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한국인 逆차별받는 이곳은… 서울 明洞

오로라·이벌찬·최은경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3-16 09:37

中·日손님으로 가장해 화장품 사보니
중국 다롄에 유학 중인 이모(15)양은 며칠 전 잠시 귀국해 서울 명동을 찾았다가 희한한 경험을 했다. 한 화장품 매장에 들어가 “성분이 순한 얼굴 팩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직원들은 대꾸 한마디 없었다. 가만히 보니 직원들은 중국인 손님들을 맞느라 바빴다.

중국인들이 오면 “니하오 환잉 광린(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하며 달려갔지만, 한국인 손님한테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들 뒤에서 30분 넘게 홀로 제품을 찾던 이양이 참다못해 중국어로 한마디했다. “게이워 칸칸 몐무어(얼굴팩을 보여주세요).”그러자 직원 2명이 웃으며 이양 곁으로 뛰어오더니 “샤오지에 닌 쉬야오 션머(아가씨 뭐가 필요하세요)”라면서 제품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이양이 괜찮다고 하는데도 이들은 다른 화장품까지 보여주겠다며 매장을 한 바퀴돌았다. 이양은 “중국말을 써야 더 대접받는 상황을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요즘 명동에서는 ‘한국어를 쓰면 무시당하고 중국어로 말 걸면 환대받는 ’웃지 못할 장면들이 벌어진다.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이곳 쇼핑가의‘큰손’으로 떠오르면서 생긴 현상이다. 중국어와 일본어가 능숙한 한국 조선일보 기자 3명이 미스터리 쇼퍼(mystery shopper·평범한 고객으로 가장해 직원 서비스를 평가하는 사람)로 실제 명동 상점가의 화장품 매장 12곳을 돌아본 결과, 이양이 겪은 ‘한국인 역차별’은 
과장이 아니었다.


12일 명동 I화장품 매장에 들어
가자마자 ‘외국인에게만 20% DC’라고 쓰인 중국어 안내문 앞으로 다가갔다. 한국 여대생들 뒤에 우두커니 서 있던 중국 동포 직원 한 명이 곧바로 달려와 각종 제품을 중국어로상냥하게설명했다. “100만원이상 사시면 여행 캐리어를 드리고, 300만원 이상은 20% 세일, 1000만원 이상은 30% 세일해 드려요.”끈질기게 따라붙던 이 직원은 한국 여대생 무리가 나갈 때는 그들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B화장품 매장에는 일본인을 가
장한 기자와 중국인을 가장한 기자가 10분 간격을 두고 따로 들어갔다. 일본어로 “세일하는 상품 없느냐”고 묻자 “1+1 스티커 붙어 있는것만 세일”이라는 짤막한 대답이 돌아왔다. 반면 중국어로 “크림 재고 얼마나 남았느냐”고 묻자 화장품을 고르기까지 20분간 직원이 곁에 딱 붙어 “샘플, 사은품은 섭섭지않게 챙겨주겠다” “많이 사면 두둑하게 할인해주겠다”면서 열심히 제품을 홍보했다. 샘플을 사용할때는 기자가 들고 있던 커피 잔을 대신들어주고, “가방은 안 무겁나요? 천천히 돌아보시게 카운터에 맡겨 드릴게요”하는 친절까지 베풀었다.

인근 H매장에서는 처음에 직원
들이 접근하지 않다가 기자가 전화하는 척하며 중국어로 “화장품을 좀 사가려 한다”고 하자 갑자기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다른 9개 매장도 마찬가지였다. 중국어를 쓰는 손님에게는 직원들이 평균 20분 이상 상세히 제품을 안내했고, 일본어를 사용하는 경우 진열대 안내만 간단히 하고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인 손님은 매장에 들어온 다음 한 바퀴 둘러보고 나갈 때까지 직원이 말 한마디 건네지 않은 매장이 12곳 중 5곳이나 됐다.

