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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캐나다 자유무역협정과 서부캐나다 지역 한인경제

박봉인 평안 인터내셔널 해외마케팅 이사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03-20 12:21

2014년 3월 11일 한국과 캐나다간의 자유무역 협정(FTA) 타결 소식이 한국에서 편서풍을 타고 캐나다로 날아왔다. 이 소식은 양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전반에도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경제 규모로 볼 때 2012년 기준으로 캐나다는 GDP 기준과 교역량 기준으로 세계 10위에 위치하고 있으며, 한국은 GDP 기준 15위, 교역량은 8위를 기록하고 있는 국가다. 이런 경제 규모의 양국이 자유무역 협정에 따라 관세철폐와 경제 협력을 단계적으로 이루어 나가면, 각국 각계 각층에 걸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분석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이 협정은 양국의 거시경제 측면으로 볼 때 양국경제에 서로 큰 이익을 줄 Win-Win으로 평가되고 있다. 자동차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공산품의 수출을 늘이고자 하는 한국과 쇠고기를 중심으로 하는 농축산물의 시장 확대를 기대하는 캐나다와의 절묘한 매치가 이루어져 시장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협정을 두고 쇠고기를 주고 자동차를 샀다라는 말이 나오듯이 협정체결 후에는 한국은 캐나다에서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수출에 탄력을 받을 것이고, 캐나다는 한국에서 쇠고기나 돼지고기 판로가 확대될 것이다.


미시경제 즉 양국의 실제 기업의 관점에서 보면 양국 모두 음양이 갈리고 있다.  한국에서는 자동차를 비롯한 15대 수혜자 품목 즉 승용차, 자동차부품, 냉장고, 식기세척기, PVC 바닥재, 플라스틱 포장재, 편물, 양말류, 아동용 잠옷, 라면, 소스, 화장품, 알루미늄 자재 등의 제조 및 수출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이다. 반면에 한국의 축산분야에 관여하는 기업이나 개인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동전의 양면처럼 캐나다의 기업들은 한국과 완전히 반대되는 현상이 일어 나게 된다.


그렇다면 한국 캐나다 자유무역협정이 서부캐나다 한인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아쉽게도 서부캐나다 산업의 특성과 한인 경제 규모의 특성상 이번 협정으로 인한 지역 한인 경제에 직접적인 큰 효과가 기대되지는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협정의 핵심이 되고 있는 자동차나 축산업에 직접적인 관여를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FTA의 가장 큰 수혜를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쇠고기와 같이 관세가 아주 높게 책정되어 있었거나, 관세의 폭이 낮아도 자동차와 같이 대량거래의 원리가 작용하는 품목이다. 그리고 무역에 직접 관여하는 제조업이나 유통업체가 우선 수혜 대상이 된다. 따라서 서부캐나다에서 농축산물의 수출이나 한국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을 수입하는 기업이나 개인의 수적 양적인 빈약에 따라 큰 효과를 받지는 못할 것이다. 다만 한국 자동차 딜러와 같은 자동차 소매유통업은 일정의 판매 증가에 따른 이익증가와 고용 확대를 기대할 수 있으며, 축산업 상품 수출 증가에 따른 약간의 한인 고용 확대 등이 기대된다.


한국상품을 소비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볼 때 상품가격 인하 등에 대해서도 그리 큰 기대를 가지지 못할 것 같다. 자칫 최종 소비자가격에 관세폐지 환율을 적용해 가격 인하를 기대 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예를 들어 $100 상품의 관세 10%가 없어졌다고 해도 상품가격이 $90가 될 수는 없다. 관세는 최종소비자 가격이 아닌 수입원가에 적용되는 세율이기 때문에 판매가격 하락폭이 낮아 질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대부분 절세부분이 유통비용이나 마진으로 흡수되는 경우가 많다. 이미 한국에서 유럽과의 협정 후에도 명품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 것이 이와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한국자동차의 엄청난 가격인하나 한국 식료품 등의 가격 인하 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만 한시적인 FTA관세 인하 보은 세일 등은 기대해 볼만하다. 


한편 이 협정이 서부캐나다 지역 한인 경제에 미칠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상대적으로 소비가 주도하는 서부캐나다 지역경제 특성에 따라 이번 협정에 따라 관세 혜택을 보는 한국 소비재 상품이 중국 등의 다른 경쟁국의 상품에 비해 경쟁력을 가진다. 이러한 상품의 수입과 판매를 하는 주체가 중소기업 형태나 개인이기 때문에 지역 한인 경제인들의 특성과도 일치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식료품, 화장품과 미장용품, 그리고 의류 등의 소비재 상품이다. 우선 한국산 라면, 소스 등의 식료품은 한인뿐만 아니라 중국 등 아시아계 이민자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소비가 확산되고 있어 수입이 증가 할 것이다. 이미 한국산 라면은 소가족 가구가 늘면서 조리가 간편한 인스턴트 식품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아시아계 식품점뿐만 아니라 대형 식품체인점에서도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관세철폐 이후에 마케팅전략을 부가하면 판매가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화장품과 네일 아트 소재 등으로 대표되는 화장미용관련 상품은 아직 수입규모는 작지만, 중국 등 아시아계 이민자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 캐나다 전역 통계로 보면 지난해 100% 이상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번 협정을 계기로 서부 캐나다. 지역에서도 틈새시장의 묘를 발견할 수 있는 업종으로 기대된다.


의류를 중심으로 하는 패션 상품의 수입은 상당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캐나다 섬유제품 평균관세는 5.9%로 FTA 타결은 한국 의류상품의 수출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진다. 이미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한 잠재 고객이 있음에도 아직 시장 개척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서부캐나다 시장이 이번 협정을 계기로 활성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특히 동대문 상품이나 대구의 쉬메릭과 같은 지방자치단체 지원 중소기업 패션상품과의 연계도 충분히 고려해 볼만하다.


물론 식료품이나 화장품 그리고 의류 등의 중소기업 상품도 자동차나 다른 대기업 상품과 마찬가지로 관세 철폐가 최종 소비자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이번 협정은 한국상품의 가격 경쟁력에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FTA라는 이슈를 통해 한국 상품을 지역 시장에 더 친근하게 소개하고,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아주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2000년대 초반 한류(韓流)가 그 자체로 수익을 발생시키지 못했지만 대외 기업의 무역증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한류의 이미지가 한국 상품의 이미지와 인지도 상승에 큰 역할을 했고 시장 접근을 용이하게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 무역업과 도소매업을 하고 있는 지역 경제인들은 가격경쟁력뿐만 아니라 개념적 차별화를 대표로 하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여 시장 확대를 이루어야 한다. 또한 새로이 무역 창업을 생각하는 차세대 무역인들도 이러한 점을 충분히 활용하여 지역의 틈새시장을 공략해 볼 수도 있다. 분명 한국 캐나다 자유무역협정은 우리 지역 경제인들에게도 좋은 기회를 주고 있다. 엄청난 장밋빛 환상보다는 알곡을 꿰듯 실현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차근하게 준비하는 선견지명의 지혜를 가지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박봉인 평안 인터내셔널 해외마케팅 이사

한국 경북 청도 출신. Nihon 대학교 상학 박사, 연세대학교 생활환경대학 교수, 중국 강소성 연운항시정부 경제 고문. 주요 저서: 국제패션마케팅, 중소기업경영론, 동아시아 국제분업과 기술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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