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캐나다 정부는 "캐나다인을 야만적인 문화 관습으로 보호하겠다"며 크리스 알렉산더(Alexander) 이민 장관을 통해 몇 가지 법령 정비 계획을 발표·개정안을 연방의회에 상정했다.
이 종합적인 법안 개정안의 명칭은 "야만적인 문화 관습에 대한 무관용법(the Zero Tolerance for Barbaric Cultural Practices Act)"이다. 관용의 나라 캐나다가 도무지 좌시할 수 없다고 지적한 "야만적인 문화 관습"에는 ▲중혼(重婚) ▲조혼(早婚) ▲강제혼인 ▲명예살인이 있다.
이를 위해 캐나다 정부는 이민·난민법(IRPA) 개정을 통해 두 명이상 배우자를 둔 중혼자는 캐나다 영주권을 받을 수 없고 임시 거주 역시 막을 예정이다. 또한 혼인법 개정을 통해 최소 결혼 가능 연령을 16세로 확정·명문화하고, 결혼을 위해서는 "자유로운 상태에서 의사를 밝힌 확고한 동의"를 전제 조건으로 걸기로 했다.
참고로 캐나다 대부분 주에서 18·19세 이하 남녀가 혼인하려면 양가 부모의 서명된 서면 동의서가 있어야 한다. 결혼법은 연방정부가 관리하지만, 성혼(成婚)규정은 각 주별로 주정부가 관리하고 있다.
BC주는 19세 이하는 양가 부모 서면 동의가 있어야 혼인라이센스(marriage licence)를 신청할 수 있다.
또한 캐나다는 조혼이나 강제혼인에 의한 피해자를 돕겠다고 선언했다. 조혼 또는 강제 혼인을 시키려는 '가해자'에 대해 강제 여권 취소를 법원이 명령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자녀를 캐나다 밖으로 데려가 자국에서 강제 혼인시키는 사례를 막기 위한 조처다. 또 형사법에 강제혼인식과 조혼에 관한 처벌 규정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혼인 목적으로 아동을 캐나다 국내로 데려가는 것도 형사법 처벌 대상에 포함된다. 또 명예살인과 배우자 살인 재판시 감형 규정 적용을 제한키로 했다. 즉 아내나 자녀를 살해한 자의 조기 출소 등을 막겠다는 것이다. 또 구금·교화법과 청소년범죄법 개정을 통해 강제혼인·조혼 관련 범법자에 대해 일정기간 보호관찰 명령을 내리도록 했다.
◇ 엄마, 동생을 시켜 딸을 죽인 후...
캐나다 정부가 야만적인 문화 관습에 강제혼인과 명예살인 등을 넣은 배경은 BC주에서 찾아볼 수 있다.
명예살인 사례로는 자스빈더 시두(Sidhu)사건이 있다. BC주 메이플리지의 블루베리 농장에서 살던 25세 시두는 2000년 6월 인도 펀자브 지방에서 살해당했다. 살해당한 이유는 그녀가 1년 전 릭쇼를 모는 수크빈더 싱 시두와 몰래 결혼했기 때문이다. 펀자브 방문 중 가족 몰래 결혼한 시두는 메이플리지로 돌아온 후 그녀의 어머니인 맬키트 코르 시두(65)의 이혼 및 부유한 정혼자와 결혼 협박을 받았다. 어머니의 '협박'을 견디다 못해 남편이 있는 펀자브로 갔다가 거기서 외삼촌 수지트 싱 베데사(Bedesha·69)가 사주한 4명에게 부부가 납치·폭행 당했다.
폭행 후 버려진 부부 중 남편은 살았지만, 목에 자상을 입고 수로에 버려진 부인은 목숨을 잃었다. 수사를 통해 인도 경찰은 캐나다 정부에 시두와 베데사의 신병인도를 요구했다. 2012년 1월 체포된 어머니 시두와 삼촌 베데사는 현재 밴쿠버에서 추방에 대한 항소심을 기다리며 구속 상태에 있다. 이들은 올해 5월 원심에서 패소했다. 인도 법원은 이미 2005년에 시두 살인과 폭행에 관해 총 7명에게 각각 납치, 살인 모의, 살인 등에 대한 유죄를 선고했다.

<▲ 시두 부부를 폭행, 부인을 살해한 용의자들. 사진=BC주법원 자료 >

<▲시두씨 부부사진. BC주법원 자료>
◇ 24명과 결혼한 BC주의 시골남자
중혼 사례도 역시 BC주에서 찾아볼 수 있다. 쿠트니 지역의 바운티풀(Bountiful)이라는 마을에는 몰몬교 원리주의자 그룹이 중혼촌을 이루고 있다. 이들은 미국 유타주의 다른 몰몬교 원리주의자 그룹에서 미성년의 '부인'을 데려과 결혼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2009년 BC주정부는 특검을 통해 이 마을의 지도급 인사를 수사하기도 했다.
특검 결과는 형법과 종교의 자유 사이에서 "혐의 부족"이라는 판정이 내려졌다. 그러나 2009년 43일간의 특검조사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올해 8월 BC주 검찰은 바운티풀의 중혼자이자, 몰몬 원리주의 그룹의 지도자급 인사인 윈스턴 블랙모어(Blackmore)와 제임스 올러(Oler)를 기소, 10월 부터 재판에 들어간 상태다. 재판의 내용은 2007년 특검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종교적 자유와 중혼 금지 조항의 충돌이 될 전망이다. 법학자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부분이다. 참고로 캐나다 형사법 상 중혼에 대한 처벌은 5년 이하의 금고다. 블랙모어는 24명과 중혼한 상태다.
◇ "부인이 아니라 소녀로 남겨라"
한편 캐나다 정부는 조혼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의 주목을 요구하고 있다. 그 방편으로 18일 존 베어드(Baird) 캐나다 외무장관은 존디펀베이커 인권및 자유상을 '걸스 낫 브라이즈(Girls Not Brides)'라는 단체에 수여했다. 동 단체는 조혼을 막자는 취지로 결성된 단체다. 이름 그대로 신부가 아니라 소녀로 남겨두라는 것이다. 이 단체에는 전임총리의 이름을 딴 상만 수여된 것이 아니다. 캐나다 정부는 예산 10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 예산은 여러 프로젝트에 나뉘어 조혼을 막고, 여권 시장에 쓰이게 되는데 대상 국가는 파키스탄, 나이지리아, 말리, 베닌, 짐바브웨, 방글라데시 등 아프리카와 서남아시아 국가에 집중돼 있다.
캐나다 정부가 추구하는 노력을 보면 야만은 결국 "타인의 운명에 또 다른 타인이 강제로 개입하는 행위"로 요약할 수 있다. 보호 대상인 미성년자의 운명을 마음대로 정해 평생의 반려자를 성인이 되기 전에 정해버리거나, 성인 개인의 적법한 결정에 대해 언어 폭력을 포함한 폭력이나, 신체적 위해를 포함한 타인의 강제 개입은 캐나다 사회에서 야만인 셈이다. 관습이나 종교의 이름으로 가끔 남을 선도한다며, 야만을 휘두르는 행위에 캐나다 사회는 이제 책임을 묻고자 법을 정비하고 있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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