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低유가 시대… 세계는 資源전쟁, 한국만 멈췄다

이인열·김승범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1-05 13:26

유전·가스전·광산값 급락
低價매수 ‘골든타임’ 놓쳐

 

“미국 텍사스주에 일본 기업들의 셰일가스전(田) 사냥이 시작됐다.” 최근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2위 종합상사인 미쓰이물산은 최근 2년 새 텍사스 주재 직원 수를 두 배로 늘렸다. 일본 정유기업 코스모석유가 현지 사무실을 내고 셰일 가스전 저가(低價) 매수에 발벗고 나섰다.

 

신(新)저유가 시대에서 글로벌 자원 확보 전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인도 등 신흥 에너지 소비대국도 자원 확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폭락을 틈타, 시장가격이 떨어진 유전과 가스전, 철·우라늄 등 주요 광산을 대거 사들이려는 행보다.

 

하지만 한국 정부와 에너지 관련 기업들은 이런 세계 흐름과 거꾸로 가고 있다. 이명박·노무현 정부 시절 해외 자원 외교 관련 국정조사가 예정된 데다 에너지 공기업들의 경영개선 작업까지 맞물려 신규 투자는 커녕 기존 자산까지 내다 팔기 바쁘다. 정부의 해외 자원 확보 관련 예산도 대폭 줄고 있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석유공사·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들의 지난해 이후 해외 자원개발에 대한 신규 투자는 사실상 제로(0)”라고 말했다. 정부의 해외자원개발 관련 예산도 정점(頂點)을 이룬 2012년 대비 40% 정도로 추락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9번째 에너지 소비 대국인 한국의 자체 조달 에너지원(源)은 4% 남짓하다”며 “저유가로 시작된 자원 개발의 호기(好機)를 놓쳤다가는 5~10년 후 또다시 크게 후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텍사스주(州) 미들랜드의 석유 시추 현장에서 한 인부가 작업하고 있다.

이곳 텍사스에는 일본 기업들이 저렴한 가격에 셰일가스 전(田)을 확보하기 위해 대거 몰려들고 있다./블룸버그


◇외국 기업들,“ 지금이 자원 확보 Golden Time”

 

미쓰이물산은 작년 연말 브라질 발레가 소유한 아프리카 모잠비크의 석탄광산 지분을 7억6300만달러(약 8500억원)에 인수했다. 이 광산은 발레에게 거의 5억달러의 손실을 안긴 골칫덩이였으나 미쓰이 측은 활용 가치가 높다고 판단했다. 일본 2위 석유기업 이데미쓰코산은 지난 달 인도네시아 열탄 광산 지분을 두배로 늘렸고, 이토추종합상사는 몽골 타반톨고이 석탄개발 프로젝트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인도의 기세도 맹렬하다. 인도 국영기업인 석유천연가스 공사(ONGC)의 디네시 사라프 회장은 “인도의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를 맞추기 위해 ONGC는 지난해 850만)의 해외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량을 오는 2030년까지 6000만)으로 7배 늘릴것이며, 이를 위해 18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ONGC는 미국 셰브론과 합작으로 뉴질랜드에 15개 석유·가스 탐사권을 획득했으며 모잠비크·브라질의 자원개발에도 70억달러를 투자했다.

 

중국 기업들은 국가 직속기구인 ‘국가에너지위원회’를 중심으로 아프리카 등에서 자원 확보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저유가로 직격탄을 입은 석유 메이저 업체들도 자원 개발에는 공세적이다. 미국의 석유업체 엑손모빌은 향후 2년간 현재의 투자 수준(370억달러)을 유지할 계획이다. 영국 BP는 “저유가 시기가 자산매입의 기회”라며 대규모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예산 깎고, 내다 팔고… 한국은 ‘투자 포기’

 

이런 글로벌 흐름과는 거꾸로 한국 에너지 공기업은 확보해놓은 해외 자원 관련 자산을 파느라 분주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라크 서부 아카스 가스전이다. 이 가스전은 한국가스공사가 2010년 총 투자비 27억달러 규모로 개발·운영권을 따냈으며 올 9월 상업 생산을 시작한다. 2030년까지 4700만)의 천연가스를 생산해 투자비를 전액 회수(回收)하고도 11억5000만달러의 추가 이익을 올릴 수 있을 정도로 사업성이 뛰어나다. 그런데도 가스공사는 부채를 줄이기 위해 보유 지분의 절반정도 매각 방침을 굳혔다. 에너지 공기업들이 2017년까지 매각하기로 한 해외 자원 관련 자산은 6조3000억원어치에 달한다.

