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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trimming)와 전정(pruning)

앤디 리 andy@andyslandscape.ca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4-04-25 09:50

우리 동네 밴쿠버 근교에서는 죽어가는 소나무를 자주 만날 수 있다. 병충해나 기타 다른 어쩔 수 없는 이유에서가 아니라 소나무의 특성을 알지 못하고 전정(pruning) 해주어야 하는 나무를 무리하게 전지(trimming)해서 고사하는 경우다.

소나무는 1~2년생 새순을 잘라냈을 경우엔 다시 순이 나온다. 그러나 이미 목질화 된 부분을 자르면 더 이상 그 가지에서는 순이 나오지 않는다. 순이 나오지 않으면 더 이상 가지도 없고 잎도 없다. 목질화된 순과 새 순은 보기에도 차이가 난다. 새 순은 연한 연두색으로 봄에는 손으로 꺾어도 될 정도로 연하지만 한 두 해가 지나면 흔히 말하는 나뭇가지의 형태와 색깔로 변한다.

소나무는 나름 관리가 까다로운 나무다. 그냥 두면 알아서 잘 자라지만 크기를 조절해야 할 경우엔 전지가 아닌 전정작업을 해 주는 것이 좋다. 특히, 오랫동안 관리하지 않다가 크기를 갑자가 줄이려고 강하게 가지치기를 할 경우에… 다시 말해, 목질 부분만 남기고 1~2년생 새 순들을 다 잘라주면 그 소나무는 더 이상 새 순을 내지 못하고 고사해 버리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정원수는 크기의 제한을 받는다. 너무 커져서도 안되고 너무 웃자라도 안되니 사람들은 가지치기를 하여 관리한다. 로컬에서는 이 가지치기 방법을 두 가지로 구분하여 부르는데 바로 전지(trimming)와 전정(pruning)이다.

전지(trimming)는 ‘트리머’라는 기계로 면을 다듬듯 고르게 가지치기는 방법이다. 울타리 나무를 고르게 정리하는 게 여기에 속하고, 영화 ‘가위손’의 주인공이 사용하는 가지치기 방식이다.

전정 (pruning)은 목적과 상황에 적당하게 의도적인 가지치기를 하는 것을 말하는데 당연히 전지보다는 더 전문적이고 시간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이 작업은 주로 가위를 들고 가지를 치는 목적과 상황을 고려하며 조심스럽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전지와 전정을 구분하기에는 소나무가 딱 좋은 예다. 소나무를 ‘트리머’로 전지만 하는 경우(그나마 자주, 약하게 트리밍한 경우에는 가지 끝의 1~2년생 순들만 잘라내기 때문에 상관없지만), 강하게 잘라내면 나무를 손상시키는 경우가 많다.

정원관리를 정원사에게 맡기는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일년에 한 두 번 정도 전지전정작업을 한다. 조금 더 솔직히 말하자면 일 년에 한 번도 아닌 몇 년에 한 번씩 정원이 엉망이 되어서야 정원사를 찾는 경우도 매우 많다. 이렇게 오랜만에 정원 전체를 가지치기 할 땐 크기도 커지고 잘라내야 할 가지도 많은데 소나무처럼 전정이 필요한 나무들은 손보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무리하게 잘라주면 죽기까지 하니…

대부분 전정이 필요한 나무는 내 집에 몇 그루 되지 않는다. 힘들고 시간이 부족하다면 전정이 필요한 몇 나무에 대해서만 공부해서 직접 전정작업을 해보는 건 어떨까.


Andy's Landscape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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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의 조경 이야기

칼럼니스트:앤디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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