www.andyslandscape.ca

앤디의 조경 이야기

칼럼니스트:앤디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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