 

기존에 추진 중인 자원개발 프로젝트가 속속 중단 위기를 맞는 것도 문제다. 한국석유공사는 15억5000만달러를 들여 미국 석유기업 에너다코와 함께 미국 셰일가스 광구 지분을 인수한 데 이어 본격적으로 셰일가스 개발에 뛰어들기로 했지만 이 계획을 잠정 중단키로 결정했다. 올해 셰일가스 개발 예산이 전액 삭감된 탓이다. 실제로 올해 정부의 해외 자원 개발 관련 예산은 3594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44% 정도 줄었다.이 중 유전 개발에 투입되는 예산은 2010년 1조2555억원에서 올해 570억원으로 급감했다. 5년 새 20분의 1 토막이 난 것이다.

 

허은녕 서울대 교수(에너지자원공학)는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고 자원 개발 비용이 줄어든 지금이야 말로 해외 자원개발 투자의 최적기(最適期)인데 우리는 과거의 작은 실패에 사로잡혀 거꾸로 퇴보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유전·가스전·광산값 급락低價매수 ‘골든타임’ 놓쳐  “미국 텍사스주에 일본 기업들의 셰일가스전(田) 사냥이 시작됐다.” 최근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2위 종합상사인...
작년 3명 이어 5개월만에
중국이 지난달 30일 한국인 마약 사범 1명의 사형을 집행했다고 5일 우리 정부에 통보했다. 작년 8월 한국인 마약 사범 3명이 중국에서 처음 사형당한 데 이어 5개월 만에 또 사형이 집행된 것이다. 지난달엔 한국인 14명이 마약 밀수 혐의로 무더기 구속됐다. 중국이...
감사원 "최경환(당시 지경부 장관), 하베스트社 인수와 무관… 조사 안해"정부에 손배소 청구도 요구 "캐나다 에너지社 高價에 매입"석유公 "당시엔 기업 전망 좋아"감사원은 2일 강영원(63)...
캐나다 정부 수출 총액 17억달러 증가 기대
에드 패스트(Fast) 캐나다 국제통상장관은 한국-캐나다 자유무역협정(이하 한·캐FTA)이 1일부로 발효했다며 환영사를 발표했다.패스트장관은 아시아태평양권 국가 중 처음으로 한국과 FTA를 맺었다는 의미가 있다며, 캐나다상품·서비스 수출 기회가 이번 FTA를 통해...
2015년 한국인은 어떤 삶을 꿈꾸는가? 한 개인으로서, 직장인으로서, 더 크게는 사회와 국가의 일원으로서 어떤 변화를 욕망하는 것일까? 조선일보 사회부 취재팀은 20대, 30대, 40대, 50대...
기사로 돌아본 2014년 1월
2014년 1월 주요뉴스는 ①캐나다 시민권법 개정 추진②EE제도의 원안은 EOI③"이민제도 악용 많아 바꾼다" 발언④519억 불법 반출 한인 밴쿠버서 체포 ⑤한국 장기체류 한인 증가캐나다...
“교통사고 사망원인 1위는 과속, 그렇다면 2위는?”
지난 4년간 BC주내 산만운전 적발 건수가 20만건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만운전의 대표적 사례는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으로, 2010년 1월 이후 BC주는 이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몇몇 운전자들의 습관은 고쳐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경찰 자료에...
윤성빈, 시작 2년만에 세계 3위 질주
윤성빈(20·한국체대·사진)이 한국 썰매 역사를 새로 썼다.윤성빈은 20일(이하 한국 시각) 캐나다 캘거리 올림픽파크에서 열린 2014~2015 FIBT(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월드컵 2차대회 남자...
학벌·학점·토익 3종 + 어학연수·인턴경력·자격증·공모전·사회봉사·성형
청년86% "취업에 스펙 필요"한국 취업 준비생이 취업을 위해 필요한 ‘스펙(요건)’이 최근에는 성형 수술까지 포함해 9가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2030 정책참여단 스펙조사팀’은 18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6차 청년위원회...
외국인이더라도 전세계서 발생한 소득 보고의무
