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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블릿·노트북에 밀려…설 자리 잃는 태블릿PC

이인묵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4-10-20 13:40

애플은 지난 16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본사에서신형태블릿PC‘ 아이패드 에어2’와‘아이패드 미니3’를 공개했다. 아이패드 에어2는 지난해 나온‘아이패드 에어’보다 조금 더 얇고 가벼워진 것 외에는 별반 다를 게 없다는 평을 받았다.

애플은 태블릿 PC의 두뇌 격인 응용프로세서(AP)성능을 대폭 향상시켰다고 밝혔지만, 일반 소비자가 금방 체감할 수준은 아니라고 외신은 전했다.

2010년 1월 애플의 공동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처음 아이패드를 내놓으며 활짝 열린 태블릿PC 시장이 4년 만에‘죽느냐 사느냐’갈림길에 섰다. 화면 크기가 5.5인치 이상인 대형 스마트폰이 일반화되고, 노트북에도 터치 기능이 들어가면서 굳이 태블릿PC를 사야 할 이유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대화면 스마트폰이 태블릿PC 잡아먹어

2010년 글로벌 판매량이 1790만대에 불과했던 태블릿PC 시장은 2013년 2억1750만대로 급성장했다. 애플아이패드가 대히트를 기록하자 삼성전자·소니 등 주요 전자업체도 일제히 시장에 뛰어든 덕분이다.

태블릿PC는 3년 만에 시장 규모가 12배 넘게 커지며 PC 시장을 위협했다. 하지만 올 초부터 태블릿PC의 성장세에 급제동이 걸렸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NPD디스플레이서치가 집계한 올 1분기 세계 태블릿PC 판매량은 5601만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6만대 감소했다. 시장 1위업체인 애플조차 올 3분기 아이패드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전체 태블릿PC는 물론이고 아이패드 판매량까지 감소한 것은 모두 올해가 처음이다.

태블릿PC 시장을 고사(枯死)시키는 최대 요인은 ‘패블릿’이다. 패블 릿 은 폰 (phone)과 태블릿(tablet)의 합성어로 대화면 스마트폰을 가리킨다. IDC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패블릿은 5650만대가 팔렸다. 올해는 그 3배가 넘는 1억7490만대가 팔릴 전망이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패블릿이 차지하는 비율도 사상 최초로 10%를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줄곧 4인치 이하 스마트폰만 만들어온 애플도 지난달 5.5인치 화면을 장착한 ‘아이폰6 플러스’를 출시하며 패블릿 생산 대열에 합류했다. 애플 전문 분석가 새미 월러스는“아이패드에서 가능한 거의 모든 것을 아이폰에서 할 수 있다”며 “PC와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이 태블릿을 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태블릿PC가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측면에서 패블릿과 확실한 차별화를 이루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기업용 시장에서 활로 모색

태블릿PC 업계는 기업 업무용 시장에서 활로(活걟)를 찾고 있다.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성장이 멈추자 비싼 노트북을 쓰는 기업을 겨냥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태블릿PC는 노트북보다 저렴한 부품을 사용해 가격이 20~30%가량 싸다. 구글은 16일 대만의 제조업체 HTC와손잡고9인치태블릿PC‘ 넥서스9’을 출시했다. 구글은 전용 키보드도 함께 공개해 업무용으로도 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태블릿 PC는 터치 방식이어서 자료를 검색 하기는 편하지만 문서 작성이 불편 하다는 지적을 감안한 조치다.

삼성전자도 신형 태블릿PC‘ 갤럭시탭S’에 한글과컴퓨터의 사무용 소프트웨어‘한글 오피스’앱(응용프로그램)과 시스코의 화상회의 전용 앱을 기본으로 탑재했다. 애플도 ‘영원한 라이벌’이었던 IBM과 손잡고 아이패드에서 사용 하는 업무용 소프트웨어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하지만 태블릿PC에 밀려 위축됐던 PC 업체들이 일제히 반격에 나서면서 태블릿PC 시장이 더 성장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HP·델·레노버 등 PC 제조업체와 손잡고 저가 노트북을 쏟아내고 있다. 아이패드가 싼 가격을 무기로 PC 시장을 잠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구글도 태블릿PC보다 싼 노트북‘크롬북’을 선보여 교육용 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태블릿PC가 PC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해도 자기 몫의 시장을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정옥현 서강대 교수(전자공학)는“당장 태블릿PC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보이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입체(3D)영상 기능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화면 크기 9~10인치 제품에서는 노트북 시장을 지속적으로 빼앗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묵 기자


<▲애플이 지난 16일(현지 시각) 발표한 신형 태블릿PC‘ 아이패드 에어2’. 기존 아이패드보다 더 얇고 성능이 뛰어나지만, 판매 감소세에 접어든 태블릿PC 시장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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