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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의학賞, 腦가 길찾는 원리 찾았다

나해란 의학전문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10-08 15:55

오키프·모세르 부부 공동수상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뇌세포가 어떻게 위치 정보를 처리하는지를 밝혀낸 미국의 존 오키프(O’Keefe·75) 박사와 노르웨이 부부 과학자인 마이브리트 모세르(Moser·51), 에드바르드 모세르 박사(52)에게 돌아갔다.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인식하고, 복잡한 곳에서도 어디로 가려고 생각하면 왜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움직여지는지 뇌원리를 밝혀낸 과학자들이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노벨위원회는 6일 올해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뇌 속‘GPS’역할을 하는 뇌의 특정 세포들을 발견하고, 자신의 위치와 가려는 방향을 파악하는 위치 정보 처리 시스템의 원리를 규명한 세 과학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수상자들의 연구 성과가 고차원적인 뇌 인지 기능을 세포 수준에서 규명하는 토대가 됐다”며 오키프 박사가 수상 업적에 절반, 모세르 부부가 나머지 절반을 기여한 것으로 평가했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교수로 재직 중인 오키프 박사는 미국 태생으로, 후에 영국으로 건너가 이중 국적을 갖고 있다. 오키프 박사는 1971년 쥐 실험을 하면서 뇌의 해마에서 특정 위치를 기억하는 ‘장소 세포(place cell)’를 처음으로 발견했다. 쥐가 방 안을 돌아다니면 다른 위치에서는 각각 다른 장소 세포가 기억을 하기 때문에, 뇌 속에는 그 공간의 지도가 생기는 것을 밝혀냈다.

이로부터 34년 뒤인 2005년, 오키프의 연구를 이어 노르웨이 과학기술대 교수인 모세르 박사 부부는 해마 옆에 있는 내후각(內嗅覺)피질 부위에서 뇌에 위치 정보 처리 시스템을 구성하는 또 다른 종류의 세포를 발견했다.

'격자세포(grid cell)’라 불리는 이 세포는 전후·상하까지 파악해 해마와 함께 3차원적인 좌표를 만들어 준다. ‘ 장소 세포’와 ‘격자 세포’는 상호작용을 하면서 좀 더 정밀하게 위치를 파악하고, 간 길을 기억하며, 어디로 갈지 방향을 파악할 수 있는‘뇌의 내비게이션’역할을 한다.

치매 환자들은 길을 잘 잃고 자기가 어디에 있는지 주위 환경을 잘 알아채지 못하는데, 질병 초기부터 해마나 내후각피질이 손상되기 때문이다. 노벨위원회는“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을 괴롭히는‘공간 기억 상실’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기여하고 기억과 사고, 계획 같은 더 높은 인지 과정에 대한 이해에도 새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노벨상 수상자에게 주어지는 상금 800만크로네(약 110만달러) 중 절반은 오키프 박사가, 나머지 절반은 모세르 부부가 받게 된다. 생리의학상 외의 다른 부문 노벨상 수상자는 7일 물리학상, 8일 화학상, 9일 문학상, 10일 평화상, 13일 경제학상 순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시상식은 노벨상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한편 오키프 박사는 20∼21일 서울대에서 열리는‘제1회 IBS(기초과학연구원)-영국왕립학회 리서치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온다. 6일 IBS에 따르면 오키프 박사를 비롯해 앤서니 치탬 부회장과 존 패티카 물리학 분과 위원장 등 영국왕립학회 소속 과학자 11명과 IBS 11개 분야 단장들이 참석해 신물질과학과 생명과학 분야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할 예정이다.
나해란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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