최근 잇달은 '王'사건 후 기준 강화한 듯2015년부터 한국에서 2년 중 6개월(183일) 이상 거주하면 외국 국적자라도 납세자로 간주해, 전 세계에 발생한 소득을 보고하고 소득세를 내게 됐다. 한국 국회는 납세자 기준을 2년 중 183일(6개월) 국내 거주로 하는 소득세법...
“캐나다 중소기업에 한·카FTA기회 활용 도울 것”
에드 패스트(Fast) 연방 통상장관(Minister of International Trade)이 내년 2월 8일부터 13일까지 한국 서울과 부산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동행할 무역사절단에 참여할 업주·업체 관계자를 모집하고 있다.캐나다 정부는 한국-캐나다 자유무역협정(캐나다 명칭 CKFTA)발효를...
브라질, 한국, 스페인, 코스타리카 E조
내년 여름 캐나다에서 펼쳐질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대진이 확정됐다. 7일 오전 2시(한국시각) 캐나다 오타와 캐나다역사박물관에서 열린 2015년 FIFA 캐나다여자월드컵 조추첨식에서 한국(FIFA랭킹 17위)은 브라질, 스페인, 코스타리카와 E조에 속했다....
경기침체에 26만→22만명
[한국] 해외로 나가는 한국 유학생 수가 3년 연속 감소했다.교육부가 최근 홈페이지에 공개한 2014 국외 한국인 유학생 통계(대학생 이상)에 따르면, 한국인 유학생 수는 2008년 21만6867명, 2009년 24만949명, 2010년 25만1887명으로 꾸준히 늘어나면서 2011년에는...
고국 방문에 곁들이면 좋을 여행지
고향은 떠나봐야 안다. 캐나다에 사는 한인이 가장 많이 가는 해외 여행지가 다름 아닌 한국인 것도 고향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다. 한인들에게 고향의 의미는 영토 중 겨우 0.6% 만을...
한·카 자유무역협정(FTA)이 양국국회의 인준절차를 거의 끝낸 현재, 일부 BC주 상표는 한국에 들어가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비즈니스인밴쿠버(BIV)지가 1일 보도했다.BIV지는, 식품, 맥주, 원목...
[한국]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부자(父子)가 한국 부자 순위 1·2위에 올랐다.블룸버그통신이 2일 발표한 세계 400대 부호 순위를 보면 지난달 27일 기준 이 부회장의 재산은...
내년 8월부터 시행
[한국] 여섯 자리로 돼 있는 우편번호가 내년 8월부터 다섯 자리로 줄어든다고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우정사업본부가 30일 밝혔다. 현재 우편번호는 전국 시·도의 읍·면·동 및 집배원별 담당 구역을 의미하는 여섯자리로 구성돼 있다.새 우편번호 체계는 첫 세...
캐나다 정부, 코스피와 코스닥 지정증권시장으로 분류
캐나다 정부가 18일 한국 코스피와 코스닥을 지정증권시장(Designated Stock Exchange)로 분류했다고 발표했다. 조 올리버(Oliver) 캐나다 재무장관은 한국과 브라질 증권시장이 캐나다 국내 지정증권시장으로 자격 인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재무부는 "캐나다...
“9월 한달간 총 1만6000건”
한국인의 캐나다 방문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캐나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한국인의 캐나다 방문 횟수는 총 1만60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00건, 여름 성수기로 분류되는 한 달 전보다도 1000건 가량 늘었다. 이와 같은...
“미션스프링스, 자사 총생산량의 4분의 1 매달 한국 수출”
BC주산 맥주가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전선의 선봉에 선 업체는 미션스프링스 양조장(Mission Springs Breweery)으로, 현재 서울 강남과 이태원에서 수제맥주전문점 두 곳을 영업 중이다. 미션스프링스 관계자는 CBC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10 개의 점포를...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