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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정리도 집 안 정리 처럼

앤디 리 andy@andyslandscape.ca 글쓴이의 다른 글 보기

   

최종수정 : 2014-07-21 11:33

집 안 정리는 누구 못지않게 깔끔하게 잘 정리하면서도 의외로 정원 정리에는 어쩔 줄 몰라 하는 분들이 있다. 나와 같은 업자를 도움을 구하는 많은 사람들 중에는 어떻게 정리를 해야 깔끔한 정원이 되는 지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 그렇다고 그 분들이 모두 집 안 정리도 제대로 못하는 분들이 결코 아니다. 정원 정리 역시 집안 정리와 크게 다르지는 않은데 무엇이 문제일까.

정원 정리가 집 안 정리와 가장 다른 차이점은 살아있는 식물을 정리하는 데 있는 것 같다. 그 이외에 물건을 옮기거나, 청소를 해주거나, 자리를 배치하거나 등의 제반 사항들은 집 안 정리를 잘 하는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잘 해낸다. 자잘하고 지저분한 것들은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정리하고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도록 하고 눈에 띄는 자리에 적당한 장식을 하는 것 등은 실내를 꾸미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문제는 시간과 함께 자라면서 모양이 변하고 낙엽을 떨구고 서로 엉키는 꽃과 나무들의 정리에 있다. 다른 것들의 정리는 매우 잘 되어있는데 유독 화단만 정신 없이 정돈 되지 않은 정원일 가지신 분들의 특징 중 하나가 '버리지 못함'에 있다. 특히 살아있는 '생명'을 버리지 못함이다. 살림살이도 시간이 지날수록 군짐들이 자꾸 불어나듯 정원 역시 마찬가지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원에는 살림살이의 그것과 다르지 않게 무엇인가로 점점 가득 차게 된다. 꽃과 나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번식을 하여 개체수를 늘이기도 하고 크기가 자라기도 한다. 한정된 공간은 어느 순간엔가 부족해진다. 아이들이 방안을 어질러 놓는 것과 같은 이치다. 아이들이 방에서 노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방안의 발 디딜 곳은 점점 줄어들게 된다.

그런데 꽃과 나무 하나 하나 정성껏 가꾸고 사랑해 주는 사람일수록 아까워 솎아내거나 버리는 것을 두려워한다. 묵은 살림살이를 정리해 줄 때 오랫동안 쓰지 않은 물건을 내다 버리기 아까워 고이고이 간직하려는 습성과 같다. 게다가 이번엔 물건이 아닌 '생명'을 버려야 하기에 더욱 망설인다.
다른 꽃과 나무의 생장을 방해 할 정도로 번식이 되거나 크기가 자란다면 줄여 주어야 한다. 가지를 쳐주기도 하고 필요할 경우엔 일부를 뽑아내 버려야 한다. 그래야 꽃과 나무들이 서로 경쟁하다 모양이 없어지지 않고 정돈된 느낌을 가질 수가 있다.

살아 있는 꽃과 나무를 뽑아 버려야 하는 맘을 잘 이해한다. 사랑을 듬뿍 담아 가꾸는 것일 경우엔 더 마음이 아플 것이다. 그러나 우물쭈물 망설이다가는 정원 전체가 엉망이 될 수도 있다. 결국 모두 갈아 엎어 없애고 싶지 않다면 마음이 아프더라도 떠나 보낼 줄도 알아야 한다.


Andy's Landscape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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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의 조경 이야기

칼럼니스트:앤디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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