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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다 싶으면 당장 현장으로… 이재용 다이렉트 리더십

조형래·신은진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2-10 11:47

보름 새 중국으로 일본으로 날아가… 해외 법인 방문해 쓴소리
이재용(47)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일본·중국의 삼성전자 해외 법인을 찾아가 현지 법인 경영 실태와 경영 전략에 대한 강도 높은 경영 진단을 한 것으로 9일 알려졌다. 그동안 참석해온 미국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와 스페인 MWC(Mobile World Congress) 같은 해외 전시회에 불참하는 대신 당면 현안이 있는 주요 비즈니스 현장을 직접 챙기고 있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실적이 부실한 해외 법인에 대해 통폐합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급성 심근(心筋) 경색으로 쓰러져 10일 입원 9개월째를 맞은 부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대신해 한국 최대 기업인 삼성을 대표하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은 어떤 리더십을 갖고 있을까?

◇해외 조직 다잡는 이재용
이 부회장은 지난주 베이징에 있는 중국 삼성본사에서 중국 시장 상황 및 경영 현황을 보고 받고 직접 관련 지시를 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중국 실적이 하향세를 그리고 있는 것과 관련 있다. 작년 3분기 샤오미에 중국 시장 1위를 뺏긴 삼성전자는 4분기에는 애플에 2위 자리를 내줬다. 여기에다 중국 내 4, 5위인 화웨이와 레노버가 판매량을 계속 늘리며 삼성전자와의 중국 시장 점유율 격차를 1% 포인트 이내로 좁혔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이런 상태가 지속되는데 우려를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이 부회장은 중국 로컬 통신 제조기업들과 미국의 통신칩 제조기업 간의 로열티 협상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앞서 일본 법인도 방문해 ‘쓴소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름 사이에 중국, 일본 출장을

잇달아 간 것이다.

삼성 안팎에서는 일본 삼성이 도쿄 중심지 롯본기에 있는 삼성재팬 사옥 지분 매각 방침을 굳힌 것을 이런 맥락에서 보고 있다. 2003년 삼성이 일본 진출 50주년을 맞아 세운 롯본기 사옥을 팔고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이다바시(飯田橋)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화재 등 경영 실적이 부진한 금융회사들의 해외 법인에 대해서도 주재원 감축과 통폐합을 비롯한 경영합리화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은 현지 사정에 어두운 신참 주재원을 보내는 것보다는 현지를 가장 잘 아는 해외 인재를 뽑아 삼성에서 일하도록 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미 삼성
전자를 포함한 주요 계열사들은 지난해부터 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근무하는 주재원 수를 단계적으로 줄이고 있다.

◇조직 문화·실적 평가 등 실용적 리더십
삼성 안팎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리더십 스타일에 대해 합리적 실용주의에 가깝다고 평가한다. ‘초일류 기업’이라는 구호 아래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들도 함께 끌고 가는 ‘선단(船團)식 성장 모델’
과 자신의 생각을 한두 마디에 함축적으로 전달하는 ‘화두(話頭)경영’을 하는 이건희 회장과는 판이한 것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은 현장에서 임직원들과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상황을 면 밀하게 파악한 뒤 문제점을 지적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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