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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몬드 스티브스톤을 가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1-30 08:59

이번주 볼거리&놀거리 35
메트로밴쿠버를 둘러싼 바다는 그 움직임이 둔한 편이다. 육지로 다가오는 물결은 파도라고 부르기엔 뭔가 빈약해 보이고, 바다향의 깊이도 얕다는 느낌이다. 빛깔 역시 빨려들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 그런데도 바다는 힘 한번 쓰지 않고 사람들을 끌어 모은다. 잉글리시베이로, 제리코비치로, 로키포인트로, 화이트락의 심심한 그 바위 주변으로, 사람들은 알아서 발걸음을 옮긴다. 할 일들이, 그러니까 볼거리와 놀거리가 많아서다.

바닷가 앞이라 더욱 즐거워지는 일은 꽤 많다. 햇살 따스한 날에 쓰러진 통나무 위에 걸터앉아 서늘한 바람을 즐기거나 사람들로 붐비는 카페에서 피쉬앤칩스를 맛볼 수 있다는 건(이때는 맥주 한 잔 정도 곁들이는 게 음식에 대한 예의다.) 말 안해도 충분히 행복한 일이다. 보온병에 담아 온 커피를 마시며 조금 멀리 걸어보는 것도 바다를 찾는 이유가 되어 준다. <이번주 볼거리&놀거리>가 선택한 바닷가는 리치몬드 남서쪽에 위치한 스티브스톤(Steveston)이다.





                                                                   Kenny Louie/flickr(cc)


캐너리 파머스 마켓
“리치몬드 스티브스톤의 역사를 느끼며”
한인사회 일부에서 스티브스톤은 “아담한 어시장”의 동의어로 읽힌다. 바다에서 갓 건져올린 수산물을 비교적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스티브스톤은 인기를 끌어왔다. 특히 새우는 요즘 유행어인 “갑질”을 해도 용서가 될 만큼 신선하다. 찌거나 구워낸 새우를 고추냉이를 푼 간장에 살짝 찍어 맛보시길. 바로 앞의 누군가와 “잘나가는 인생이 뭐 따로 있나요?”라는 고백을 주고받게 될 지 모른다.

이젠 동선을 살짝 넓혀 보자. 스티브스톤을 단순히 어시장으로만 규정하는 건, 눈에 보이는 과자 하나만 골라 먹고 종합선물세트 전체를 맛보았다고 얘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스티브스톤의 역사는 깊다. 이 시간들 중 굳이 전성기의 시작을 꼽자면, 1900년대 초반대를 거론해야 할 것 같다. 당시 마을은 수산물 가공공장, 즉 통조림 공장이 열다섯 개까지 들어설 정도로 활기찼다. 그곳에서 생산된 통조림들은 세계 곳곳으로 수출됐다. 배를 만드는 공장도 들어섰다. 이 같은 풍경은 1970년대 이후에도 이어졌는데, 덕분에 스티브스톤의 그 통조림 공장들은 한인 이민자들 일부에겐 삶의 터전이기도 했다. 그들은 생선 비린내를 맡아가며 번 돈으로 보금자리를 마련했고, 아이들을 키워냈다.
통조림 공장들의 흔적은 사적지로 지정된 “더걸프오브조지아캐너리”(The Gulf of Georgia Cannery)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곳에는 1930년대 연어 통조림 제작 과정이 기록으로 남아있는데, 지적 호기심이 있는 아이들에겐 좋은 체험 학습이 될 수 있다. 

더걸프오브조지아캐너리를 찾아야 할 이유는 또 있다. 2월 1일부터 4월 26일까지 격주 일요일에 서는 “캐너리파머스마켓”이 바로 그것. 다양한 먹거리는 물론 액세서리나 각종 예술품을 구입할 수 있다.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12138 Fourth Avenue. Richmond.



아트스타츠, 프리패밀리펀
“온 가족이 체험하는 예술 세계”
아트스타츠(ArtStarts)가 “프리패밀리펀”(Free Family Fun)에 온 가족을 초대한다. 그리기나 만들기 등 미술에 흥미 있는 아이들에겐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 될 듯. 전시회를 둘러 보고 직접 예술 작업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해당 프로그램은 31일 오전 11시에서 1시 사이, 각 45분간 두 차례 진행된다. 입장료 무료, 따로 예약할 필요도 없다. 주최측은 “프리패밀리펀은 굳이 말하자면 5세 이상 아이들에게 이상적인 행사가 되겠지만, 참여는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웹사이트(artstarts.com/weekend)를 참고할 것. 555 Nelson Street. Vancouver.


배즈가 선사하는 프랑스 전통 음악
“다문화주의 사회에 사는 즐거움”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건, 캐나다에 사는 최대 장점 중 하나다. 프랑스계 캐나디언 음악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듀오 배즈(Vazzy)는 오는 31일 오전 11시 바이올린, 하모니카, 퍼커션 등 어쿠스틱 악기들을 이용해 프랑스 전통 음악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주최측은 “음악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그리고 삶의 기쁨을 맛보라”고 얘기했다. 입장료 무료.  808 Richards Street. Vancouver. 


윈터파머스마켓
“겨울이 가는 것이 아쉽다”
다음주면 절기상 입춘이지만, “윈터파머스마켓”은 계속 진행 중이다. 장소는 냇 베일리(Nat Bailey).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사이 이곳에 가면 지역에서 생산된 야채와 과일, 육류, 어류 등의 먹거리를 구입할 수 있다. 장인의 솜씨로 만들어진 치즈와 과자류도 눈여겨 볼 것. 4601 Ontario Street. Vancou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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