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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 디자인 – 현장 관찰

앤디 리 andy@andyslandscape.ca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4-04-04 11:41

"제대로 된 조경 디자인을 위해서 가장 먼저 필요한 과정은 '현장 관찰'이다."
조경 설계의 기초를 배워나가던 시절. 조경 설계의 시작은 항상 '현장'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잊지 않는다. 흘러가는 구름, 살결을 스치는 바람, 따사로운 햇살, 지나가는 사람들, 자동차 소리… 이러한 모든 것들이 고려해야 하는 대상이다.

디자인은 대상에 대한 배려로 완성되는 것이다. 어찌 대상에 대한 분석도 없이 대상을 위한 배려가 나올 수 있겠는가?
가능하다면 오랜 시간을 현장에 머물며 계절에 따른, 시간에 따른, 날씨에 따른 변화들을 살피는 것이 좋다. 그러나 디자이너가 하루를, 또는 일년을 현장에서 보낸 뒤 디자인 작업을 착수하는 것은 살고 있는 자신의 집이 아니고서야 현실적인 제한이 따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디자이너는 짧은 시간 동안의 ‘현장 관찰’을 통해 많은 것들을 유추해 내는 힘이 필요하다.

계절의 변화, 시간의 변화, 사람들의 습성 등. 방위와 주변 환경의 요소들을 찾아내고 분석한 뒤 각 요소가 대상지에 끼치는 영향력들을 추측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정해진 시간 안에서 최대한의 상상력을 끌어 올려야 한다. 그래서 하루의 변화와 일년의 변화가 영상으로 떠올라 머릿속을 흘러야 한다.

강조해야 할 것이 있다면 더욱 끌어당겨야 하고 가려줘야 할 것이 있으면 적절히 가려주어야 한다. 무엇을 강조하여 가지고 들어올 것인지 무엇에 대한 영향력을 줄여 나가야 할 것인지 알지 못하고서는 필요한 디자인의 개념을 제대로 찾지 못한다.

방위에 따른 태양의 흐름은 식물에 있어서는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태양의 위치와 변화에 따라 건축물이나 이웃집의 커다란 나무들 그리고 울타리들은 태양을 가려 그늘을 만들어 내는 주체가 된다. 또한 이것은 식물 뿐 아니라 사람의 행태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사람들이 드나드는 '동선'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진입은 어디며 어떻게 사람들이 움직이느냐에 대한 '동선'의 흐름을 파악해서 장소의 사용빈도나 시선의 흐름 등을 유추해 낼 수 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도느냐,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도느냐에 따라 시선이 머무는 곳의 위치는 달라진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시선이 오래 머무는 쪽에 포커스를 두는 것이 반대의 경우보다는 현명하다.

'차폐'는 보기 싫은 부분을 가려주기. 프라이버시 보호 등의 목적으로 대상과 목적지를 물리적으로, 시각적으로 구분하는 것을 말한다. 소음을 차단 하는 것 역시 큰 의미의 '차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현장 관찰'은 세부적인 디자인 작업으로 진행되기 이전에 설계의 기본 개념을 잡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설계에 있어 '기본 개념'이란 '전략'과 '전술' 중에 '전략'인데 '기본 개념'이 제대로 잡혀있지 않으면 아무리 세련된 재료와 기술들을 이용해 화사한 '전술'을 구사해 내더라도 완성도가 떨어진 디자인이 될 수밖에 없다.


Andy's Landscape 대표
www.andyslandscape.ca

앤디의 조경 이야기

칼럼니스트:앤디 리

E-mail: E-mail:andy@andyslandscape.ca

Web:www.andyslandscape.ca

  • Andy's Landscape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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