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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한인문협/시] 동백꽃 질 때

조정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05-22 15:35

가슴 속에 지핀 숯불 안고

바다 끝에 시선을 던지는

묵언의 미덕

겸손한 몸짓은

이제 그만

 

그대의

느닷없고 서투른 결별 속에

보일 수 없는 시린 가슴

애달픔에 목 메일 때

노오란 흔적에

머리를 묻은 동박새

깊은 한숨을 더한다

 

어두운 밤바다

별들은 꽃으로 내려앉아

파도 소리 잠재우고

먼 곳 목어의 울음소리  

물결 속으로 잦아들어

모래톱에 묻힌 기억들

허공으로 흩어질 때

 

툭툭

잔설 위로 몸을 날려

어느 순한 여인의 머리에

윤기를 더하는

내 까만 씨앗의

선홍빛 그리움

누구는 슬프다 하고

누구는 아름답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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