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분노·한탄
17일 진도 앞바다에서 가라앉은 세월호의 구조율은 37.8%다. 1912년 북대서양에서 침몰한 타이태닉호의 생존율은 32%였다. "(근해에서 침몰한) 세월호 구조율이 100년 전 (북대서양 망망대해에서 침몰한) 타이태닉호 수준" "2014년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다"는 분노가 터져 나오고 있다. 승객 475명 중 179명이 탈출한 세월호의 구조율은 2224명 중 710명이 구조된 타이태닉호의 생존율보다 고작 5%포인트 높다. "무능한 대한민국은 여전히 후진국"이라는 한탄과 자조가 터져 나오는 가운데, 한국을 비하하는 ‘김치스탄’ 같은 냉소적 표현도 등장하고 있다.
-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에서 침몰한 지 이틀째인 17일, 서울역 대합실에 모인 시민들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구조 뉴스를 보고 있다. 해경은 함정 169척과 항공기 29대를 동원했지만 추가 생존자를 찾지 못했다. /뉴스1
17일 오전, 사고 당시 승객들에게 "선실에서 대기하라"는 안내 방송을 한 뒤 승무원들과 세월호를 탈출한 선장 이준석(69)씨가 젖은 지폐를 말리며 "나는 승무원이다. 아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저자들이 제정신이냐" "자기 자식이 거기 있었어도 그랬을까" 등 격한 반응이 터졌다. 한 네티즌은 "임진왜란 때는 왕이 도성을 버리고 도망가고, 6·25 때는 전쟁 지도부가 한강 다리를 끊고 도망가고, 이번엔 선장이 승객을 버리고 내뺐다"고 했다. 이러한 가운데 타이태닉호 침몰 당시 선장, 항해사, 선박 설계자 등 책임자들이 마지막까지 승객 구조를 돕다가 배와 함께 최후를 맞았다는 사실이 새삼 화제에 올랐다. "이것이 바로 1912년 영국과 2014년 한국의 국격 차이" "위정자들이 늘 노래하던 ’국격’의 실체가 바로 이런 것"이라는 자조가 쏟아졌다. 세월호에 상비돼 있던 구명보트 46대 중 단 1대만 바다에 뜬 이유에 대해 "인양해야 확인 가능하다"고 밝힌 청해진해운에 대해서도 "승객의 생사를 결정하는 구명보트 이상 유무를 인양해야 알 수 있다니, 그게 선사(船社)에서 할 말이냐" "그것도 확인 안 하고 출항을 시킨 거냐"는 비난이 이어졌다. 타이태닉호 침몰 당시 승무원들은 승객 절반만 탑승 가능했던 구명보트 20척을 전부 띄워 인명을 구했다.
서울대 사회학과 정근식 교수는 "한국인은 ’빨리빨리’ 덕에 단기간 고도성장을 누렸지만, 그 이면에는 속성과 편법도 당연시하는 ’대충대충’이 있었다. 세월호 참사 역시 선장과 승무원이 원칙대로 행동했더라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선장 등 책임자 몇몇을 처벌하는 데 그치지 말고, 우리 모두 ’대충대충’ 문화를 뼈아프게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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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선우 기자 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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