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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잔디를 자랑하는 밴쿠버 사람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7-10 11:23

권민수 편집장의 캐나다 브리핑(37)
Drought solutions

주말과 다음 주초 비로 해갈될 지 모르지만, 메트로밴쿠버의 가뭄은 생소한 일은 아니다. 매년 8월에는 여름 가뭄이 있다. 올해 가뭄은 너무 일찍 시작돼 문제다. 7월에 “8월 같은 모습(It looks like August out there)”이라는 표현이 자주 보인다. 

이른 가뭄이 지구온난화에 따른 완연한 기후변화 때문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메트로밴쿠버 지역청은 매년 있는 기후변화 중 올해는 건조한 편이며, 앞으로도 더 건조하거나, 더 습한 여름이 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단 장기적으로는 물 절약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메트로밴쿠버의 상수원은 7월초 현재 75% 정도 차있다.  지역청은 예년 수준보다 수위가 낮다며 물 절약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문제는 습관이다. 캐나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1년 가정 사용량 기준 캐나다인 1인당 하루 물 소비량은 251리터다. 세계에서 미국인 다음으로 물을 많이 쓴다. 마시고∙씻고∙요리하는데 비교적 풍족하게 쓴다면 하루 80리터가 필요량인데, 캐나다인은 그 3배를 쓴다. 캐나다인 중에서도 물을 많이 쓰는 사람이 BC주민이다. 캐나다 평균보다 100리터 더 많은 353리터를 썼다. 

캐나다인이 한국에 가서 전기를 펑펑 쓰는 것에 놀란다면, 한국인은 캐나다인의 물소비에 놀랄 수도 있다. 한국인은 가정 기준 캐나다인의 80%∙BC주민의 58% 수준인 1인당 하루 평균 203리터를 사용한다.

OECD자료를 보면 1인당 물사용에 있어 캐나다는 2위로 상위, 한국은 14위로 중간 수준이다. 한국정부는 상당히 꾸준히 물 절약을 강조해오고 있다. 캐나다도 물 소비량을 1990년대보다 많이 줄였다고는 하지만, 소비량을 측정하는 기본 설비인 미터기 보급률이 50%대인 현재 상황에 한국을 따라 잡기에는 멀었다.

캐나다의 정책 비교대상 1순위는 항상 이웃나라 미국이다. 물∙쓰레기 배출량 등 반환경적 통계에서 1위를 달리는 미국인에 비해 캐나다인은 친환경적으로 보이는 착시 효과가 있다. 게다가 풍부한 수자원을 믿고 물소비를 사실상 방치해온 면도 있다.  캐나다의 국토가 넓고 자원이 많은 데 인구는 상대적으로 적어 환경∙자원을 과소비해도 큰 표시가 나지 않을 뿐, 사실은 캐나다인은 스스로 믿는 것보다 최소한 물 사용에 있어서는 그다지 친환경적이지 않다. 

이제 최소한 메트로밴쿠버는 올해를 기점으로 물소비 줄이기에 나설 예정이다. 그 대표로 미터기를 설치해 물 소비량을 정확히 측정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메트로밴쿠버 각 시의회가 귀를 기울이고 있다. 

사회적 분위기도 물소비 줄이기다,  가뭄에 분위기를 탄 자랑 중에는 “내 잔디밭이 얼마나 갈색으로 변했는지 자랑스럽다(I am proud of how brown my lawn is)”라는 표현도 보인다. 물절약 권고안을 무시하고 옆 집은 물을 줘서 푸른 잔디밭을 유지하는 동안, 자신은 권고를 지켜 마른 잔디밭이 자랑스럽다는 어느 밴쿠버 시내 집주인의 말이다. SNS에는 잔디밭 색이 확연히 다른 두 집을 담은 사진도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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