화장품 매장 직원 최모(40)씨는 
“주 고객이 중국인이기 때문에 한·중·일 고객을 차별하는 건 당연하다”고 했다. 그는 “많게는 1000만원 어치씩 사기도 하는 중국인을 가장 신경 쓰고, 명동의 오랜 고객인 일본인이 그다음”이라며 “한국 손님들은 기껏해야 제품 1∼2개씩 사는데, 바쁠 때 한국 손님들이 물어보면 아무래도 친절하게 대답해줄 마음의 여유가 없다”고 했다.

I화장품 매장 아르바이트생 최모(25)씨는 “매일 아침마다 매니저가 ‘한국인은 어차피 5만원어치도 안사니 샘플은 없다 하라’고 교육시켰다”면서 “반면 중국인이 오면 ‘얼마 사면 증정품을 더 주겠다고 최대한 어필하라’했다”고 말했다. 창고에는 ‘중국인 손님 전용’이라고 쓰인 증정품 상자가 있었고, 똑같은 금액을 사도 한국인에게는 이 증정품을 주지 않는다. “한국 손님이 “샘플 좀 더 넣어주세요”하면 뒤에 있던 매니저가 두 손으로 ‘X’표시를 하며‘없다고 해’라는 입 모양도 보였다고 한다.

이런 차별 대우에 대한 한국인 고
객들의 불만은 높다. 직장인 박선영(31)씨는 “매장에 아예 한국말을하는 직원이 없는 경우도 있고, 챙겨주는 사은품 양도 대놓고 차이가 난다”면서 “기분이 나빠지고 소외감까지 들어 사려던 제품을 그냥 두고 나온 적도 있다”고 했다. 젊은 여성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비슷한 불만이 올라온다. 한 네티즌은 “최근 명동에서 하나 남은 화장품을 먼저 골라서 달라고 한 다음에 중국인에게 뺏긴 적도 있다. 항의를 해도 안 받아주는 걸 보고 여기가 정말 한국 맞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리콴유 별세에 애도 성명
"부모님 같은 情주신 분"2007년 자서전에서 밝혀박근혜 대통령은 23일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 서거에 대해 애도성명을 냈다. “고인은 한·싱가포르 관계 발전을 위해 귀중한...
태국은 4년만에 14배 늘어
한류(韓流) 열풍으로 해외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전 세계 26개국 1111개 초·중등학교에서 제2외국어나 방과 후 활동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한국어를 배우는 해외...
지난 100년간 대한민국 여성들의 미용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동영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컷닷컴(Cut.com)은 지난 17일 '미용 100년'(100 years of Beauty) 네 번째 순서로 한국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유튜브(Youtube)에 게재된 이 영상은 이틀이...
20代출산비율, 30년새 88%에서 29%로… 높은 대학진학률, 취업난에 결혼 늦어져 원인
[한국] “25~29세 산모가 10명인데 35~39세 산모는 12명으로 더 많네.” 지난주 서울 강남 차병원 산부인과 분만실 현황판에 나타난 산모 34명의 나이를 보고 보호자들은 놀라는 표정이었다....
리퍼트 트위터에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지난 5일 김기종에게 흉기 습격을 받았던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14일 자신의 트위터에 ‘모든 우정과 성원에 감사드린다. 우리 가족에게 큰 의미가 됐다’며 ‘다음 주 중 업무에...
<▲성패트릭 퍼레이드에 나타난 한국전통. 사진 제공=한국전통예술원>성패트릭의 날(Saint Patrick's Day) 거리행진에 한국의 얼을 알리는 이들이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中·日손님으로 가장해 화장품 사보니
중국 다롄에 유학 중인 이모(15)양은 며칠 전 잠시 귀국해 서울 명동을 찾았다가 희한한 경험을 했다. 한 화장품 매장에 들어가 “성분이 순한 얼굴 팩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2명 중 1명 “학업 스트레스”
[한국] 중학교 3학년생인 이모(15)양은 밤 12시가 다 되어야 잠든다. 오후 5시에는 학원에 가서 수학과 영어를 공부하고, 월·수·금요일에는 중국어, 화·목·토요일에는 영어 수업을...
