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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인터뷰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3-07-03 00:00

김태희/
밴쿠버 조선 유학생 통신원

그룹인터뷰

고등학교 때부터 2년 정도 한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 그 일을 그만둔 후 방학때 새로 일할 곳을 구하면서 이곳에서 일거리를 구하기가 그다지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여러명이 함께 하는 그룹 인터뷰를 하게 됐다.
처음으로 간 곳은 Gap이었는데, 이력서를 본 매니저는 나에게 그 자리에서 몇가지 질문을 했고, 15분 남짓 대화를 한 후에 제대로 된 인터뷰 시간이 잡히면 전화를 준다고 말했다.

그 후 일주일이 지나 가보니 나 이외에도 7명정도 사람들이 더 있었다. 그때야 비로소 그룹 인터뷰라는 것을 알았고, 난생 처음으로 그룹인터뷰를 해야 했다. 학교에서도 그룹인터뷰에 대한 정보는 주지 않았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정말 망막했다. 인터뷰를 해본 지 2년이 넘었고 사람들 앞에서 말을 잘 못하는 나는 손에 식은땀이 가시질 않았다. 거의 50분동안 지원자 각자는 인터뷰질문 2개씩에 대한 대답을 해야 했다. 그리고 나서 이틀 후 인터뷰에 나와줘서 고마웠다는 감사카드에는 다음기회에 다시 지원하라는 말만 써있었다.

3주를 기다려서 인터뷰를 했는데 떨어진 것이다. 너무 속이 상했지만, 그 인터뷰를 통해서 새로운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룹 인터뷰에서는 다른 사람들보다 무언가 다른점을 보여줘야 하고, 또 무엇보다도 인터뷰 질문에 대해 자신감 있는 잘난척을 마음껏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조건 겸손하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그 이후 다른 옷가게에 이력서를 가지고 갔고, 1주일이 지나도 연락이 없자 용기를 내어 다시 이력서를 들고 찾아갔다.

두번째 찾아갔을 때는 다른 매니저가 나의 이력서를 받으면서, 몇가지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나서 그 다음날 인터뷰를 하러 오라고 전화가 왔다. 저번에 실패한 경험을 토대로 이번에는 자신감을 갖고 잘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인터넷에 들어가 미리 이 회사의 역사부터, 어떤 물건들을 파는지, 그 물건들의 스타일은 어떤지, 여러가지 사전 조사를 했다. 그리고 특별히 이 회사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다 외웠고, 남다른 관심을 보이기 위해서 준비했다. 드디어 인터뷰를 하러 갔는데 역시나 이곳도 그룹 인터뷰 였다. 하지만 먼저와는 방식이 조금 달랐고, 질문도 한사람 앞에 거의 8개 정도씩 했다. 나는 2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 있게 대답했으며 중간 중간 이 회사에 대한 지식이 있는 것도 알렸다. 인터뷰가 끝나자 다음 시험은 이 가게에서 4가지 정도의 아이템을 골라 코디를 하는 것이었다. 다행이 인터뷰 전에 알아봤던 내용들을 생각하면서 나름대로 코디를 했고, 또 그에 따른 설명까지 남들보다 튀게 할 수 있었다. 인터뷰가 끝나고 1주일이 지난 후에야 연락을 받을 수 있었다.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시작한지 2달이 넘어서야 드디어 새로운 자리를 구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학생인 만큼 공부에 소홀해서는 안되지만, 아르바이트는 경험의 폭을 넓히고, 캐나다 문화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최소 임금을 받으며 시작하는 일을 하려고 해도 지원분야에 대한 경험이 있고, 제대로 준비하고 인터뷰를 해야 할 정도로 이곳 사회는 만만하지 않다.

내가 난생 처음으로 그룹 인터뷰를 했을 때는, 정말로 취업 인터뷰 같은 느낌이 들었다. 누가 보기에는 정말로 사소한 아르바이트 자리라고 할 수 있고, 또 급여를 많이 주는 것도 아닌데 시간낭비라고 할 수도 있는것 같다.

고등학교 때부터 방학때나 아니면 학교 다니면서 일주일에 작게는 5시간 많이는 10시간까지 봉사활동을 하거나, 아니면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해서 일을 해보면 남들보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것 같다. 또, 이 나라의 문화를 배우는 데는 가장 적합한 것 같다. 아무래도 이런 일들을 하다보면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고, 그러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많은 skill 이 develop 된다. 나 같은 경우도, 고등학교 때부터 조금씩 해온 자원봉사 경험과 아르바이트 경험이 이번에 새롭게 아르바이트를 구할 수 있었던 데에 많은 도움을 준 것 같다. 더 나아가, 나도 이런 경험을 하면서, 캐나다 문화에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었다. 처음에는 캐나다에 온지 2년도 안되서 언어때문에 많은 걱정을 했지만, 오히려 짧은 영어지만 노력했기 때문에 지금은 사회생활에 필요한 영어를 구사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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