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기 고려왕실의 `수월관음도´
존재조차 알려져 있지 않았던 초특급 고려불화가 일본에서 발견됐다. 고려불화 권위자인 정우택 동국대 교수는 “14세기 고려 왕실에서 제작한‘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사진)’가 현재 도쿄 미쓰이(三井) 기념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히가시야마(東山) 보물의 미(美)’전에서 전시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무로마치 막부의 8대 쇼군인 아시카가 요시마사(足利義政₩1436~1490)의 가보를 소개하는 전시다. 세로 160.2㎝, 가로86.0㎝. 현존하는 고려불화 160여점 중 에서도 가장 완벽한 미학이라 꼽히는 일본 다이토쿠지(大德寺) 소장 수월관음도와 흡사한 도상이며 보존 상태는 훨씬 더 좋다.
존재조차 몰랐던 작품… "방금 그린듯 생생"
현존 고려佛畵160점 중 최고 걸작, 700년만에 日서 발견
700년 동안 은둔해 있던 최상급 고려 불화(佛畵)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일본의 개인 소장자가 꼭꼭 숨겨왔던 14세기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가 도쿄 미쓰이 기념미술관‘히가시야마 보물의 미’전에 출품된 것. 작품을 실제 본 복수의 문화재계 인사들은“현존 최고(最高)의 고려불화를 능가하는 걸작이 나타났다” “보존 상태가 정말 좋아서 깜짝 놀랐다”며 흥분하고 있다.
이 불화의 존재는 정우택 동국대 교수를 비롯한 몇몇 문화재계 인사가 최근 전시 소식을 듣고 달려가 확인하면서 알려졌다. 고려불화는 세계적으로 160여 점밖에 남아 있지 않은 한국 불교미술의 백미다. 이 중 수월관음도는 달빛 아래 바위 위에 반가좌(半跏坐)로 앉은 관음 보살이 진리를 찾는 공양자들에게 불법(佛法)을 일깨우는 모습을 그린 그림으로 전 세계에 40여 점이 남아 있다.
새로 발견된 그림은 가장 완벽한 미학이라 꼽히는 일본 다이토쿠지(大德寺)소장 수월관음도와 매우 흡사하다. 달밤 파도가 몰아치는 바닷가 바위에 앉은 관음보살이 진리를 찾는 용왕·귀인들의 무리를 맞고 있다. 관음보살 앞에는 버드나무 가지를 꽂은 정병(淨甁)이 있고, 정병 아래에 새 한 마리를 그렸다. 거북 등껍질·연꽃무늬를 금니(金泥·금가루)로 그린 분홍 치마, 우아한 곡선으로 포개진 흰색 베일 자락…. 세밀하고 정교한 선과 선명한 색감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특이한 것은 화면 왼쪽 하단에 보이는 공양자들. 관음보살의 발치에서 남녀 무리가 공양하고 있으며, 반인반수의 괴수들이 큰 향로와 쟁반에 보주(寶珠)를 담아서 지고 간다.
삼국유사에 전하는 신라 의상대사의 낙산(洛山) 설화를 형상화한 것. 정우택 교수는“다이토쿠지 수월관음도와 도상이 매우 흡사하지만 용왕 등 공양자들을 더 크게 그려 강조했고, 다이토쿠지 그림은 꽃을 물고 있는 새를 화면 왼쪽 꼭대기에 그린 반면 이 그림에선 새가 정병 아래 바위 위에 앉아 있는 등 약간 변형됐다”고 했다. 강우방 전 국립경주박물관장은“다이토쿠지 그림과 이 작품은 같은 화공이 그렸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 정도로 닮았다”며 “방금 그린 것처럼 생생하게 남아 있어 깜짝 놀랐다”고 했다.