최근 미국 유통업체 월마트가 시간당 최저임금을 현행 7.25달러에서 오는 4월 9달러로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른 나라에선 시간당 최저임금을 얼마나 받을까.가장 후한 나라로 호주가 꼽힌다. 호주 공정노동위원회가 책정한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은 16.87...
앨버타주 광우병 발견, 문제의 소 유통되지 않아
앨버타주 북부에서 소해면상뇌증(BSE), 일명 광우병에 걸린 소가 발견됐다고 캐나다 식품검사국(CFIA)이 공식 발표했다. 캐나다에서 광우병이 보고된 것은 지난 2011년 2월 이후 4년만이다....
訪韓, 캐나다 무역 사절단
10일 방한(訪韓)일정 중인 에드 패스트(Fast) 캐나다 외무・통상장관이 함께 방한한 수출사절단 전시장을 방문했다. 방한 수출사절단은 연방정부 산하...
지난해 1148만명 서울 방문… 명동·동대문시장 많이 찾아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3명 중 1명은 중국인이고,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명동인 것으로 나타났다.3일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작년 서울 방문 외국인 관광객은 1148만명으로 추정되며, 2010년 706만명에서 연평균 12.9%씩 증가했다.2013년 기준 서울 방문...
“지난 연말 한국산 수입 늘어”
지난해 수출과 수입이 전년 대비 각각 10.3%, 7.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2013년 72억달러 적자에서 2014년 52억달러 흑자로 전환됐다. 하지만 연말 월간 통계만 놓고 보면, 적자 기조를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캐나다 통계청의 5일자 보도자료...
1년새 기름값 16% 내렸는데
[한국]서울 잠실에 사는 회사원 김모(42)씨는 작년 봄부터 자가용을 버리고 지하철 출퇴근족(族)이 됐다. 그전엔 광화문에 있는 회사까지 20여㎞를 자가용으로 다니면서 회사 인근 주차장에...
<▲【시드니(호주)=뉴시스】고범준 기자 = 31일(현지시각) 오후 호주 시드니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대한민국과 호주의 결승전 경기에서 한국 곽태휘가...
거래량도 8년 만에 최대치
전국 땅값이 2010년 11월 이후 50개월 연속으로 오르고 있다. 지난해 토지 거래량도 264만필지로 2006년 이후 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국토교통부는 28일 “지난해 전국 땅값 상승률(1.96%)이...
27일(현지시각)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의 고급 호텔에 무장 괴한들의 습격으로 사망한 외국인 5명 중 한 명이 한국인이라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는 사건 직후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이삼 알 나스 리비아...
온타리오주정부 무역 사절단 보낼 예정
온타리오 주정부는 오는 2월 23일부터 27일 사이 한국, 일본, 호주를 대상으로 청정에너지 무역사절단을 보낼 예정이다.목표는 서울과 도쿄에서 온타리오주의 신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와 친환경 건축에 관한 기술·제품을 선보이고 판로를 찾는 것으로, 캐나다...
'빅히어로' 캐릭터감독 김상진
“주인공 로봇 ‘베이맥스’얼굴이 한국 불교의 목탁과 많이 닮았죠? 여성 엔지니어‘고고’는 한국쇼트트랙 선수들 체형에 배두나씨의 외모, 헤어스타일, 태도 같은 것들을 많이...
캐나다 연금, 알리바바 투자 등 선견지명 보여
지난헤 9월 미국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의 IPO(기업공개) 기록을 세운 중국 최대 인터넷상거래 업체‘알리바바’. 상장 때 주식 품귀 현상이 일어나 한국 기관투자자 중엔 누구도 알리바바...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