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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14-02-28 10:14

생의 마지막이 다가올 때 어떻게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킬 것인가는 누구나 한번은 생각해 보는 물음입니다. 예순에서 일흔으로 그리고 여든으로 점점 나이가 들어갈수록 이러한 물음에 대하여 더욱 자주 생각하게 됩니다.

얼마나 사느냐 도 중요하고 어떻게 사느냐 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 캐나다의 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어떤 내용을 결정할 수 있는지 또 결정하게 되는지를 미리 알아두면 좋을 것입니다.

노인전문병동이나 정부산하 요양원에 입원을 하게 되면 가장 먼저 당황하는 것 중의 하나가 "MOST" 라는 서류입니다. "MOST" "Medical Orders for Scope of Treatment"의 줄임말인데 어디까지 치료할 것인가를 미리 정해두는 것입니다.

의사가 최종 서명을 하게 되지만 그 전에 의료진들이 환자나 가족 또는 의사결정을 대신할 수 있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동의를 얻게 되어 있습니다. 예전에는 심폐소생술 (CPR: Cardio Pulmonary Resuscitation)을 할 것인지 말 것(DNR: Do Not Attempt CPR)인지 정도만 미리 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정도에서 더 나아가 중환자 치료를 포함하지 않는 치료
("M" : Medical Treatments excluding Critical Care Interventions & Resuscitation)와 중환자 치료를 포함하는 치료 ("C" : Critical Care Interventions requested)로 크게 두 그룹으로 나뉩니다. 이것은 또 다시 세분화하여 최종 선택은 다섯 가지 중의 하나가 됩니다. "M1" 은 자연적으로 죽음을 허락하는 상태(allow natural death)로 환자가 고통없이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 (comfort measures)에 집중하여 의료와 간호가 이루어집니다.

"M2"
는 환자가 현재 있는 곳에서 가능한 치료만 받도록 하는 것(medical treatments available within location of care)입니다. 예를 들면 종합병원의 내과병동에 입원해 있는 환자와 요양원에 있는 환자가 정해진 치료 수준에 따라 다른 진료의 범위를 적용받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M3"
는 중환자 치료만을 제외한 모든 의료적 치료(full medical treatments excluding critical care)를 받도록 하는 경우입니다. "C1" 은 중환자 치료를 하되 호흡유지를 위한 관의 삽입은 하지 않도록 하는 것(critical care interventions excluding intubation)이고 "C2" 는 생명유지를 위한 모든 치료를 하도록 하는 것(critical care interventions including intubation) 입니다.


캐나다에서는 의사의 진료에 대한 급여와 환자의 치료에 대한 진료비 부담이 정부의 몫이기 때문에 경제적인 문제보다는 좀 더 의료 윤리와 환자의 편안함이 중심이 된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환자의 상태를 잘 알고 있는 의료진에게 물어보아 결정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임으로 많은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환자 본인이 선택할 수 없는 경우에 가족이나 다른 사람이 그 사람을 대신하여 정해야 한다면 자칫하면 죄책감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한번쯤 자녀들에게 "내가 스스로 나에 대하여 결정을 못하는 상태가 되면 의료진들의 종합적인 의견에 따라 결정해다오" 라고 말씀해 둔다면 노인환자도 또 그의 가족들도 마지막의 시간에 조금은 더 평안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기연의 노인간호
칼럼니스트:김기연| 무료상담:(604)422-8777
Homepage:www.bcKeystone.com
  • Registered Nurse
  • BC Keystone 대표
  • 김기연 간호사(RN) , 호주 보건학 석사
  • nursekelly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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