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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달러공습, 세계경제 어디로 下

최규민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10-07 11:24

[下] 한국경제 미칠 영향
관련 기사 : 3차 달러공습

원화보다 더 약한 엔화… '엔低 공습' 내년 본격화
수익 향상 우선시했던 日기업, 내년부터 가격 경쟁 나설 전망
한국 기업들에 타격 줄 우려
신흥국·원자재서 자금 빠져 달러화 채권 등으로 몰려… 신흥국 옥석 가리는 계기될 듯


지난 7월부터 시작된 달러화 강세는 과거와 다른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세계가 평평해진 상황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강달러의 영향이 전 세계 구석구석에 실시간으로 전달되며 즉각적으로 승자와 패자를 가르고 있다.

둘째는 세계 경제의 온도 차와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어느 때보다 양극화된 상황에서 나타난 달러화 강세라는 점이다. 한국 입장에서는 환율 문제가 달러와 원화만 쳐다보는 2차방정식이 아니라, 달러·엔·원을 함께 살펴봐야 하는 고차방정식이 됐다.

◇엔저 효과, 내년에 본격화된다

이번 달러화 강세가 과거와 다른 특징은 유례없는 엔화 약세를 수반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원화가 달러화에 대해 약세를 보일 때 엔화는 안전자산으로서의 가치 때문에 오히려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가령 2010년 4월 남유럽 재정위기로 외환시장이 요동치며 원·달러 환율이 11% 올랐을 때 엔·달러 환율은 2% 떨어졌다.


아베노믹스 이후에는 원화와 엔화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엔화의 절하폭이 원화보다도 큰 것은 최근에야 발생한 현상이다. 예를 들어 2013년 상반기 원화 약세 기간 동안 원화는 달러화 대비 9.5% 절하된 반면, 엔화는 9.2% 절하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7월 이후 원화가 5.7% 절하된 반면, 엔화는 7.4% 절하됐다.


<▲ 재닛 옐런(왼쪽)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6일 워싱턴에서 열린 금융안정감독위원회에 참석해 제이컵 루(오른쪽) 재무장관의 발표를 들으며 천장을 바라보고 있다. /AP 뉴시스>


'원화보다 더 약한 엔화'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돈 풀기를 통해 엔저를 유지하겠다는 일본 통화 당국의 의지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속도 차이가 한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 전문가는 아베노믹스 이후 엔저가 지속되는 기간에도 한국의 수출에는 큰 영향이 없었고, 엔저가 앞으로 무작정 지속되기도 힘들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엔저의 효과가 내년부터 가시화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아베노믹스 이후 엔저 기간 동안 일본 기업은 수익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 수출품 가격을 크게 내리지 않았다"며 "내년부터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본격적인 가격 경쟁에 나서면 한국 기업에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흥국 자금 유출 압박 계속…옥석 가리기 계기

이번 달러화 강세를 촉발시킨 미국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종종 주식시장을 비롯한 위험자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글로벌 자금이 '경기 회복'보다는 '달러화 강세'에 주목하면서 신흥국과 원자재 등 위험자산에서 돈을 빼 달러화 자산, 그중에서도 안전한 달러화 채권으로 몰려들고 있다. 중국과 EU 등의 상황으로 볼 때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낮은 반면, 달러화 강세와 금리 인상에 따른 수익 기대감은 높아졌기 때문이다. NH농협증권에 따르면 지난 9월 25일~10월 1일 한 주 동안 글로벌 주식형 펀드에서 100억달러 이상이 빠져나간 반면, 글로벌 채권형 펀드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91억달러의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다. 한국 주식시장에서도 올 들어 8월까지 9조원 가까이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이달 들어 1조5000억원을 순매도했다.


<▲ 과거 달러 강세기와 현재 상황 비교 표 >

 
하지만 강달러로 촉발된 '신흥국 엑소더스(대탈출)'는 신흥국 간 옥석 가리기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지난해 6월 이른바 '버냉키 쇼크'(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총재가 양적완화 축소를 처음 언급해 전 세계 증시가 급락한 사건)가 발생했을 때도 초기에는 신흥시장에서 전방위적인 자금 이탈이 벌어졌다가 '한국은 다르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매도세가 진정된 적이 있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5일 "달러 강세가 지속된다면 신흥국의 자금 문제가 심각해지겠지만 그 여파는 국가별로 다를 것"이라며 브라질·인도·인도네시아·남아프리카공화국·터키 등을 5대 취약국(Fragile Five)으로 지목한 반면, 한국·필리핀·말레이시아 등은 위험성이 낮은 국가로 분류했다.

◇달러 강세 속도, 10월 FOMC에 달려

대부분 전문가는 경제 여건상 달러 강세 현상이 장기적으로 이어지겠지만, 그 속도는 누그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28~29일(현지 시각)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미국의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느냐가 관건이다. IBK투자증권 신성호 사장은 "달러화 강세는 주요국 중 미국이라도 정상화된다는 신호이고, 그동안 덜 절하된 원화 가치가 낮아진다는 점에서 꼭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다"면서 "문제는 속도인데, 미국이 완전한 경제 회복에 접어들었느냐에 대해서는 아직도 애매한 부분이 있고, 최근의 급격한 환율 변동은 투기적인 요소도 섞여 있기 때문에 진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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