아시카가(足利) 집안에서 나왔다는 내력도 흥미롭다. 이번 전시는 무로마치 막부의 8대 쇼군인 아시카가 요시마사의 소장품전이다. 본지가 입수한 전시도록에는“옛 표구에‘아시카가 장군이 와카야마현 고야산(高野山)의 사찰인 곤고산마이인(金剛三昧院)에 기증했다’고 쓰여 있다”고 적혀 있다.
아시카가는 건축과 예술에 탐닉해 히가시야마(東山) 문화를 꽃피운 인물. 당대의 이름난 컬렉터로 높은 감식안을 갖고 동아시아 최고의 걸작들을 모았다. 다음 달 24일까지 계속되는 전시에는 북송 황제 휘종(徽宗)이 그린 새 그림을 비롯해 명품이 쏟아져 나왔다. 정우택 교수는 “아시카가의 소장품이라는 건 당시에 이미 고려불화가 최고급 명품으로 평가받았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허윤희 기자

존재조차 몰랐던 작품… "방금 그린듯 생생"
현존 고려佛畵160점 중 최고 걸작, 700년만에 日서 발견
700년 동안 은둔해 있던 최상급 고려 불화(佛畵)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 일본의 개인 소장자가 꼭꼭 숨겨왔던 14세기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가 도쿄 미쓰이 기념미술관‘히가시야마 보물의 미’전에 출품된 것. 작품을 실제 본 복수의 문화재계 인사들은“현존 최고(最高)의 고려불화를 능가하는 걸작이 나타났다” “보존 상태가 정말 좋아서 깜짝 놀랐다”며 흥분하고 있다.
이 불화의 존재는 정우택 동국대 교수를 비롯한 몇몇 문화재계 인사가 최근 전시 소식을 듣고 달려가 확인하면서 알려졌다. 고려불화는 세계적으로 160여 점밖에 남아 있지 않은 한국 불교미술의 백미다. 이 중 수월관음도는 달빛 아래 바위 위에 반가좌(半跏坐)로 앉은 관음 보살이 진리를 찾는 공양자들에게 불법(佛法)을 일깨우는 모습을 그린 그림으로 전 세계에 40여 점이 남아 있다.
새로 발견된 그림은 가장 완벽한 미학이라 꼽히는 일본 다이토쿠지(大德寺)소장 수월관음도와 매우 흡사하다. 달밤 파도가 몰아치는 바닷가 바위에 앉은 관음보살이 진리를 찾는 용왕·귀인들의 무리를 맞고 있다. 관음보살 앞에는 버드나무 가지를 꽂은 정병(淨甁)이 있고, 정병 아래에 새 한 마리를 그렸다. 거북 등껍질·연꽃무늬를 금니(金泥·금가루)로 그린 분홍 치마, 우아한 곡선으로 포개진 흰색 베일 자락…. 세밀하고 정교한 선과 선명한 색감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특이한 것은 화면 왼쪽 하단에 보이는 공양자들. 관음보살의 발치에서 남녀 무리가 공양하고 있으며, 반인반수의 괴수들이 큰 향로와 쟁반에 보주(寶珠)를 담아서 지고 간다.
삼국유사에 전하는 신라 의상대사의 낙산(洛山) 설화를 형상화한 것. 정우택 교수는“다이토쿠지 수월관음도와 도상이 매우 흡사하지만 용왕 등 공양자들을 더 크게 그려 강조했고, 다이토쿠지 그림은 꽃을 물고 있는 새를 화면 왼쪽 꼭대기에 그린 반면 이 그림에선 새가 정병 아래 바위 위에 앉아 있는 등 약간 변형됐다”고 했다. 강우방 전 국립경주박물관장은“다이토쿠지 그림과 이 작품은 같은 화공이 그렸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 정도로 닮았다”며 “방금 그린 것처럼 생생하게 남아 있어 깜짝 놀랐다”고 했다.


아시카가는 건축과 예술에 탐닉해 히가시야마(東山) 문화를 꽃피운 인물. 당대의 이름난 컬렉터로 높은 감식안을 갖고 동아시아 최고의 걸작들을 모았다. 다음 달 24일까지 계속되는 전시에는 북송 황제 휘종(徽宗)이 그린 새 그림을 비롯해 명품이 쏟아져 나왔다. 정우택 교수는 “아시카가의 소장품이라는 건 당시에 이미 고려불화가 최고급 명품으로 평가받았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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