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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14-06-27 10:15

우리가 주로 말하는 경관은 밝은 낮의 주간 경관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세상의 한 쪽에 밝음이 있다면 당연 다른 한 쪽에는 반드시 어둠이 있다. 지구가 도는 한, 밤과 낮은 분명 공평하게 존재한다. 세상의 반은 언제나 어둠 속에 있는 것이다.

낮에는 활동을 하고 밤엔 잠을 자는 것은 인간을 비롯한 많은 동물들의 기본적인 습성이었다. 그러니 밤과 낮이 공평하게 나뉘어져 있더라도 당연히 깨어 있는 시간 동안의 경관이 더 중요했다. 그래서 주간 경관이 야간 경관 보다는 당연히 우선시 되어왔다.

하지만 세상이 변하고 있다. 문명의 발전과 함께 밤과 낮이 바뀌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인간들은 점점 더 늦은 시간까지 큰 불편 없이 활동하기에 이른다.

사물을 인지하고 활동하는데 시각적인 요소는 매우 중요하다. 해가 지고 난 뒤의 어둠은 그래서 인간들에겐 공포의 시간이 되기도 했을 것이며, 무엇도 할 수 없는 휴식의 시간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밤이 밝혀지며 인간의 습성은 변화하기 시작했다.

밤을 밝히는 불빛이 있기 전에는 야간 경관이래야 달빛에 의존한 자연적인 경관이 전부였을 것이다. 달빛과 사물이 빚어내는 경관. 근사한 풍경이긴 하다. 하지만 최근의 야간 경관은 더욱 복잡하고 다양해졌다. 본격적인 연구의 한 분야가 되기 충분할 정도가 되었다.

밤 늦게 도착한 낯선 여행지에서 아침을 맞이할 때 우리는 종종 '어.. 여기가 어제 봤던 거기 맞아?'하며 반문할 때가 간혹 있다. 그렇다. 분명 야간 경관은 주간 경관은 확연히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아무래도 이는 부족한 빛이 빚어내는 일종의 강조와 왜곡 현상 때문일 것이다.

야간에는 보이지 않는 곳이 생기게 되고 밝은 곳이 다른 곳 보다 강조된다. 때로는 조명의 밝기 차이에 따라, 때로는 색상에 따라, 조명의 종류에 따라 사물은 왜곡되고 강조된다. 몇 개의 특징만으로도 전체를 쉽게 판단하는 경향은 인간의 습성이다. 장님이 코끼리 만지기 이야기에서처럼 우리는 한정된 정보로도 쉽게 전체를 판단하는 습성이 있다.

그러면 이러한 인간의 습성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사람들에게 착각을 일으키게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예를 들어 밤에는 가까운 곳은 구별 가능한 형태로 모양이 구분되나 거리가 멀어지면서 형태를 구분할 수 없는 그저 작은 불빛으로만 보인다. 수면에 반사되어 비치는 불빛에는 특유의 수면 파동을 느낄 수 있다. 어느 정도 거리가 멀어지면 작은 불빛들은 흔들리며 깜박인다.

이러한 야경들의 특징을 이용해 조명을 디자인 하면 물이 없는 곳에서도 호수를, 크지 않은 작은 방안에서도 도심이 야경을 담을 수 있다.

강조할 것을 더, 가려야 할 것은 덜, 필요에 따라 사물을 왜곡 시키기도 상대적으로 쉬운 것이 바로 야경의 가장 큰 특징이다.


Andy's Landscape 대표
www.andyslandscape.ca

앤디의 조경 이야기

칼럼니스트:앤디 리

E-mail: E-mail:andy@andyslandscape.ca

Web:www.andyslandscape.ca

  • Andy's Landscape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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