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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15-05-29 09:28

한국문협밴쿠버지부 회원기고/시

소곤소곤 내 소리 들리나요?
나 항상 그대로 있어요
큰 나무 아래 지킴이에요

강아지들 벌판에 뛰놀고
아이들 달리기 시합하고
어른들 걷는 연습하고

난 빈 의자에요
봄에는 바람에 날리는
꽃잎에 내어주고
민들레 꽃씨도 살포시 날아와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다
저만치 날아가지요
여름엔 뜨거움을 소나기에 적시며
빗물로 내 눈물 씻어요
가을엔 먼 여행길
잠시 쉬어가는 낙엽에
빈자리 내어주지요
겨울엔 함박눈이 내려요
솜이불을 만들어 날 덮어 주네요

난 빈 의자예요
누구나 와서 앉으면 일어나기 싫은
빈 의자에요
여기 앉아 내 얘기 들어 보세요
맘속의 보따리 풀어 놓고
끝도 없는 당신의 얘기도 들어 줄게요
그 대신 따듯한 차 한잔도,
무릎 덮을 담요 한 장 가져오세요
베개 삼을 책 한 권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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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의자 2015.05.29 (금)
소곤소곤 내 소리 들리나요?나 항상 그대로 있어요큰 나무 아래 지킴이에요강아지들 벌판에 뛰놀고아이들 달리기 시합하고어른들 걷는 연습하고난 빈 의자에요봄에는 바람에 날리는꽃잎에 내어주고민들레 꽃씨도 살포시 날아와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다 저만치 날아가지요여름엔 뜨거움을 소나기에 적시며빗물로 내 눈물 씻어요가을엔 먼 여행길잠시 쉬어가는 낙엽에 빈자리 내어주지요겨울엔 함박눈이 내려요솜이불을 만들어 날 덮어 주네요난 빈...
혜성 이봉희
꿈의 재생 2015.02.20 (금)
하늘이 너무 높아요.별을 딸 수가 없네요.달나라에서 방아 찧는 토끼도 보이지 않아요.어렸을 땐 세상 모르고 자라죠.달리기하다 넘어져 무릎이 깨져 울어도울지마라, 울지마라, 강해져야 한단다.어른들은 항상 이것저것 안된다, 하지 마라, 위험하다는 말을 해요.아이들은 별것 아닌 것에도 웃음이 터져 나와요. 웃으니 행복해져요.빨리 어른이 되기만 바랬죠.아이의 눈으로 보는 시각이 너무 작은 것 같았거든요.할 수 있는 게 많이 없었어요.그러나...
혜성 이봉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