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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 활동 - 손태현 / 몬트리올 은행 노스 버나비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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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2-03-00 00:00

손태현 / 몬트리올 은행 노스 버나비 지점

봉사 활동

필자는 매주 월요일이면 바삐 퇴근을 해서 벽장 속에 잘 걸어둔 보이 스카우트(Scout) 유니폼을 꺼내서 갈아입고 초등학교 4학년짜리 아들과 함께 집 근처 초등학교의 체육관으로 달려 간다. 그곳에서 일주일에 한번, 약 한시간 반 정도 스카우트 활동을 하는데, 이곳은 한국과는 달리 스카우트 조직이 학교 중심이 아니라 지역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우리 아이가 활동하는 스카우트 지역대는 초등학교 3학년에서 5학년까지의 25명의 대원과 필자를 포함해서 8명의 성인 지도자가 활동하고 있다. 물론 스카우트 리더라고 불리는 성인 지도자는 한국처럼 선생님이 아니라 필자 같은 학부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필자가 스카우트 성인 지도자로 활동하게 된 것은 무슨 특별한 재주가 있어서도 아니고 이 나이에 야외 활동을 남보다 즐겨서도 아니다. 물론 필자는 한국에서 보이스카우트 활동을 했었기에 지도자로 등록하는데 따른 심적 부담은 없었지만, 갑자기 이국 땅에서 아들과 함께 스카우트 활동을 하게 된 데는 작은 동기가 있었다.

우리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되면서 학교에서 스카우트 활동에 관한 작은 팜플렛을 가지고 왔길래 우리아이도 나처럼 보이스카우트를 시켜야겠다고 생각하고는 잠시 바빠서 잊고 있다가 뒤늦게 지역대 지도자에게 연락했더니 자리가 다 차서 여유가 없다고 연락이 왔다. 알아 보니 현재의 성인 지도자 수로는 더 이상의 대원을 받을 수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필자의 캐나다 스카우트 생활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얼떨결에 시작한 스카우트 활동을 통해서 나 자신도 참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매주 재미있는 게임을 통해 조직과 단체생활을 가르치기도 하고, 야외 활동을 통해서 자연을 배우고, 매주 새로운 주제를 가지고 아이들과 토론하며 사회를 배우게 한다. 그때마다 성인 지도자(학부모)들이 선생님이 되어서 아이들을 이끌어 가는데, 그들의 다양한 지식에 가끔 깜짝 놀라기도 한다. 아마 어렸을 때 그들의 부모로부터 배워온 것을 아이들에게 다시 전해주는 것 같다.

캐나다의 풍습과 사회를 전혀 모르던 내가 이제는 캐나다 아이들을 가르치며 또 한국의 문화를 전하게 되는 기회를 갖게도 되었다. 처음엔 지도자 등록을 망설이기도 했지만 이젠 매주 아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그렇게 즐겁고 소중할 수가 없다.

필자가 캐나다에서 스카우트 활동을 하며 또 얻은 게 있다면 새로운 캐나다 친구들인데, 자녀들과 함께 캠핑도 하고 어울려 지내다 보니 자연히 학부모간에 더 쉽게 친해지는 것 같다. 이곳은 축구나 농구, 야구 같은 체육 활동도 지역 별로 학부모가 주축이 되어서 코치로 활동을 하게 되는데 이때도 아이들의 학부모끼리 친하게 되는 것 같다. 이곳 사회에서는 봉사활동을 참 중요하게 생각한다. 대학 입시에도 봉사활동이 매우 높이 감안되며, 심지어는 회사 인사 고과에도 사회활동과 봉사활동이 들어간다. 봉사활동은 사회에도 도움이 되지만 나에게도 많은 도움이 된다.

성공적인 이민생활을 위해 할 일이 많겠지만 필자는 봉사활동을 첫째로 꼽고 싶다. 아쉽게도 아직 주위에 적극적으로 봉사 활동에 참여하는 한국 분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데 아마도 낯선 이국 땅에서 익숙치 않은 영어 때문에 망설이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뜨거운 목욕탕에 처음 들어갈 때처럼 눈 딱 감고 한발을 담그면 용기가 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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