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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 다 떼도 車가 알아서… 현대차 “5년내 無人車 상용화”

이인열 기자, 송도=이혜운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4-01 13:10

자율주행車 글로벌 경쟁에 한국도 본격 가세

31일 낮 인천 송도 국제업무지구 내 도심 서킷. 제네시스 두 대가 시속 40㎞로 주행을 시작했다. 앞 차량은 운전자가 핸들을 잡고 있고, 뒤 차량은 운전자가 핸들과 액셀에서 손과 발을 떼고 있다. 앞 차량이 움직이자 뒤 차량은 20m 간격으로 따라갔다. 앞 차량이 급정지하자 함께 멈췄고, 앞 차량이 도로 위 고장 차량을 비켜 나가자, 똑같이 비켜 갔다. 앞차가 없을 때도 뒤차는 앞에 놓인 'S'자 장애물을 스스로 피해 갔고, 옆 차선에서 차량이 갑자기 끼어들자 속도를 줄였다가 다시 속도를 높였다.


뒤 차량은 이날 현대·기아차가 선보인 자율 주행 자동차이다. 정락 현대·기아차 총괄PM 부사장은 “올 연말부터 국산차 최초로 부분 자율주행 시스템을 장착한 신차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2020년부터는 고속도로는 물론 도심에서도 사람이 손과 발을 사용하지 않고도 운전이 가능한 자율 주행차량을 상용화한다는 목표이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와 구글·애플 등 IT 기업까지 앞다퉈 뛰어드는 자율 주행차 시장에 현대차가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2020년에는 자율주행 차량 상용화
현대·기아차가 2020년 자율 주행차 상용화를 위해서는 무선(無線) 통신망을 활용해 차량과 차량, 차량과 장애물, 차량과 신호등 등 각종교통 정보를 종합적으로 인식하는 기술과 이 정보를 운행과 주차에 적용하는 소프트웨어와 구동시스템 개발이 필수적이다. 현대·기아차는 이를 위해 2018년까지 2조원의 연구·개발 예산을 투입하고, IT 관련 인력도 대거 충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자동차 관련 기술뿐 아니라 전자 제어, 자동 인식 기술, 통신 등 각 분야 외부 기업들과의 공동 연구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가 올 연말 선보일 자율 주행 기술은 초기 단계인 '고속도로 주행 지원 시스템(HDA)'이다. 이는 앞차와의 간격을 감지해 자동으로 거리를 유지하고, 차선을 인식해 벗어나지 않고 주행하도록 도와주는 것. 내비게이션과의 연동을 통해 각 구간별 최고 속도와 과속 위험지역을 인지해 차량 속도를 자동 제어할 수도 있다. 정락 부사장은 “아직 초보 단계이지만 자율 주행 차량의 성장세가 엄청나면서 글로벌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들 잇따라 뛰어들어
무인 자율 주행차 시장에는 이미 GM·도요타·BMW·벤츠·볼보 등 주요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에 미국 최대 전기차(電氣車) 기업인 테슬라까지 가세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세계 최고의 인터넷 기업 구글도 지난해 12월 무인자동차 시제품을 인터넷에 공개했고 애플과 소니 등도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앞서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전시회 CES에서도 무인차가 큰 관심을 모았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 중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볼보는 스웨덴 정부와 손잡고 2017년부터 세계 최초로 실제 도로를 주행하는 자율 주행 자동차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자율 주행 기술, 어디까지 왔나
지금까지 자율 주행 기술은 고속도로 주행 시 차량과 차선을 인식해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는 단계까지와 있다. 올 연말 현대차가 도입하려는 기술이 이 단계다. 하지만 앞으로 진정한 자율 주행차 상용화까지 가려면 두 단계를 더 거쳐야 한다. 운전자의 조작 없이 일정 부분 경로에대해서만 자율 주행이 가능한 부분자율 주행 단계와 시동을 켠 후 목적지에 도착해 주차까지 자동 완료되는 완전 자율 주행 단계가 그것이다. 벤츠, 아우디 등이 부분 자율 주행단계까지는 시범 주행을 마쳤으며 현대·기아차 측은 “시험 주행까지는 못 갔지만 부분 자율 주행 기술 개발은 완료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완전 자율 주행 단계까지 가려면 기술 개발은 물론, 규제 환경 등에서도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다.
무엇보다도 현재 자율 주행 차량을 허용하는 법제도가 없으며, 보험 적용 등에서도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기술개발과 규제 환경 개선은 시간이 지나면 점진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
제들”이라며 “자율 주행 차량이야말로 과감한 결단력과 우수한 IT 기술력을 갖춘 한국 기업들에 절호(絶好)의 기회”라고 말했다.

<커브길도… 도심 자동주행기술 공개 현대·기아차의 최신 기술이 적용된 자율 주행 자동차가 31일 인천 송도 국제업무
지구 내 도심 서킷 코너를 운전자의 조작 없이 돌고 있다. /남강호 기자 >

<미래 무인차는 이런 좌석으로 벤츠가 올해 초 열린 CES에서 공개한 미래형 자율
주행 콘셉트카의 내부. 운전에서 해방된 승객들이 얼굴을 맞대고 앉도록 디자인돼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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