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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 사랑한 캐나다인을 아십니까?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8-14 16:22

광복 70주년에 돌아보는 재한 캐나다인 운동가
20 세기 초반 캐나다는 대국은 아니었다. 자원개발이 활발하게 전개된 2차대전 이전의 낙농국가였으며, 영국의 식민지이기도 했다. 많지 않은 인구에 미답지가 많은 나라였다. 이 나라에서 당시 무너져가는 나라 조선을 찾아가, 한민족의 자주 독립을 도왔던 캐나다인들이 있었다. 8월 15일 광복절 70주년을 맞아 이들 4명의 기록을 찾아봤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 "한국인은 1919년 빚을 잊지마시오” 석호필

온타리오수의학칼리지를 졸업한 27세 캐나다 청년 프랭크 스코필드(Schofield)는 1916년 조선에 도착했다. 그는 기독교 신앙의 반석을 의미하는 ‘석(石)’을 성으로, 이름은 한민족의 상징인 호랑이를 돕는다는 의미로 ‘호필(虎弼)’이라고 했다. 그는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에서 교수로 일하다가 1년 만에 한국 이름을 짓고, 선교사 활동을 병행했다.

<사진: 스코필드 박사와 그의 한국말 선생 목호영씨>

일본은 1차대전 당시 영국의 편을 들어 연합군이었고, 영국태생 캐나다인인 석호필의 활동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는 한국의 독립운동가들에게 미국 우드로 윌슨의 ‘민족자결주의’를 알려줬고, 이는 3·1운동의 사상적 바탕이 됐다. 1919년 3·1운동일 한반도 전역을 휩쓸듯 일어나자 석호필은 산 증인을 자처했다.

특히 일본군이 수원에서 기독교인을 교회에 가두고 불태워죽인 제암리 학살이 발생하자, 통제를 뚫고 학살현장을 사진에 담아 기사와 함께 일제의 잔혹성을 세계에 알렸다.

여기에 스코필드는 이상재·유관순 등 3·1운동으로 옥고를 치르는 독립운동가들을 감옥으로 찾아가 만났다. 결국 조선총독부는 그를 눈엣가시처럼 여겨 캐나다로 1920년 추방했다.

그의 한국 인연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온타리오수의칼리지에서 은퇴 후 1955년 한국으로가 서울대 수의과 교수로 활동했다. 그리고 1970년 외국인 최초로 한국 국립 현충원에 안장됐다. 그 해 4월 12일 세상을 떠날 때 석호필의 유언은 “내가 죽거든 한국 땅에 묻어주시오. 내가 도와주던 소년·소녀들과 불쌍한 사람들을 맡아주세요”였다. 그는 한 기고에서 한국인을 향해 이런 당부를 남겼다 “1919년 젊은 이와 노인에게 진 커다란 빚을 잊지 마시오” 


◆ 밴쿠버에서 ‘한성’을 찾아갔던 어비신

올리버 에이비슨(Avison), 한국명 어비신(魚丕信)은 생애에 두 번 이민을 했다. 첫 번째는 영국에서 캐나다로, 여섯 살 때 부모를 따라 이주했다. 두 번째는 1893년에 온 가족을 데리고 서른 세살에 밴쿠버를 떠나 조선의 한성으로 향했다. 의대 교수라는 자리를 사양하고, 무너져가는 조선을 향해 간 것이다.

제중원의 원장으로 부임한 그는 1904년 제중원을 신축하면서 기부금을 낸 미국인 사업가 이름 따 세브란스 기념병원이라고 이름을 명명했다. 1908년에는 조선인 양의사 7명을 배출했다. 1915년에 연세대의 전신인 조선기독학교부터 시작해 1935년까지 계속 교편을 잡았다. 1935년 은퇴 후 조선에서 생을 마감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친지 인사차 출국했다가 아내 제니 여사가 세상을 뜨고, 일본이 일본제국헌법 개정으로 ‘대동아공영권’  표방하면서 적대관계로 전환해 식민지 조선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그는 1956년에 서거했다. 

어비신의 증손자 크리스 에이비슨씨는 방한해서 2010년에 연세대에서 이런 연설을 했다. “우리 할아버지는 남자는 의사로 여자는 간호사로 교육시켰습니다. 그리고 그 교육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눈 앞에서 모두 같은 인간이란 점을 알리고자 하셨습니다. 할아버지가 남긴 레거시(legacy)를 한국인들은 훌륭하게 일궈놓았습니다. 여러분 스스로를 한 번 보십시오. 이번에 한국에 온 에이비슨 일가는 여러분을 가르치러 온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여러분이 믿음·소망·사랑으로 일궈놓은 영광을 보고 배우고 갑니다"

◆”이 사람들을 고통에서 구하소서” 민산해

스탠리 마틴 (Martin), 한국명 민산해는 퀸즈대 의대를 졸업한 스물여섯살 풋내기 의사로 간호사인 부인 머거릿과 함께 1914년 조선에 입국했다. 그는 시편 107편을 마음에 품고 선교의 열의 를 펼쳤던 사람이다. 시편 107편 20절에는 "그가 그의 말씀을 보내어 그들을 고치시고 위험한 지경에서 건지시는도다”라는 구절 이 있다. 민산해는 한반도 뿐만 아니라 만주까지 넓게 활동했던 사람이다. 일제의 총탄과 검에 상하고 죽어가는 조선인을 성경책과 왕진가방을 들고 치료하려 다녔다.

그는 캐나다에 보내온 간도·용정발 보고서에서  이렇게 적었다. “갑작스럽게 입원한 40명의 중상환자로 어려움이 있습니다. 대부분이 뇌를 비롯한 중요기관에 관통상을 입고 병원에 왔습니다. 입원 당시 이미 치명상을 입어 손을 쓸 수 없는 상태도 있었습니다” 그의 이러한 보고는 경신참변을 증언하고 있다. 청산리대첩 이후 일제가 일으킨 한민족 학살 사건이다. 독립군과 관련없는 민간인을 마구잡이로 일제가 보복으로 학살한 사건이다. 후일 세브란스병원에서 결핵퇴치 운동에 활약했던 민산해는 1941년 한국에서 서거했다.


 ◆ “한 나라의 멸망을 전하고자 합니다” 프레드릭 맥켄지


<▲프레드릭 맥켄지작, 대한의병 >


프레드릭 맥켄지(McKenzie)는 언론인이다. 캐나다 태생으로 1904년 영국 데일리메일의 러·일 전쟁특파원으로 대한제국을 처음 방문했다. 1906년에는 대한제국 군대 해산과 의병활동을 취재했다. 그는 “일본의 통치에 반대한다”하는 한국인의 목소리를 분명히 알렸다.

1908년 “조선의 비극(The Tragedy of Korea)”라는 책을 썼다. 책 서문의 첫 줄이 “한 나라의 각성과 멸망을 전하고자 합니다”이다. 이 책은 서방의 입장에서 명성왕후-대원군의 갈등부터 시작해 일본의 만행까지 기술한 역사서다. 1919년 3·1운동, 특히 제암리 학살과 석호필의 증언을 보도하면서 그는 ‘조선의 독립운동’이라는 책을 집필해, 조선인의 독립 의지를 서방에 알렸다. 1920년에는 런던에 한국친우회를 창립, 독립투사를 지원하며, 한국의 독립을 호소했다. 그러나 1931년 캐나다에서 별세하면서, 그가 지지했던 독립을 보지는 못했다. 조선의 멸망을 보고, 독립의 투쟁을 본 그는 한 나라의 부활을 염원했다. 2014년 대한민국 건국훈장이 추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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