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캐나다 이민, 관건은 결국 '영어'

박준형 기자 jun@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5-08-14 16:46

"한인 영주권 확보에 영어 최대 걸림돌 될 것"...EE 실효성 의문 제기도
익스프레스엔트리(Express Entry·EE)가 도입된 후 한국인들의 캐나다 이민이 전보다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에서 발목이 잡힌 경우가 많았다는 분석이다.

캐나다 이민부(CIC)가 발표한 EE 중간 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 6개월간 영주권 신청 자격을 주는 초청장인 일명 ITA(Invitation To Apply)를 받은 지원자들의 국적은 대부분 영어권 국가였다. ITA를 받은 1만2017명 중 인도인과 필리핀인이 전체의 40% 이상이었고 영국인과 아일랜드인, 미국인 등도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에 반해 한국인은 327명, 중국인은 531명에 불과했다. 영어권 국가의 지원자들이 대거 EE의 수혜를 받은 반면, 비영어권 국가의 지원자들은 EE로 인해 이민의 문이 좁아진 것이다.

결국 새로운 이민 제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영어가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민 전문가들도 캐나다 이민의 관건은 영어라고 입을 모았다. 이민컨설팅업체 캐이준 브랜든 림 이사는 "올해 총 18만5000명을 경제 이민을 통해 선발하기로 결정한 이민부의 목표를 감안하면 하반기에는 점수가 대폭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영어가 EE에서 당락을 좌우하는 요소임은 틀림없다"고 역설했다.

실제로 EE 지원자들 중 일정 수준의 영어점수를 받지 못한 경우가 많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개월간 EE에 등록한 11만2701명 중 43%인 4만8723명이 자격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점수가 산정되는 풀(Pool)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EE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직업군에 따른 영어점수가 필수사항이지만 이를 충족하지 못한 지원자가 상당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일정 수준의 영어점수를 받아 풀에 들어갔더라도 영어권 국가의 지원자에 비하면 점수가 낮게 산정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민컨설팅업체 웨스트캔 최주찬 대표는 "한인들의 경우 LMIA를 보유한 취업비자 소지자가 일정 수준의 영어 능력을 갖춘 경우, 캐나다에서 학업 및 경력을 마친 후 아주 높은 영어 능력을 가진 경우만이 EE에서 선발됐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낮은 영어점수로는 사실상 EE를 통한 선발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어 "연방 이민뿐만 아니라 BC주정부 이민도 일정 수준의 영어 능력을 요구하고 있어 향후 한인들이 영주권을 확보하는데 영어가 최대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EE의 실효성에도 문제가 제기된다. 지난 6개월간 ITA를 받은 지원자는 전체의 11%에 불과했다. 더구나 실제로 영주권을 받은 인원은 ITA를 받은 1만2017명 중 844명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빠른 이민 수속을 내걸고 새롭게 도입한 EE지만 현저히 적은 인원만이 이민부의 초청을 받고 영주권을 받으면서 오히려 적체 현상이 심화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EE가 과연 성공적인 정책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최주찬 대표는 "EE에 등록하고 이민부의 선발을 기다리는 지원자가 4만명이 넘고 매주 1500명의 지원자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런 추세로 지원자가 증가한다면 연말까지 선발되지 못한 지원자 수가 10만명에 이를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꼬집었다.

박준형기자 jun@vanchosun.com


<▲밴쿠버 노스쇼어에 있는 환영 조형물. 세계 각국 언어로 환영인사가 적혀있다. 사진 제공=Flickr/D70(cc)>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ITA 받고도 영주권 거절 사례 증가…원인은 LMIA, 고용주 정규직 고용제안 필수
30대 후반 남성 김모씨는 밴쿠버에 있는 캐나다 현지기업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올해 초 이민을 위해 익스프레스엔트리(Express Entry·EE)에 등록한 그는 900점 이상의 고득점을...
기술이민에 이어 EEBC도 접수 중단...내년 점수제 도입 예고, 이민 험로 예상
올해 BC주정부 추천이민(PNP)이 사실상 문을 닫았다. BC PNP의 기술이민(Skills Immigration)에 이어 익스프레스엔트리 BC(EEBC)도 신청서 접수를 중단했다. EEBC는 BC PNP가 제공하는 세가지 방법 중...
AINP 접수 내년 1월 27일까지 중단..."영어점수 강화할 것"
BC주에 이어 앨버타주의 주정부 이민도 막혔다. 앨버타주정부는 지난달 27일부터 2016년 1월 27일까지 앨버타주정부이민(AINP) 접수를 일시 중단한다고 3일 밝혔다. 지난달 27일 이후 접수된 AINP 신청서는 일제히 반환된다.앨버타주정부가 올해 AINP 접수를 중단한 것은...
非영어권 국가 선발 대폭 감소...ITA 받은 한국인 327명 불과
새로운 이민 수속 방식인 익스프레스엔트리(Express Entry·EE)가 도입된 지 6개월이 지났다. 영주권 신청 자격을 주는 초청장인 일명 ITA(Invitation To Apply)를 받은 한국인은 327명에 불과한 것으로...
"한인 영주권 확보에 영어 최대 걸림돌 될 것"...EE 실효성 의문 제기도
익스프레스엔트리(Express Entry·EE)가 도입된 후 한국인들의 캐나다 이민이 전보다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에서 발목이 잡힌 경우가 많았다는 분석이다.캐나다 이민부(CIC)가 발표한...
영어·취업 2배로 어려워진 영주권..."EEBC가 LMIA보다는 상대적으로 수월"
<▲캐나다 여권. 사진 제공=Flickr/Tony Webster(cc)>밴쿠버에 사는 40대 한인 A씨는 지난 4월 BC주정부가 추천이민(PNP) 영주권 신청서 접수를 일시 중단하자 당황한 마음에 이민컨설팅업체를...
300점 오른 755점..."주정부승인이나 LMIA 없으면 어려워"
새로운 이민 수속 방식인 익스프레스엔트리(Express Entry·EE) 합격선이 갑작스럽게 상승했다. 26일 캐나다 이민부가 지난 22일 발표한 9차 EE 선발 결과에 따르면 영주권 신청 자격을 주는...
"영어능력 및 고용주 자격조건 강화 예상"
BC주정부가 PNP를 손보겠다고 발표하면서 새롭게 도입될 PNP와 관련한 여러가지 전망이 나오고 있다.일단 BC주정부의 PNP 수정 움직임은 EE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EE를 피해 PNP로 눈길을 돌리는 사람들이 BC주에 몰리는 경향을 자제하기 위한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3개월간 영주권 신청서 접수 일시 중단
<▲밴쿠버 노스쇼어에 있는 환영 조형물. 세계 각국 언어로 환영인사가 적혀있다. 사진 제공=Flickr/D70(cc)>BC주정부가 주정부이민(PNP) 제도의 변화를 예고했다. 특히 새로운 PNP 제도 도입...
 1  2